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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니 Dec 02. 2015

엄마걱정

나이 들어도 늘 보고 싶은 사람, 엄마


간밤에 친구랑 마음 다스리는 각자의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요즘 나는 시를 읽으니 좋더라' 했더니

친구가 신기해하며, 자기도 그렇다고

근데 왠지 '시 읽는다' 하면 굉장히 문학에 조예가 깊어야 할 것 같고

시인도 많이 알고 있어야 할 것 같고 그런 느낌이라

쉽게 누군가에게 말하기 힘들다고 그랬다.


공감 갔던 게,

사실 

취미가 뭐예요? 물어보는 말에

"저 시 읽어요" 하면 뭔가 내숭 떠는 느낌이고,

괜히 안 어울리게 고고한  척하는 것 같아 보일 것 같다.

거기다가 친구 말마따나, 

시 읽는 것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왠지 꼭

어느 시인 좋아하세요, 하는 말에

최소 세네 명의 시인 이름과 그네들의 작품을 읊으며

이 시는 이래서 내 마음을 울리고,

이 시인의 이런 표현이 맘에 든다고

추천해 줄 수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그게 프로라면

나는 아마추어 중에 상 아마다.


그냥 말 그대로 시가 좋은 거다.

가리지 않고 그냥 내가 읽고 와 닿으면 좋다.

내가 품고 있던 생각과

놀랍도록 닮아있다면 한결 더 감동이 온다.

마치 내  마음속 고민을 가만히 읽어주는 듯한

그 기분이 따뜻해서

그래서 그냥 뭣도 모르면서 시를 읽는다.




그렇게 친구랑 둘이서

서로 좋아하는 시를 나눴다.

친구는 기형도 시인의 '엄마 걱정' 이란 시를

내게 추천해 주었다.


어릴 적 우리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셨다.

다섯 살 터울의 여동생과 둘이서

집을 지키며 아빠 엄마를 기다리다가

평소 시간보다 조금만 귀가가 늦어져도

불안한 마음에 밥도 잘 못 먹었고

밖에서 엠뷸런스 소리라도 들리는 날엔

심장이 쿵쾅거리고 겁이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모든 집에서 부모님을 기다리는 아이들은

같은 마음이었나, 싶다.


내가 30살이 되어도, 40살이 되어도,

내가 내 아이의 엄마가 되어도

엄마는 내게 존재만으로도

마음의 안식을 주는 존재...


아 엄마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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