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세상 잇기 May 19. 2024

4장 - 개혁을 이끄는 조직의 역할 2)

왜 회사 2代 가기 어려울까?

두 번째의 업무개선 영역은 더욱 어렵다. 첫 번째의 전통적인 기획업무가 관리적인 차원의 업무를 체계화하는 과정이라면 업무개선 영역은 연구개발~영업~구매~생산 등의 제조업의 핵심 영역에 대한 개선 과정을 의미한다. 물론 업무개선의 영역이 이 과정에서의 운영(Operation) 효율성을 개선하는 것 만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이 부분의 프로세스에서 대부분의 자원이 소요되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므로 이 부분을 중심으로 언급하고자 한다. 대부분의 중소, 중견기업에서 이 프로세스와 사이클이 원활하게 구축되어 있는 회사를 보기가 쉽지 않다. 제품과 품목의 종류가 다양하고 복잡할수록 관리 통제의 범위를 벗어나기 쉽다. 아주 단순한 품목군을 생산하는 회사라면 문제가 안될 수 있으나, 다품종의 소량 제품을 생산하고 영업하는 회사에서 위 프로세스가 제대로 구축된다면 경영 효율성이 크게 증가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는 우리나라의 중소, 중견기업이 회사의 실정과 상황에 맞는 범위 내에서 적극적인 개선을 시도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대기업과 일부의 중견기업을 위주로 스마트 팩토리 (Smart Factory) 구축을 시도하고 있지만 시스템 기반 경영의 수준이 낮은 대부분의 중소, 중견기업에서는 개선의 시도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결국, 부족한 자원에서 어떤 방식으로 효율이 높은 운영 프로세스(Operation Process)를 구축하느냐가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지의 관건이 아닐 수 없다. 적정 수준의 재고 운영은 영업과 생산의 정보의 흐름이 얼마나 유기적인 체제이고, 이에 따르는 원자재 수급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에 따라 적정 수준의 제품 및 원자재 재고관리, 납기관리, 품질관리 나아가 원가관리와 생산효율성까지 영향을 끼치게 된다. 결국 유기적인 시스템의 구성이 회사의 수익성을 판가름 짓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고, 이는 제조업 SCM(Supply Chain Management) 체계의 정비라고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부분에 대한 업무개선을 하는 것이 기획실의 역할인지에 대한 의견의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인력 운용에 여유가 없는 회사 입장에서는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된다.

[스마트 팩토리]

[출처 ; Wikipedia]


 다른 한 가지의 업무개선 영역으로 필요한 부분은 IT 시스템 구축과 관련된 부분이다. 역시 최근에 화두가 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자주 언급되는 빅데이터 (Big Data)와 인공지능 (AI, Artificial Intelligence) 관련해서 데이터의 구축은 필수적이다. 데이터 확보를 위해서는 IT 시스템의 사전도입이 필수적이고 의미 있는 데이터의 양이 축적될 때까지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 IT시스템이 도입된다고 해서 반드시 효율적 경영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IT시스템 없이 발전을 도모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전사적 자원관리 (ERP, Enterprise Resource Planning), 공급망관리 (SCM, Supply Chain, Management) 고객관계관리 (CRM,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제품수명주기관리 (PLM, Product Lifecycle Management), 제조실행시스템 (MES, 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 등이 회사에 따라 도입 우선순위는 있겠지만 제조업에서 갖춰야 할 IT 시스템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이런 시스템 하나하나의 구축을 위해서는 실로 막대한 자금과 인력의 투입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일정한 로드맵에 의한 단계적 구축을 필요로 한다. 대부분의 시스템 도입은 사전진단 → 현재의 프로세스 검토 (AS-IS process review) → 향후 프로세스 설계 (TO-BE process design) → 시스템 도입 (System Implementation)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컨설팅회사와 계약을 맺고 컨설턴트가 투입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회사에서는 컨설턴트와 함께 일할 TFT (Task Force Team)을 구성하게 된다. 그런데 중소, 중견기업의 가장 큰 문제인 인력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 역시 기획실의 참여가 불가피하다. 결국 업무개선과 새로운 시스템의 도입은 오너의 강한 의지와 이를 추진할 조직이 필요하며 기획실이 실행의 중심에 서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업무 실행이 당면과제인 이유로 기획실 팀원 인선에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제대로 2세의 친위조직인 기획실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특히 실장 선임이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제조업 기획과 일반관리의 역량뿐만이 아닌 비즈니스를 파악하고 분석하는 능력이 필요하며 IT시스템과도 친숙해야 한다. 또한 원가계산 시스템 및 수익성 분석 등에도 업무 경험이 많아야 하고 생산관리의 영역까지 접근이 될 수 있는 실로 제조업의 A부터 Z까지 두루 경험이 있어야 한다.


 개선을 주도해야 할 역할이기 때문에 관련부서와의 협업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어야 하고 오너의 의중까지 잘 파악하여 원하는 바를 수행할 수 있는 성향까지 갖추어야 한다. 사실 이런 스펙을 가진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렇지만 이런 인재가 회사의 근간을 바꿀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영입에 힘써야 한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단계별로 조직이 구축되어야 하고 적절한 채용도 필요로 한다. 오너의 입장에서는 기획실 구축과 인원채용을 비용으로 인식한다면 발전을 도모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 조직 성격을 투자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중장기적으로 회사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게 관리해야 한다. 인선이 완료되면 권한 위임(Empowerment)을 확실히 하고 책임을 명확하게 하여 업무성과를 파악하면 된다. 결국 적절한 책임자의 선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며 성과 파악, 회사 개선하고자 하는 오너의 의지, 회사 내부의 이해관계자들에게 개선과 변화를 위해 필요성에 대한 끊임없는 설득 등이 조화롭게 이뤄져야 회사의 근본적인 개선이 될 것이다. 


필자는 2세와 기획조직은 ‘전통적인 기획업무’ 보다 ‘업무개선’ 활동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에서 언급한 신설된 기획조직을 통해 하려고 하는 모든 활동들 중에서 특히, 영업과 생산의 오퍼레이션 즉, SCM 효율성을 제고하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활동들 역시 중요치 않은 것은 아니지만, 우선순위를 잠시 뒤로 하고 SCM 활동에 집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다른 업무는 관리적인 활동으로 성과 측정, 평가, 기업문화 구축 등의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활동인데, 이 업무는 바로 ‘돈이 되는’ 업무이기 때문이다. 회사의 근간이 되는 시스템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면 바로 수익성과 직결이 되기 때문에 시급성 차원에서 최우선 순위 일수밖에 없다. 둘째는 2세와 신설조직의 자리매김을 위해서 필요하다. 다른 관리적 활동들의 효용성을 이해할 수 있는 직원들이 많지 못할 것으로, 회사의 핵심적인 업무에 분리된 업무 진행은 외톨이 조직이 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창업자가 인정할 수 있는 업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직의 성과를 보이고 개선이 피부로 느껴지게 되려면, 창업자가 인정할 수 있는 업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SCM 업무관련해서는 뒤에서 별도로 자세히 다루겠지만, 대부분의 제조업에서 이 부분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워서 경쟁사에 비교우위에 위치할 수 있다면,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이는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보람되고 인정받을 수 있는 성격의 업무라고 생각한다.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문제에서 SCM이 우선이 아닌 회사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이 무엇이 되었건 한 가지 염두에 둬야 할 것은, 관리적인 업무 보다 ‘돈이 되는’ 업무에 중점을 두는 것이 우선이다.

작가의 이전글 4장 - 개선을 이끄는 조직의 역할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