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회사 2代 가기 어려울까?
회사의 근무환경은 기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급여, 복리후생, 구성원, 사무환경, 안정성, 성장가능성, 사회적 평판, 기업문화 등에서 많은 차이가 존재한다. 직원들에게는 여러 가지의 근무환경 차이에 따라 회사에 대한 만족도가 달라지는데, 일반적으로 만족도를 가장 잘 나타내는 지표는 평균 근속연수가 아닐까 한다. 물론 평균 근속연수가 상대적으로 긴 것이 모든 조건의 만족도를 반영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겠지만, 일하기 좋은 회사의 근속연수가 길게 나타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또한 이는 지속가능한 기업의 기본적인 조건 중의 하나인 인재확보 차원에서 한 발 앞선 경쟁력을 갖게 됨은 분명한 일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새로운 인재를 영입할 수 있고, 확보된 인재가 이탈하지 않는 구조를 만들 수 있을까? 많은 회사의 경영층과 HR 파트에서 이 문제에 대한 공통의 고민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보다 나은 조건이 제시되는 회사를 찾아 언제나 떠날 준비가 되어있다. 이는 소속 회사가 바뀌어 ‘새로운 환경 적응에 두려움을 느낀다’ 또는 ‘옮겨봐야 별 수 없다’라고 생각하는 직원들을 제외하고 언제나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평생직장이란 말을 마음속에 새기며 ‘회사가 존속해야 개개인도 존재할 수 있다’라는 생각은 이미 정리해고가 자연스러운 현재의 대한민국에서 존재하기 어려운 개념이 되어버렸다. 회사입장에서는 능력이 있어 계속 근무했으면 하는 직원들은 떠나려 하고 그만 떠나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직원들은 찰거머리처럼 끈질기게 붙어있다고 느낄 것이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회사와 직원의 경쟁력의 문제이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기업을 운영하려면 겪을 수밖에 없는 현상이다. 회사도 직원들을 선별하여 채용하지만 직원들도 회사를 평가하여 좀 더 나은 곳을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경쟁력을 갖춰 우수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특히 출산율 저하 및 삶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취업 전선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2020년대 이후에는, 전과 다른 인력확보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근속연수] ; 200대 기업
좋은 일자리의 척도 중 하나인 직원 평균 근속연수가 시총 200대 기업들 사이에서도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 근속연수가 평균 20년이 넘는 기업들이 있는 반면, 3년 미만인 기업들도 상당수로 확인됐다. 더구나 최근 우리 경제가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금융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조기퇴직이 이뤄지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근속연수는 계속해서 짧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SG행복경제연구소가 국내 시총 200대 기업(2021년 기준)을 대상으로 직원의 근속연수를 조사한 결과 평균 9.5년으로 나타났다. 이중 상위 10개 기업은 20.2년으로 평균 근속연수의 두 배를 넘어섰다.
특히 이들 10위권 기업은 모두 제조업 부문 기업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출처 : 한스경제(http://www.hansbiz.co.kr)
[근속연수] ; 근속연수 비교기사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355개사를 대상으로 ‘신입사원 평균 근속연수’에 대해 조사한 결과, 평균 2.8년 동안 근무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채 3년이 안 되는 시간이다. 실제로 통계청의 청년층 부가 조사 결과도, 2018년 5월 기준 ‘첫 직장 평균 근속기간’은 1년 5.9개월로 상당히 짧은 편이다.
업종별로 평균 근속연수를 살펴보면 ‘금융/보험’이 2.1년으로 가장 짧았다. 다음으로 ‘기계/철강’(2.2년), ‘전기/전자’(2.4년), ‘정보통신/IT’(2.5년) 등의 순이었다. 반면 근속연수가 높은 업종은 ‘자동차/운수’(4.5년)였으며, 이어 ‘석유/화학’(4.2년), ‘제조’(3년), ‘유통/무역’(2.9년) 등이 있었다.
