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세상 잇기 May 09. 2024

2장 - 2세 이야기(4) -3) 업무 우선순위 설정

왜 회사 2代 가기 어려울까?

서른 살 전후의 대리 또는 과장 직급 정도에서 회사생활을 시작하게 되는 2세는, 임직원들의 배려 속에 업무를 배워가며 인간관계도 만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친절한 자세로 직원들을 대한다. 직원들도 2세가 회사의 변화를 주도하여 좀 더 나은 회사로 만들어 줄 수 있는 변화의 바람이 되기를 기대한다. 


영업과 생산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하고 있으므로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영업과 생산 관련 부서에서 업무를 익히고, 경영을 총괄하는 시각을 갖기 위해 기획 및 재무분야에서 일정한 역할을 수행한다. 10여 년의 시간을 보낸 뒤 마흔 전후의 나이에 주요 임원으로 승진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 기간 동안 주요 부서의 핵심보직을 거치며 업무를 익히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초고속 승진으로 임원이 되어 경영층의 일원으로서 상황마다 규정에 맞는 권한을 갖고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은, 업무적으로 숙련되지 못한 사람이 수행하기에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역량이 부족한 상태에서의 의사결정은 창업자로부터의 신임과 경영권 승계에 대한 역량 검증 차원에서도 문제일 수도 있지만, 직원들이 2세 경영자로써 인정하는 신뢰의 문제도 될 수가 있다. 오너가 직원들을 평가하여 보직과 보상 수준을 결정하지만 직원들도 오너를 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2세의 역량이 미흡하여 경영권을 승계하는 것이 회사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면, 능력과 경쟁력이 있는 직원들부터 회사를 떠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창업자가 해결하지 못한 어려운 문제들을 2세가 개선하며 발전을 주도하기를 기대하는데, 직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역량을 보이는 경우 실망감이 크기 때문이다. 


 2세들이 영업과 생산부서에서 몇 년의 근무를 하고 임원이 되거나 기획 관련 일을 하게 되어 공통적으로 진행하는 업무를 보면, 업무프로세스 정비, 시스템 경영 도입, 수익성 평가 방법 개선, 미션/비전/핵심가치의 설정하는 가치관 경영의 도입, IT 시스템 도입 프로젝트 수행 등의 업무이다. 아마 업종에 관계없이 대부분의 2세들은 한 번쯤 시도해 보지 않았을까 한다. 이런 프로젝트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말할 나위도 없이 중요한 내용들이겠지만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구축 실패를 하였거나, 구축이 되었더라도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는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된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은, 새로 입사한 2세가 회사를 보는 관점이다.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은 물론 중견기업들까지도 관리 역량에 많은 문제를 갖고 있다. 이런 문제는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함께 개선을 위한 노력이 병행돼야 함은 당연한 사항이나, 중소, 중견기업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여러 제약조건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고 경영층의 관심과 노력, 이를 파악할 수 있는 통찰력, 문제인식 및 개선안 도출이 가능한 적정 인력의 확보, 투자를 위한 재원마련 등이 전제조건이나, 이런 조건을 갖추고 있는 기업체들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기본적으로 관리 역량 제고를 위한 투자가 발생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이를 통한 구체적인 개선사항이 무엇인지 모호한 상황에서 오너들이 선뜻 투자하는 것은 꺼릴 수밖에 없다. 당장 영업하고 생산해서 먹고사는데 급급한데, 언제 어떤 효익을 줄지 모르는 업무에 인력과 자본 투자를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회사의 업무 혼선은 지속되고 효율성은 떨어져 보여서 본인도 개선의 방법적인 내용은 잘 모르더라도 필요성은 있다고 판단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무엇을, 어떤 방법으로 개선을 해야 하는지,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해야 할지는 2세에게 주어질 가능성이 많다. 


그러면 2세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느낄 것인가? 문제를 알면서 외면할 수밖에 없거나, 작은 범위에서 라도 변화하려고 노력하는 두 가지 유형이 있을 것이다. 개선에 대한 의지와 문제 해결 역량의 차이에 의해서 다르겠지만, 경영 의지가 있는 2세라면 작은 변화라도 시도하려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회사의 문제점과 하고 싶은 일은 많은데 열악한 인적자원을 통하여 무엇을, 어떻게, 어디서부터 개선의 시도를 해야 할까? 업무 개선의 필요성을 느끼는 본인이 회사 업무에 대해 충분히 이해는 하고 일을 벌이고 있는가?  


자원이 제한적인 중소, 중견기업에서 2세가 중심이 되어 개선활동을 수행하는데 업무 우선순위의 설정은 매우 중요하다. 현재 시점에서 창업자나 2세가 보는 중요성 순서와 직원들이 생각하는 순서가 다를 수 있는데 어떤 일을 추진할 때 사전에 협의가 되어 업무를 진행하는 것과 그때의 상황에 따라 업무를 추진사항을 결정하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본인들이 ‘보고 싶은 업무’를 추진하기보다 ‘회사의 혼선이 제일 많이 발생하는 업무’의 개선이 우선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업무의 혼선’은, ‘프로세스가 정비 안되어 있는 상태’라는 의미이고 그것으로 인해 직원들은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부서 간에 갈등의 요소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실질적으로 돈이 되는’ 업무일 가능성이 많다. 회사의 낭비 요소 중, 즉각적으로 파악될 수 있는 낭비의 제거는 쉽다. 그렇지만 프로세스가 수립되지 않아 발생되는 낭비는 제거가 어렵지만, 효과도 상당할 것이다. 


업무 우선순위를 정할 때, 직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 주요 인원들이 참석하는 워크숍 등을 통해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시간’을 갖는 것을 권고한다. 공감대가 형성되면 추진 방향에 대한 이견이 반복되는 혼선을 피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창업자와 2세도 합의된 개선 방향 위주로 관리와 지원을 시행하면 된다. 본인들이 추진하고 싶은 업무가 있어도 간단한 사항이라면 모르겠지만 프로젝트성 과제라고 한다면, 가능한 합의된 업무부터 우선적인 개선을 진행해야 한다. 


오너 일가에서의 잘못된 경영은 회사의 존립을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 2세가 회사 경영에 참여해서 개선을 주도하는 역할을 한다면, 현재 회사 경영의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을 정확하게 짚을 수 있어야 한다. 창업자의 그릇이 더 이상 회사를 더욱 성장시킬 상황이 아니어서 성숙기를 지나 쇠퇴기 단계에 들어가는 기업이라면, 2세는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변화와 개선을 주도하여 성숙기를 더욱 연장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또한 내부에서 제기되는 의견에 귀를 기울어야 한다. 이런 문제의 대부분은 여러 부서에 관련되어 있어 쉽게 개선할 수 없는 프로세스와 관련된 문제일 가능성이 높고, 부서 이기주의를 통해 이득을 보는 사람들이 관계되는 일이기 때문에 문제를 드러내지 않으려는 반작용이 존재할 수 있으니 많이 듣고 정확한 판단을 해야 한다.


창업자 또한 자신의 경영능력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부분이 있어서 모든 걸 드러내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 결국 창업자의 동의를 받고 창업자를 움직여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므로 중소, 중견기업에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2세밖에 없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결국 기업체가 2대를 갈 수 있는 지의 또 다른 핵심은 2세 자신의 역량이다. 


                     

작가의 이전글 2장 - 2세 이야기 (3) - 2) 교육의 역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