친구란?
예전엔 세상에 소중한 친구 딱 셋이면 된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몰랐다. 학교 다닐 때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사이는 많았으며 친한 친구들끼리 무리를 만들어 서로서로 가깝게 지냈으니까. 사회에 나와서도 동기가 있었고 마음을 터놓을 친구라고 부를 존재들은 많았다. 그런데 다 친구였을까?
즐거울 때는 누구나 어울릴 수 있다. 술집에서 축구를 보며 옆 테이블과 재밌게 응원할 수 있고 같은 편을 응원하는 야구장에선 처음 본 사람과도 대화의 소재가 넘쳐난다. 하지만 마음이 힘들면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다.
집에 엄청난 사건이 터졌다. 그 일을 제일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던 사람에게 털어놓았는데 돌아서서 괜히 말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땐 우리가 너무 어려서 내 상황을 이해해줄 만한 내공이 부족했나 보다. 그 친구는 술 먹으며 평생 우정을 들먹거렸던 사이지만 결국 서로 사는 게 바빠서 어느 순간 소원해졌다. 어른이 되어 만났는데 가끔 만나는 추억 친구 정도로 남았다. 그 외에도 시점마다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은 있었지만 솔직한 범위는 회사 상사를 욕하는 정도일 뿐 내 자신의 속마음을 진심으로 털어놓는 건 쉽지 않았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진심으로 좋아한다. 하지만 이 많은 카카오 친구 중에 내 깊은 속마음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대중 속의 고독인지 아님 인간은 원래 고독한 것인지....
즐거운 모임은 항상 가벼운 안부와 재밌는 이야기들로 시끌벅적 하지만 내 인생의 고민이나 힘듬은 혼자 앓았다. 다들 그런 것인가?
나는 모든 걸 오픈하는 사람이지만 아무것도 공개하지 않는 사람이다.
모든 사람들이 겪는 일반적인 고민은 아주 시원하게 공개하지만, 진정 내 인생의 고민이나 힘듬은 내 자신만 갖고 있다.
내면이 아직은 단단하지 않나보다.
다른 사람들도 그럴까?
정말 궁금해서 브런치에 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