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베리로 눈과 입이 호강하다.
한국을 떠난 지 약 5년 조금 안 되었는데 돌아와보니 "베리(Berry- 산딸기 열매)"의 효능이 각광을 받고 있었다. 보통 베리라면 딸기 정도만 먹어 온 한국인들이 베리를 종류별로 먹기 시작했다. 이를 테면 블루베리, 라즈베리, 크랜베리, 아사이베리 등 홈쇼핑에서는 베리 상품이 단골 손님 같다.
나 역시 "~ 베리"의 이름을 가진 과일들이 여성에게 특히 좋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다. 내가 살았던 영국 켄트 주는 영국의 정원 (Garden of England)이라고 불릴 만큼 영국 내에서 과일, 채소 등이 풍부하기로 유명한 곳이다. 특히 여름이면 마트, 거리 상점에서는 베리 풍년이다. 나는 언제 이렇게 마음껏 먹겠냐는 생각에 장을 볼 때마다 "~베리"의 이름을 가진 과일들을 자주 사곤 한다. 할인까지 하면 무조건 담고 본다.
영국인들도 베리를 참 좋아한다. 그만큼 베리를 사용하여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낸다. 과일이라는 특성에 따라 디저트 종류가 대부분이다. 초대를 받아서 가 보면 베리들을 이용한 디저트 및 케이크들을 맛보는 기회가 꽤 많으니 말이다. 종종 신랑이 논문 작업하느라 피곤한 기색을 보이면 나는 당을 보충시켜줄 베리 베리 디저트를 만들곤 했다. 그렇다면 내가 유럽 지인들로부터 터득한 베리베리 레시피와 베리베리 디저트를 공개해 보겠다.
요거트를 미치게 좋아하는 나와 신랑을 위해 만들어 봤다. 먼저, 베리 삼총사를 사온다.
“블루베리, 블랙베리, 라즈베리”
준비물: 어학 연수를 마치고 떠난 한국 남학생이 남기고 간 믹서기
대형마켓에서 볼 수 있는 그리스 스타일의 플레인 요거트 (꿀이 들어간 요거트도 무방)
블루베리, 블랙베리, 라즈베리 등등
기호에 따라서 메이플 시럽이나 꿀, 머랭, 팬케이크 등
그럼, 베리베리 요거트 만들기 시작~
먼저, 내 취향에 맞게 베리 세트인 블루, 라즈, 블랙 베리를 준비한다. 믹서기에 요거트, 시럽(꿀), 베리들을 넣고 갈아버린다. 단 맛이 싫은 분은 시럽은 생략해도 무방하다.
그리스 친구의 베리와 머랭을 이용한 디저트도 응용 가능하다.
머랭 위에 그리스 요거트와 라즈베리, 블루베리를 믹서에 갈아서 만든 디저트이다. 그 위에 라즈베리와 블루베리로 장식을 하고, 꿀을 뿌린다. 머랭의 단 맛과 시큼한 요거트와 꿀이 더해져 입 안에서 스르륵~ 녹아 없어지는데... 단 맛과 시큼한 맛이 제대로 조화를 이룬 맛이라고나 할까?
이런 거 다 필요 없다. 믹서기도 없다..
나 혼자 간단하게 베리베리 요거트를 먹고자 한다면...
영국에서는 파이, 케이크, 토스트 등에 베리들로 장식 겸 오감을 자극하도록 하는 경향이 강하다.
영국에는 빙수라는 개념이 없다. 물론 얼음을 갈아서 만드는 프라페 종류들이 있을 뿐이다. 영국 여름은 크게 덥지 않아 빙수를 먹지 않아도 될 듯 싶지만, 한국인인 나는 영국에서 가장 먹고 싶은 것이 단연 빙수였다. 내 맘대로 만든 블루베리 빙수 레서피다.
재료: 블루베리, 레몬, 설탕, 플레인 요거트, 우유, 얼음, (크로티드) 아이스크림
(취향에 맞게 재료는 조금씩 달라져도 무방하다.)
무한 변신이 가능한 베리베리들로 다양한 디저트가 만들어진다. 베리들이 음식에 들어가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 같다. 입과 눈이 얼마나 즐거운지.... 특히 여름철에 갓 따온 베리들을 씻지도 않고 먹을 때의 그 맛은 끝내준다. 세척 시 맛과 향이 줄어들어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새콤 달콤 시큼한 오묘한 맛들을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베리베리는 인간에게 내려 준 신의 선물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