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쓰는 송년사

2023 안녕

by Gabrielkim

오랜만에 쓰는 글 같습니다. 정신없는 건 아니지만, 이것저것 하다 보니 연말이 다가온다는 걸 며칠 전부터 느꼈습니다. 이 글이 작성되는 시점인 12월 2일 22시 47분의 본인은 조금은 다른 문체라 생각하고 이 송년사를 작성합니다.


올 한 해는 참 많은 일들이 오간 것 같습니다. 연초에는 강박증 완화에 집중하며 휴식을 자신에게 어느 정도 강제하면서 뭘 하고자 하는 생각을 이겨낸 것 같고, 그 과정에서 제가 원한다고 생각했던 것을 위해 준비하는 시간도 가진 것 같습니다. 비록 그것이 몇 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치며, 결국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하였지만,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그걸 보내고 나니 한동안의 공백기를 거치다 요즘에는 다른 것에 흥미가 생겨 준비해보려 합니다. 이 또한 순간적일 수 있겠지만, 진실된 기도와 자기 성찰을 통해 얻은 목표라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단기적인 목표라 생각합니다.


여기서 잠시 단기 목표와 장기 목표 간 차이점에 대한 의견을 적고 싶습니다. 단기 목표는 힘들 때 활력을 불어넣기에는 좋지만, 삶에 있어서 그것이 장기 목표가 되면 안 된다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직업이 장기 목표로 여겨진다 생각하는데, 이것은 제 삶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본인은 장기 목표를 다른 것으로 채웠습니다. ‘어떠한 가치를 실현하겠다.’ 이것을 삶의 목표로 세웠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내 사람이라고 여기는 사람에겐 한없이 따뜻해지고 싶다.’가 그중 하나인데, 머릿속에 먼저 떠올라 적습니다. 저는 이를 실현하고자 자신을 깨려 한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상대에 대한 제 감정에 솔직해지고, 자의식을 조금은 내려놓으려 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처럼 가치를 삶의 목표로 다시 세우니 그 과정이 힘들었지만, 단기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에 있어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조던 피터슨 교수님이 다음과 같이 말하신 것 같더군요. ‘장기적인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과정은 험난합니다. 하지만 목표가 없으면 가치도 없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제 삶의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여러 가지를 시도한 것 같습니다. 매번 멋지다 생각했던 일렉 기타를 사 서투른 실력으로 계속 연습하고, 레슨도 받아가며 계속 실력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관계에 있어 스스로에 대한 확신으로 살아가며, 타인의 의견과 나의 다름을 생각하니 삶이 편해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용하는 것도 생기고, 제가 거부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신앙심은 굴곡이 있었지만, 계속 하나님을 붙들고 범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자 하니 두터워지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생각나는 건 여기까지인 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푸르른 하늘과 흐르는 물결과 빛나는 태양까지 모든 것이 아름답다 느낍니다.


이렇게 많은 것이 지나간 한 해였습니다. 2022년 전역 후 많은 것을 시도하고자 하는 의욕에 불탔던 스스로가 무너져 한 줌의 재가 되었다 생각했는데, 해리포터에 나오는 불사조처럼 재가 된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새끼가 되어 성체가 되기 위해 살아가는 것으로 느끼게 해주는 한 해였습니다. 인간은 살아갈 수만 있다면, 살아가려는 의지 하나만 있다면 최소한의 삶을 유지할 순 있겠구나를 느끼게 해주는 한 해인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적는 감정이 영원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또다시 시련이 있을 테고, 버티기 힘들다 느낄 때가 많을 것이 보입니다. 고배를 마시고, 삶이 허무하다는 것에 무너질 때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다시 올 빛나는 순간을 바라보며 살아가면 될 것이라고도 생각하고 싶습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말처럼 말입니다.


너무나 쓰고 싶었던 글이어서 다 쓰고 나니 후련합니다. 퇴고를 거의 거치지 않고 드는 생각대로 적고 나니 마치 아침의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스트레칭하고 난 것 같은 기분입니다. 이제 글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2023년이 각자에게 어떤 해일지는 다르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모든 이들에게 이 시간이 하나의 ‘과정’이라는 사실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앞으로도 빛날 모든 순간을 위해 살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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