응답기업들은 신입사원의 근속연수가 ‘짧다’(48.5%)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그 이유로 ‘연봉이 낮아서’(39%, 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다. 계속해서 ‘직무가 적성에 맞지 않아서’(36.6%), ‘입사지원 시 생각했던 업무와 실제 업무가 달라서’(25.6%), ‘강도 높은 업무, 야근 등 근무환경이 좋지 않아서’(21.5%), ‘회사에 비전이 없다고 생각해서’(20.9%), ‘복리후생이 좋지 않아서’(18.6%), ‘묻지 마 지원자가 많아서’(14%) 등을 원인으로 생각했다. 기업들은 신입사원의 짧은 근속연수로 인해 ‘계획된 인력 충원 부족으로 인한 업무 차질’(69.8%, 복수응답), ‘반복되는 인력 채용으로 인한 비용 발생’(54.1%), ‘남은 직원의 업무 부담 가중’(44.2%), ‘직장 내 사기 저하’(34.9%), ‘기업 이미지 실추’(11%) 등의 피해를 입는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근속연수를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근무환경 개선’(53.3%, 복수응답)을 최우선으로 꼽았고, 이어 ‘복지 혜택 강화’(37.8%), ‘장기근속자 포상 제도 확대’(34.8%), ‘성과에 따른 보상체계 확립’(34.1%), ‘체계적인 신입사원 교육제도 확립’(25.9%), ‘멘토링 실시’(21.5%)가 있었다. 한편, 응답한 기업 중 중소기업의 전체 직원 평균 근속연수는 4년이었는데, 이는 *30대 대기업의 평균 근속연수 13년보다 9년이나 짧은 수치였다.
(*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2017년 사업보고서 기준, CEO스코어데일리 2017 상위 30개사(금융권 제외))
출처 : 사람인(www.saramin.co.kr)
조사 기관과 조사 시점마다 다소의 차이는 있겠으나 대기업과 중소, 중견기업 간의 근속연수 차이는 2.5배~3배 정도의 차이는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얼마 전 한 일간지의 기사에 따르면 직장인 80%는 이직을 준비하고 있으며 ‘퇴준생 (퇴사를 준비하는 사람)’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고 한다. 필자는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건은 인력관리라고 생각하는데, 인력관리를 위한 여러 요소 가운데 핵심은 기업문화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흔히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주인의식’이란 말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이며, 이것이 강조되는 회사에서는 회사의 기업문화와 어떠한 관계가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 본 시간이 있었다. 이를 풀어서 설명해 보자면, 주인의 마음으로 회사를 아끼며, 개미처럼 일하고, 비용은 최대한 절감하고, 회사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요구되는 행동 규범의 의미가 표면적인 설명으로는 제일 쉬운 풀이가 될 것 같은데, 순수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 표현인 것 같다. 또 한편으로는, 회사의 입장에서는 요즘처럼 해고가 자유로운 시기에는 주인의식 없이 대충 월급만 받으려 하면 생존할 수 없음을 위협하는 말처럼 들리기도 한다.
회사라는 곳이 단순히 생계유지하기 위해서 돈벌이를 하는 수단으로써만이 아닌 자아, 가치, 이상을 실현하는 대상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과 평가는 사람들마다의 가치관에 따라 다를 것이지만, 어차피 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면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정신건강상으로 훨씬 나을 테니 그 말을 통해 전달하려고 하는 표현 의지에 반대하려는 생각은 없다. 그런데 오너의 생각(직원은 회사의 이익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이나 도구가 아니고 회사와 함께하는 파트너라는 생각이 있음을 전제로 하면)의 진정성이 통하려면, 직원들이 신뢰를 가질 수 있는 어떤 과정이 필요한 것 같다.
정말로 직원이 주인처럼 적극적인 자세로 회사를 위해 일하기를 원한다면, 그것은 말로써만이 아닌 신뢰할 만한 행동이 축적되어야 비로소 완성되는 가치관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일반적인 직원들이 그 말을 들었을 때 생각하는 반응은 대부분 비슷한 게, “왜 주인이 아닌데 내게 주인의식을 강요하는지 모르겠어?” 또는 “내가 주인처럼 일하면 주인과 같은 대우와 보상을 해주려나?” 와 같은 생각을 하는 직원들이 대부분 일 것으로 노사의 가치관이 접근하기는 어려운 상황일 것이다. 왜 오너와 직원 사이에는 생각의 큰 차이가 생기게 되는 것이며, 어떻게 해야 직원들 마음속에서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우리는 한 가족’이라는 생각이 들게 될까? 혹자는 회사에는 주인과 머슴만이 존재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어떤 관점으로 인력 관리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