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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걷는다 Sep 02. 2020

넌 거기 있을 때가 제일 예뻐

물욕 사라진 자의 미니멀라이프 주문

밸런스라고 해야 하나, 모든 건 다 맞물려 있다.

미니멀라이프 역시 그러하다.

사들일 능력 전에 수용 공간이 먼저다.


할 만큼 했다, 안될 일에 애쓰고 싶지 않다, 짐스러운 건 다 버리고 싶다,

일단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서 가볍게 살고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차오르면서

물욕이 점점 사라졌다. 그냥... 모든 게 다 그렇게 때가 된 것 같았다.


멋진 곳에 디스플레이되어있는 물건들을 보면

"넌 거기 있을 때가 제일 멋져"
"너듀 참 이쁜 곳에 있구나."

라고 생각한다. 사고 싶은걸 억지로 참으면서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사실이 그러했다.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라면 저렇게 예쁘게 있던 아이가 내 방 한 구석에 걸리면서부터 먼지만 먹어가고

신상이어서 반짝 끌렸던 옷도 한번 빨고 나면 후줄근해진다.


예쁜 옷, 멋진 가방의 광고를 봐도, 물건이 보이는 게 아니라 그걸 걸치고 있는 사람이 보인지는 사실 꽤 되었다. 어차피 우리 동네 재활용 수거함에서 건진 면티 한 장만 걸치고 있어도 감탄이 나올만한 비례와 핏을 가진 모델이 그런 광고를 한다.


없는 필요까지 만들어내어 데려오지는 말자.

그 아이는 그 자리에 있을 때가 제일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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