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학창 시절 즐겨 듣던 음악을 들으면서 방 청소를 하다가 신이 난 나를 발견했다.
오두방정 떨며 춤을 추다가 전신 거울 속에서 상기된 채 해맑게 웃고 있는 내 모습을 보자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나는 어른이었던 적이 있을까.
경계심 없이 목젖을 저치고 크게 웃었던 적이 언제였는지,
웃고 있어도 마음 한쪽이 무거웠던 건 언제부터였는지.
나이를 먹고, 사회생활을 하며 어른이라는 무게에 짓눌려
덜 표현하고, 행동을 제한하고, 더 조심하면서
감정이 무뎌져 가는 것을 느낀다.
해야 할 공부는 뭐가 그리 많은지
출퇴근 지하철 안에서는 뉴스나 경제 팟캐스트를 듣고
퇴근 후엔 늘지도 않는 영어 공부를 하고
주말엔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오롯이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사치가 되어버린 것 같다.
매달 음원사이트 이용료는 나가는데 요즘 유행하는 최신곡이 뭔지도 모르겠고,
춤을 추는 방법도 잊어버린 듯 뜻대로 따라주지 않는 몸동작이 어색하기만 하다.
그렇게 어른이 되었으나 제대로 어른이었던 적이 있을까.
마음속에 아이를 품고 어른인 척하느라 무던히도 애썼지만,
결국엔 어른도, 아이도 되지 못한 어중간한 게 내 모습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동안 어른인 척하기가 벅찼든지 서럽게도 울어댔다.
어른의 사전적 의미는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
나는 여전히 책임을 지는 일이 무섭고 버거운데
더는 자랄 키가 없어서 어른이 되었나 보다.
눈물이 마르고 나니 조금 부끄러워져서
다시 아무 일도 없었던 척하며 청소를 한다.
그 시절 인기곡들이 방 안에 울려 퍼진다.
거울 속에 비췄던 내 얼굴을 조용히 떠올려본다.
웃음 따라 자리 잡은 주름은 투박하지만 잃고 싶지 않은 얼굴.
무뎌져 가는 것들에 무너지지 않도록 때로는 아이처럼 춤추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