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아가일 다이아몬드의 브라운 다이아몬드 브랜딩 전략
럭셔리한 파티를 한번 떠올려보자.
대리석으로 장식된 크루즈 배 위에서 벨벳 이브닝 드레스에 사가폭스 숄을 걸친 아름다운 여인이 서 있다. 돔페리뇽을 서빙하는 웨이터의 트레이 위에서 샴페인 글라스를 집어든다. 글라스를 잡은 오른손 위에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화려한 뱅글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젠틀맨의 저녁일과를 한번 떠올려보자.
화려한 도시의 불빛이 내려다보이는 고층 빌딩에서 톰포드 수츠를 입은 남자가 고된 하루의 일과를 마치며 코이바 시가를 물고 꼬냑을 한잔 한다. 그의 손목 위 커프스에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다.
다이아몬드는 샴페인, 꼬냑과 함께 떠오르는 럭셔리 라이프의 상징이다. 이런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다이아몬드 산업에 새로운 트렌드를 만든 이들이 있다.
바로 브라운 다이아몬드를 판매하는 호주 아가일 광산의 브랜딩 전략이다.
대체로 다이아몬드라면 오색찬란하게 빛나는 투명한 보석을 떠올린다. 가장 잘 알려지고 또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이 투명한 화이트 다이아몬드이기 때문이다.
화이트 다이아몬드의 경우 투명할수록 그 가치가 더 높다고 평가되기에, 노란빛이나 갈색빛을 띌 경우 낮은 등급의 다이아몬드로 분류되고 산업용으로 사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과거에는 낮은 등급의 다이아몬드로 취급되어 괄시받던 브라운 다이아몬드가, ‘샴페인 다이아몬드', '꼬냑 다이아몬드'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인기를 얻고 있다.
호주의 아가일 광산(Argyle Mine)은 고압고온의 화산성 지형에서 형성된 유색 다이아몬드로 유명하다.
유명한 핑크 다이아몬드가 채굴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핑크빛을 띄기보다는 브라운 계통의 다이아몬드다. 대개 연한 갈색빛을 띄는데 그 빛깔이 샴페인의 색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샴페인 다이아몬드란 애칭을 붙였다.
GIA 등급표에서는 샴페인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지만, 아가일 광산에서는 자체적으로 C1에서 C8에 이르는 기준을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했다. C1, C2는 라이트 샴페인, C3, C4는 미듐 샴페인, C5, C6는 다크 샴페인이라 부르고, 가장 딥하고 어두운 컬러인 C7, C8에느 꼬냑 다이아몬드라는 명칭을 붙였다.
산업용으로 헐값에 처분되던 연갈색의 다이아몬드에 고급스러운 샴페인과 꼬냑이라는 이름이 붙자, 패션 업계에서도 브라운 다이아몬드를 찾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했다. 이제는 화이트 다이아몬드에 비해 더 낮은 가격에 화려함을 누릴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화이트 다이아몬드는 물론이고, 핑크나 블루 같은 여타 유색 다이아몬드에 견주더라도 브라운 다이아몬드의 가치는 저평가되어 있다. 라이트 샴페인 컬러의 경우, 낮은 등급의 화이트 다이아몬드를 속여 팔기 위한 감언이설의 영업 수단으로 쓰이기에, 구매할 때 바가지를 쓰는건 아닌지 확인을 하고 제대로 된 감정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책정되더라도 샴페인 컬러만의 장점이 있다. 오히려 샴페인 컬러의 경우 부담스러울 정도의 광이 돌지 않아서, 어떤 피부색 위에서도 겉돌지 않고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서 데일리로 착용하기에도 무리가 없다. 이런 점들을 알고 구매한다면 오히려 더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헐리웃 스타들이 최근 샴페인 다이아몬드를 착용하는 모습을 곧잘 볼 수 있다. 에바 롱고리아는 샴페인 주얼리로 만들어진 Lorraine Schwartz의 드롭귀걸이를 착용했고, 리안나는 De Beers의 커다란 샴페인 다이아몬드 알이 박혀있는 반지를 착용해서 결혼반지가 아니냐는 의혹을 불렀다.
디자이너 주얼리로 거듭난 샴페인 다이아몬드 제품들도 무척 세련되고 화려하다. 화이트 다이아몬드와는 또 다른 매력을 뽐낸다.
샴페인 다이아몬드의 경우에도, 투명도가 높을수록 그 가치가 더 높다. 특히 꼬냑 다이아몬드라 불릴 정도로 딥한 브라운 다이아몬드는 희소하고 아름다워 그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아마도 가장 유명한 꼬냑 다이아몬드는 골든 주빌리(Golden Jubilee)일 테다.
1986년에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채굴된 골든 주빌리는 755.5캐럿으로 발견되었고, 브릴리언트 컷 세공으로 잘 알려진 장인 가브리엘 톨코프스키가 2년간 지하실에서 공들여 지금의 모습으로 세공하고 나서도 545.65 캐럿으로 엄청난 크기를 자랑했다.
세계적인 보석회사 드비어스(De Beers)가 사들인 브라운 다이아몬드는 오랜기간 무명의 브라운(Unnamed Brown)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지만, 태국의푸미퐁 국왕 즉위 50년을 기념하기 위해 드디어 골든 주빌리라는 이름이 붙었고, 이후로 지금까지도 태국에 보관되고 있다. 그 가치는 400만 달러에서 1200만 달러 사이로 추정되지만, 값을 매기기 어려울 정도의 보물이다.
좋지 않은 것, 아름답지 않은 것으로 여겨졌던 브라운 다이아몬드가 인기를 얻게 된 것은 오직 고급스러운 별명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물론 럭셔리한 샴페인과 꼬냑이라는 이름을 붙인 아가일의 시도는, 부정적인 인식을 뒤집어 놓을 정도로 훌륭한 네이밍이었고 성공적인 브랜딩 사례인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반짝 인기가 아니라 꾸준히 수요가 있는 증가하고 있는 것은, 샴페인 다이아몬드 그 자체가 갖고 있는 고유한 아름다움을 소비자들이 알아채기 시작했기 때문일 것이다. 처음엔 그럴듯한 이름에 속았더라도 나중에는 진짜 샴페인 컬러의 은은한 아름다움에 빠지게 된 것이다.
과거에는 주근깨나 어두운 피부를 별로 반기지 않았지만, 요즘에는 오히려 귀여운 주근깨나 건강해보이는 어두운 피부를 매력으로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황금비율도 좋지만 어딘가 독특한 개성과 매력이 더 각광받는 시대다. 사람이 느끼는 아름다움에 척도가 없듯이, 다이아몬드를 고를 때도 굳이 규격화된 척도에 꽁꽁 얽매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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