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는 이미 족하다
1. 묵상본문
이사야 5장
2. 오늘의 주제
도덕적 혼란 속 분별력 요청
3. 마음에 남는 말씀
7(…그들에게 정의를 바라셨더니 도리어 포학이요 그들에게 공의를 바라셨더니 도리어 부르짖음이었도다)
24(이로 말미암아 불꽃이 그루터기를 삼킴 같이, 마른 풀이 불 속에 떨어짐 같이 그들의 뿌리가 썩겠고 꽃이 티끌처럼 날리리니 그들이 만군의 여호와의 율법을 버리며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이의 말씀을 멸시하였음이라)
4. 묵상 요약
현재, 그리고 지난 몇 년 간 나의 삶에 핵심적인 명제, 또는 진리가 하나 있다. ‘공기의 소중함을 모른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감사할 것은 많지만, 감사하는 것은 어렵다.
오늘 본문에서 이사야는 말한다.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를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은혜를 입은 자가 도리어 패역한 자들이 된 것에 대해 꾸짖는다. 포도밭이 무성하게 자라려면, 적절한 햇빛과 수분이 있어야 한다.
농부는 밭을 기르기 위해 온갖 수고를 들인다. 그러나 그 곳에 자란 것이 포도가 아니라, 들포도(찾아보니 썩은 포도, 나쁜 포도를 의미한다고 한다.)가 되어 있다면, 어느 농부가 기뻐하겠는가?
성령의 열매라는 말이 떠오른다. 하나님은 개개인의 삶에 풍성한, 각자에게 걸맞는 은혜를 베풀어주신다. 하지만 그 모든 은혜가 성령의 열매를 맺게 해주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그 은혜를 감사함으로 고백하며, 그 열매를 가진 삶을 살아가지만, 다른 누군가는 그 은혜로는 족하지 못하여 시기, 교만, 분노 등 온갖 악한 것에 지배되며 살아간다.
그리고 하나님은 말하신다. 그들을 태워버리실 것이라고. 예수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바리새인은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율법과 전통에 매여 달콤한 포도가 아닌, 썩은 포도가 된다. 그런 자들은 모두 불에 태워질 것이라고.
청렴하게 보이려고, 일 잘하는 사람으로 보이려고 위정자는 노력한다. 하지만 거룩하게 예배하는 사진은 찍어대는 사람이 정작 갑질을 일삼는 파렴치한이라는 것을 보면, 인간의 한계는 너무나 뚜렷하게 보인다. 그런 이들에게 하나님은 말씀하신다. “불타버리듯이 네 뿌리가 썩고, 티끌처럼 흩날릴 것이다.”
그렇다고 이 말씀이 나에게 해당되지 않는가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분명히 나 또한 그런 모습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순종해야 한다. 무릎 꿇고, 기도하며, 말씀을 붙들며, 나를 구원할 수 있는 분은 예수 그리스도 한 분이시기에. 죄에 찌들어 있는 이 몸을 십자가 앞에 나와 끊임없이 회개하며, 주님이 바라시는 그 좁디 좁은 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5. 적용과 기도
의로우신 하나님, 오늘 말씀을 통해 어리석은 나에게 또 깨우치게 하심에 감사합니다. 날마다 부어주시는 은혜가 얼마나 족합니까. 나의 방에서 편히 누워 눈을 감을 수 있고, 또 아침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언제부터 당연한 것이었는지요.
주님이 부르시는 때가 언제일지 모름에도, 이 일상을 당연하게 여기며 내가 썩어가고 있는 줄도 모르는 것이 나입니다. 그런 어리석은 나를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나는 감사할 줄 모르는 자입니다.
하지만 필요한 때에 말씀을 허락하셔서 또 다시 나아올 수 있습니다. 말씀에 순종하는 자세가 회복되길 원합니다. 어떤 말씀 하나 나에게 주님 앞에 나아오지 못하게 할 말씀이 없습니다.
공의를 바라시는 하나님, 저 악인들을 보면 마음이 찢어질 것 같습니다. 그들이 이 땅을 더럽히고, 외식하는 모습은 이제는 당연하다는 듯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부디 그들을 쳐내어 주시옵소서. 교만하기 짝이 없는 악인들에게 하나님의 의로우신 심판 앞에 무너지게 하시고, 그 빛으로 다시는 어둠이 이 땅을 지배하지 않게 하여 주시옵소서.
의인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악인의 포악질에 삶이 무너진 이들에게 위로를 허락하시고, 평안함을 허락하소서. 만약 아직 환란 중에 있는 이들이 있다면, 그들의 마음을 위로하여 주시옵소서. 그리고 그 상황을 감내할 수 있는 마음을 부어주시옵소서.
부디 그 악행에 나 또한 물들지 않게 하여 주시옵시고, 주님의 선한 일에 사용하여 주시옵소서. 나의 의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의를 구하는 자세 잃지 않게 하시고, 할 수 있다고 등 뒤에서 나를 밀어주시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6. 느낀 점과 질문
마냥 어렵다고만 느꼈던 이사야서를 차분히 1장부터 읽어보면서 후에 오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예언뿐만 아니라 당시 백성들에게 하는 하나님의 꾸짖음을 느낀다. 그리고 그것이 단지 그때뿐만 아니라 지금도 유효한 말임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말씀의 힘을 다시 깨닫는다. 내가 충분하다 여기는 것은 절대 충분하지 않다는 것. 하나님의 말씀은 내가 다 이해할 수 없기에, 더 보게 된다는 것. 그래서 나의 연약함을 깨닫고, 순종하는 자세로 무릎 꿇게 되는 것. 그것이 말씀의 힘이다.
온갖 ‘나’에 집중하게 되는 시대 속에서 ‘하나님’을 찾는 것이 얼마나 필요한가. 단순히 마음의 위로를 떠나서, 삶의 의미를 나의 주관적인 행복에 둔다면, 방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누군가는 평생 그것을 손에 넣지 못한 채 달리기만 하다 삶을 마감하게 된다.
하지만 믿음이라는 것은, 이미 구원이라는 선물을 받고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절대 다른 것으로 채워질 수 없는 인간의 마음을, 더 큰 선물로 이미 채워졌기에, 자유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오히려 비움에서 나온다. 나의 삶을 이 땅의 것으로 채우는 것으로부터 벗어나, 하나님이 부어주신, 그리고 부어주실 것으로 채우는 것이다.
그리고 도전이 된다. 이 묵상을 제외하고도, 다른 말씀을 깊이 묵상할 때 어떤 은혜를 부어주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