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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너스톤 Sep 27. 2018

슈프림과 조던이 주얼리 시장에 미칠 영향 (2)

힙합 문화 속 금시계와 금목걸이를 통해 보는 커스텀 주얼리의 트렌드

"너와 나의 연결고리, 이건 우리 안의 소리."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했던 일리네어 레코즈의 '연결고리'는 대한민국에 트랩 열풍을 불러일으켰을 뿐 아니라, 과거 돈을 자랑하는 것은 천박한 것이라는 유교 문화의 틀을 깨고 머니 스웩이라는 새로운 간지를 탄생시켰다.


물질적 성공에 대한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는 당당함은, 세상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나답게 살더라도 주눅들지 않고 멋지게 살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오는 듯하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며 남들보다 튀거나 다른 면모를 드러내기 보다는 겸손하게 사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지던 때와는 전혀 다른 밀레니얼 키즈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과감없이 스스로를 드러낼 줄 아는 것, 그것이 힙합의 멋이다.



연결고리 중 도끼의 파트에 이런 벌스가 있다.

"꼭 내가 직접 걸어 지금부턴 나의 시대,

넌 성공을 알고 싶어 그럼 놀러 와 내 집에, 흰색 외제차 두 개 목걸이 열 개와 금시계"


일리네어 레코즈 YGGR의 커버


남들이 규정한 성공의 틀에서 벗어나 묵묵하게 자기만의 길을 걸어서 성공이라는 영광을 차지했다는 내용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결국 그 성공을 증명하는 방법 자체도 세속적 성공을 대변하는 돈이라는 것이다. 변화무쌍한 이 시대 5년짜리 권력과 명문대 학벌이나 박사학위보다 자본이야말로 성공의 지표일지도 모른다.


모든 것이 자본으로 귀결되는 시대의 슬픈 단면을 보여주는 듯해 한편으로 씁쓸해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 이상을 지향하는 힙합정신을 벌스 사이 행간에서 힙합 리스너들이 느낄 것임을 믿는다.


각설하고, 래퍼들은 왕창 벌어들인 돈을 어디에 쓸까. 래퍼들도 사람인데, 좋은 동네에 좋은 집도 살 터이고, 기꺼이 친구들에게 거하게 쏘기도 할 테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부를 상징하는 힙합 스타들의 아이템은 외제차, 금목걸이, 그리고 금시계다.



칸예 웨스트의 패션 브랜드 이지의 첫 주얼리 컬렉션

칸예 웨스트의 패션 브랜드 이지(Yeezy)는 작년에 처음으로 콜드 주얼리 컬렉션을 선보였다. 유명 래퍼들의 커스텀 주얼리를 제작했던 디자이너 제이콥 아라보와의 협업 하에 선보인 컬렉션은, 골드 체인과 골드 펜던트에 기독교적 심볼리즘을 플로렌스 풍의 저부조로 소화해냈다. 칸예 웨스트의 트랙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리스너라면 그 레퍼런스도 이해할 수 있을 터이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힙합 스타들의 주얼리는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커스텀 주얼리다.


커스텀 주얼리 매니아로 유명한 드레이크는 자신의 패션 브랜드 OVO의 심볼 부엉이 펜던트의 디자인을 앨범이 나올 때마다 최고급 다이아몬드와 순금으로 세팅하여 제작한다. 펜던트 하나에 들어가는 다이아만 79캐럿인데, 그냥 다이아몬드도 아닌 희귀하다는 그린 앤 블랙 다이아다.


미국에서는 힙합 아티스트들의 커스텀 주얼리 제작으로 유명한 디자이너들이 이미 있다. 한국계 미국인인 벤볼러(Ben Baller ), 칸예 웨스트와 절친한 제이콥 아라보(Jacob Arabo) 외에도, Mr.Flawless, Elliot Avianne, Johny Dang 등 셀럽들만큼이나 유명세를 자랑한다.



국내에서도 머니 스웩으로 유명한 도끼는 물론이고 박재범 등의 래퍼들은 커스텀 주얼리를 뽐낸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나만의 주얼리를 통해 문자 그대로 Representing Myself를 실천 중인 것이다.


흔히 힙합 주얼리하면 굵은 골드체인과 블링블링한 메달리온이나 펜던트만을 연상하기 쉽지만, 자기 치아의 본을 떠서 순금으로 만든 그릴즈 또한 절대 나만이 사용할 수 있는 세상 하나밖에 없는 아이템이다. 주로 팬던트에는 자기를 상징하거나 자기에게 의미있는 문양을 새긴다.


(좌) 드레이크의 상징 부엉이 펜던트 (우) 박재범의 레이블 AOMG 금목걸이


래퍼들은 단순히 가격만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크루를 상징하는 숫자를 캐럿 수에 반영하고, 자기가 살아 온 인생과 새 앨범 속 벌스에 알맞는 심볼리즘이 있는 주얼리를 제작한다. 마치 자기 몸에 새긴 의미 있는 타투처럼.



자칫 버릇없는 '요즘것들'로 여겨지는 밀레니얼 키즈의 담대함은, 그들을 대변하는 힙합 문화처럼,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존재로서 당당하게 나답게 살겠다는 신념에서 나오는 것일지 모른다.


밀레니얼 키즈들이 구매력을 갖고 주얼리를 구입하게 될 때면, 티파니, 까르띠에, 반클리프 등 명품 브랜드의 유행하는 디자인을 따라하는 카피 제품들이

국내 주얼리 시장의 태반을 차지했던 과거의 트렌드도, 자신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유니크한 디자인커스텀 주얼리를 선호하는 쪽으로 바뀌지 않을까.


                                                  www.connersto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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