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세상 잇기 May 11. 2024

2장 - 2세 이야기 (5) - 4) 권위와 권위주의

왜 회사 2代 가기 어려울까?

입사 이후 40세 전후에 임원이 되어 경영권을 물려받을 준비를 하게 되면 직원들은 2세를 더 이상 편하게 대하기는 어렵게 된다. 연배가 비슷하여 편하게 지내왔던 직원들도  이 무렵부터는 관계가 과거와 같지 않음을 느끼게 되는데, 직원들과의 지속적인 소통 또는 유대감을 갖기 위해서는 이때가 중요한 시기로 보인다. 이 시기에 2세 경영자가 헷갈리지 말아야 할 것이 권위와 권위주의에 대한 혼동이라고 보인다. 향후 경영권을 물려받을 상황이므로 일정한 권위는 당연히 지켜져야 한다. 사원 때처럼 일반 직원과 어울리며 편하게만 지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자칫 잘못하면 권위주의적인 성향으로 바뀔 가능성이 많다. 오너 일가가 직원들에게 갑질을 하여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고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은, 오너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직원 위에 군림하는 것을 보고 자란 2세 역시 권력의 맛에 취해 같은 성향을 가질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혹은 창업자가 2세에게 직원들을 대하는 방법을 교육하는데, 그것이 오랜 경험에 의한 인력관리 차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기도 하지만 때로는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의 노하우를 전수하여 회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권위주의를 생성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아버지에서 자식으로 경영권만 승계되는 것이지 회사의 문화나 분위기는 달라짐이 없이 경직된 문화가 유지될 가능성이 많아진다. 젊기 때문에 갖는 장점 중의 하나인 직원들과의 소통은 권위주의적인 오너가 되면 유지될 수 없다. 회사의 발전은 오너와 직원들과의 조화에서 나온다. 인적 구성이 열악한 중소, 중견기업에서 직원들이 입을 닫고 본인의 의견을 표명하지 않거나 오너 일가가 듣기 좋은 말만 하는 회사는 소통의 동맥경화가 발생되어 병들어 가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인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 필자는 여러 2세들을 보면서 이 사람들이 회사를 개선하여 발전시킬 의지가 있는지 궁금증을 가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직원들을 그냥 월급을 받아가는 머슴으로 생각하는 자세로 대한다면 직원들은 머슴과 같이 행동한다. 직원들과 스스럼없는 자유로운 소통이 언제나 가능하지만 후계자로서의 권위를 가진, 품위를 유지하면서도 권위주의적이지 않은 2세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권위 있는 모습과 권위주의적인 모습은 누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다. 본인이 스스로 자기의 모습을 점검해 가면서 바로잡아 가는 수밖에 없는 일이며 그것이 회사를 물려받을 2세로써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일 것이다. 


기본적인 자질을 갖춘 2세들은 이와 유사한 생각으로 회사 생활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지만, 이 모습이 지속되기 어려운 이유는 환경이 사람을 변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겸손했던 2세들도 변하기 시작하는 것은 회사 업무에 대해서 어느 정도 적응이 되기 시작할 무렵부터이다. 회사 내부에서 순환보직에 의해 업무를 접할 기회가 많고 직급이 낮더라도 중요한 사항에 대해서 대부분 보고를 받게 되어, 다른 일반적인 직원들보다 회사 업무에 대해 넓게 접할 기회를 제공받게 된다. 이는 정보와 기회의 불균형에서 오는 업무 지식의 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외부교육, 멘토의 조언 등을 통해 경영능력을 배양할 기회가 많기 때문에 일반 직원에 비해 발전하는 속도가 훨씬 빠른 것은 당연한 일이 될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업무적인 자신감이 생길 때부터가 초기의 겸손함을 잃기 쉬운 때가 된다. 교육의 역설에서 말한 바와 의미를 같이 하는데,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상대방보다 많이 안다고 생각되게 되면 교만해지기 쉬우며 초심을 잃게 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회사의 업무가 그렇게 단순한 것만은 아닐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중소, 중견기업의 직원이라 하더라도 한 분야 오래 근무한 사람들은 회사의 업무를 폭넓게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본인이 담당하는 업무에 대해서는 전문적인 경험과 지식을 갖고 있으므로 그 사람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되어 회사에 도움이 되게 이끌어 내야 할 역할이 경영자의 몫이기 때문에 겸손이 필요한 이유이다. 교만하여 군림하려 하면 직원들은 입을 닫게 된다. 직원들의 역량이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입을 닫고 말을 안 하는 것보다 부족한 의견이나마 의견을 개진하게 하여 들어보고 판단하는 것이 회사의 발전에는 훨씬 더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필자가 싫어하는 말 중에 하나는 ‘언제나 내 방문은 열려 있다’라는 말이다. 이 말은 “본인은 언제나 소통할 준비가 되어 있으니 대화하고 싶다면 언제나 찾아와도 된다”라는 의미일 텐데 이런 말을 하는 사람치고 제대로 된 소통의 자세를 보인 사람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 말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이 생긴 것 같다. ‘동료나 하위 직급자와 진정한 소통을 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고 권위주의를 탈피하려 노력하는 사람은 그런 말로써 자기를 표현하지 않는다’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작가의 이전글 2장 - 2세 이야기(4) -3) 업무 우선순위 설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