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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미대표 Jul 07. 2020

사람의 마음을 치료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행복에 대한 나의 고찰

행복이란 무엇인가?


사람들은 다 행복하고 싶어 한다

사춘기 시절부터 내 인생의 목표는 ‘행복하자’였다. 나중에 이걸 참으면 행복이 온다가 아닌, 지금 행복하자 였다. 지금 당장 행복하지 못하면 나중에 행복해도 의미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밤샘 공부도 안 했나 보다. ^^;;


난 별로 행복하지 않은 성장과정을 겪었다. 감정 기복이 심한 부모 밑에서 불안증을 안고 살았다.

집에 오면 오늘은 어떤 물건들이 날아다닐까 라는 불안에 무거운 것, 날카로운 것부터 숨기기 시작했고, 눈을 감으면 행복한 꿈나라가 아닌 이상한 물체가 계속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이상한 현상이 머릿속에서 반복되다 겨우 잠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불안증이 었던 것 같다. 나에게 집은 안락한 공간이 아닌 서로를 불편하게 만들어 각자 문을 걸어 잠그고 동이 트기 기다리는 감금의 공간이었다. 마음이 불편하면 밥도 굶고 방에 틀어박혔다. 하지만 밥을 왜 안 먹느냐, 고성이 오가고 밥을 먹으면 사소한 꼬투리를 잡아 매일매일 싸움의 연속이었다. 나는 가족이라는 어쩌지 못하는 존재 아래 불안, 사람에 대한 불신, 경계를 배워갔다.


성인이 되니 사춘기 동생들이 아버지의 성품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집안을 발칵 뒤집고 울음이 오가는 게 일상이 되었다. 배운 게 그런 모습이니 의견을 표출하는 법을 그렇게 알고 있었나 보다. 그런 공간에서 정신병이 안 든 게 신기하다. 아니 정신병이 생겼을지도 모른다. 정말 미친 듯이 발버둥 쳐서 대학을  졸업하고 돈을 모아 해외로 도망쳤다. 내 안에 있는 불안감, 의심, 피해의식, 자존감들을 바꾸고 싶었기 때문이다. 불행 중에 다행인 건 집 밖에서는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배려해주고, 이해해주고, 따뜻한...


행복했다. 사람이 좋았고, 어딜 가나 좋은 사람들을 꼭 한 명씩이라도 마주하면서 나는 어울려 살아간다는 의미를 알게 되었다. 그렇게 집안의 일은 잊고 나는 내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다. 악연일지 모르는 가족들과 다시 마주해야 할 시기는 결혼 시점이었다. 양가의 부모들을 소개하고 우리 집안 분위기가 드러났다. 어색하고 이상해 보이는 분위기일 수 있었지만 상대 쪽은 크게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고 결혼을 하게 됐다. 아이를 낳고 어쩔 수 없이 다시 서로를 마주해야 할 상황들이 생겼다. 그렇게 몇 년 만에 가까이 마주한 가족의 모습. 너무 가엽고 마음이 아파왔다. 나도 이제 몇 마디만 나누면 사람의 성격이 어떤지 파악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기에 그들이 왜 그렇게 변했는지 살아온 세월이 필름처럼 스쳤다. 내가 환경을 바꿔 사는 동안 그들은 계속 거기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다.


마음 아픈 가족들의 모습을 마주할 때 마음은 저려왔고, 끊어낼 수 없는 인연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나와 살고 있는 남편과 아이를 보면서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잠시라도 ‘집은 따뜻한 공간’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 그들을 따뜻하게 대했다. 하지만 그들은 나의 의도를 의심하고 호의를 받지 않았고 냉정했다. 남을 의식하고 잘 보이려고 하고, 솔직하지 못했다. 돈이 있으면 뭐하나. 마음은 풀하나 나지 못하는 쩍쩍 갈라진 가뭄인 것을... 내 삶에 안정을 찾고 나서 제일 먼저 가족을 쳐다봤지만, 서로 좋지 못한 기억을 가진 관계에서 노력하는 건 내 행복까지 망치는 무리수였다. 이제는 인정을 하고 서로 떨어져서 각자의 행복을 빌어주는 게 남은 인생들에 대한 최선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마음이 아프고 미안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치료하는 건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결혼을 하는 친구들이 어떤 이성을 만나면 좋으냐고 물으면, 결혼 전엔 서로의 경제적 안정감을 우선순위에 뒀지만,

살다 보니 따뜻한 집안 분위기가 너무 절실한 것 같다.


회사는 퇴사하면 되고, 학교는 전학을 가면 안 좋은 기억은 희미해진다. 모든 인생의 좋지 못한 인연은 끊어낼 수 있다.

하지만 가족은 혈연으로 묶인 사이기에 어쩔 도리가 없다. 나도 그들이 가진 단점의 일부들은 잠재되어 있을 것이다. 성장 환경은 그 사람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만큼 그렇게 커다란 존재이다. 그래서 따뜻한 성장환경에 건강한 정신을 가진 사람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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