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by 이음

지난겨울에 친구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았다.

주소를 물으며 편지를 보내겠다는 친구의 말에 오랜만에 편지를 기다리는 즐거움을 느꼈다.


집을 나서며 수북이 쌓인 우편함에서 내 이름의 편지를 발견하고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추운 날씨에 손이 꽁꽁 얼면서도 급히 봉투를 열어보았다.


빈틈없이도 붙여 놓아서 편지 봉투를 뜯느라 애를 먹었지만 오랜만에 보는 친구의 손글씨가 반가워서 따뜻한 행복을 느꼈다.


요즘에는 실시간으로 문자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되면서 편지를 쓰는 일이 드물어졌지만,

세상이 편리해졌어도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것들이 있다.


편지지를 고르고,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 글을 쓰고, 우표를 붙여서 우체통에 넣는다.

또 다른 누군가의 손으로 우편물이 분류되고, 누군가의 손을 통해 너의 편지가 우리 집 우체통에 전달된다.


손에서 손으로 이어진 온기와 수고로움이 담긴 편지다.


다음에는 내가 그 기쁨을 돌려주어야겠다고 다짐했다.

깜빡 잊었을 즈음에 편지를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겨울이 오면 편지를 보내야지 마음먹었다.


그 겨울이 따뜻했던 건 친구의 따뜻한 마음 덕분이었다.

봄은 왔으나 마음은 아직 겨울에 남은 친구에게 매일 똑같은 위로보다는 따뜻함을 보내보아야겠다.

더 미루지 말고 편지를 써야겠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어른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