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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태욱 Sep 07. 2021

모든 건 몸과 마음이 건강한 뒤에 시작된다

우리 아이가 아파요! - 황철용(책공장더불어)


 개가 문제행동을 하는 경우, 그 원인은 다양하다. 선천적 요인과 후천적 요인이 있고,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있으며, 그 외에도 아주 다양하다. 이 모든 것을 훈련으로 해결할 수 없고, 훈련을 하기 전에 먼저 해결할 부분이 있다. 개의 어떤 행동은 문제행동이 아닌 건강의 이상 신호일 수 있다. 


예를 들어 개를 만졌을 때 갑자기 물었다고 하자. 단순히 누가 만지는 게 싫어서 그랬을 수 있지만, 아픈 부위를 건드려서 자기도 모르게 물었을 수도 있다. ‘앉아’를 시켰을 때 자세가 이상하다면 훈련 부족일 수도 있지만 항문낭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 슬개골탈구증을 앓고 있을 수도 있다.


 우리는 수의사가 아니기에 진료하고 치료할 수 없지만 반려견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관찰하면 아파하는지, 불편함을 느끼는지는 알 수 있다. 이상 신호를 발견했을 때 재빨리 수의사에게 찾아가야한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개가 문제행동을 고칠 수 있고, 아무리 건강하더라도 환경이 잘못됐다면 문제는 고칠 수 없다.


 문제행동을 고치기 전에 애초에 문제행동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게 좋다. <우리 아이가 아파요!>는 새로운 예방접종 스케줄부터 주요 질병의 증상과 예방, 치료, 관리법, 게다가 건강 식단, 나이 들어 아픈 동물을 끝까지 보살피는 방법까지 직접 겪은 경험담과 사례를 가지고 쉽게 풀어서 설명한다. 개뿐만 아니라 고양이에 관해서도 자세히 적혀있다. 여기선 개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국내에서 반려동물에 대한 책이라고 하면 대부분 수의사가 쓴 책이다. 도움이 되는 책들이 많지만 전문가가 쓴 책들은 전문지식이나 전문용어가 난무하는 복잡한 책이 되거나 단순한 경험담, 또는 자기자랑식의 글이 되기 쉽다. 가끔 각종 반려견에게 생기는 병명의 원인과 증상, 결과만 나열하고 수의사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어려운 전문용어를 섞어가며 치료방법에 대해 쓴 책도 보인다.

반려견을 키우는 반려인의 입장에서 읽는다 한들 도움 되지 않는다. 증상도 다 비슷비슷해서 구별하기 어렵다. 그저 수의사에게 데려갈 뿐이다.


 그러나 이 책은 마치 처음 반려견을 데려오고 마지막을 보내주기까지 동물병원에서 겪을 법한 상황들을 미리 배울 수 있을 정도로 쉽고 구체적으로 적혀있다. 설명을 정말 잘하는 사람은 알기 쉬운 단어를 가지고, 비유를 들어가며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서 설명한다.

저자인 황철용 수의사님이 쓴 <우리 아이가 아파요!>가 설명을 정말 잘하는 사람이 쓴 책이다. 서울대학교 수의대 피부과학 교수로, 전문분야가 있는 전문의이며 수의사를 가르치는 수의사이다.


서울대학교 동물병원에서 내과와 피부과를 담당하는 수의사로 일한 만큼 더 풍부한 사례를 가지고 알기 쉽게 설명한다.

글 자체가, 수의사 생활 동안 만났던 많은 동물과 그 가족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반려동물의 건강에 관한 지식을 쉽게 전달하고자 신문에 연재했던 글을 바탕으로 정리하고 덧붙여 쓴 글이기에 반려동물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잘 써져 있다.


 먼저 감성적이나 도덕적인 호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펫숍이나 대형마트 등에서 반려동물을 데려오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한다. 게다가 무조건 유기동물 입양을 권고하지 않고 유기동물을 입양할 때도 조심해야 할 부분을 설명한다. 펫숍이나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되는 동물의 경우는 대부분 강아지 공장에서 온다.


 순종에 집착하는 경우도 순종이 나쁘진 않지만 외형만 중시해 극단적인 근친교배와 외모 개량의 과정을 거친 인위적 종 만들기로 태어난 특정 순종들은 유전질환과 종 특이질환이 높게 나타나는 현실을 알려준다. 이처럼 유전적, 환경적 상황은 훈련뿐만 아니라 반려견을 키워야할 때 필수적으로 알아야 한다. 대처방법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말할 것도 없다. 개에게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을 외우고 다닐 필요는 없지만, 예방접종 백신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는 알아야 한다. 또 중성화수술부터 키우다보면 생길 수 있는 다양한 질병들이 실제 사례와 함께 잘 설명되어있다. 우리는 여기서 이 질병들을 다 알기 전에 꼭 해야 할 훈련이 있다.


교육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교육이 잘 되지 않은 개는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때 제대로 치료를 받기가 어렵다. 귀에 문제가 있고 이빨에 문제가 있는데, 반려인도 개의 귀와 이빨을 만질 수 없다면 치료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매번 마취를 할 수도 없고 나이가 들었거나 중증인 경우는 마취로 인해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사람이나 다른 동물과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해서 개에게도 교육이 필요하다는 말에 백 번 공감한다.


 우리가 알아야 할 내용들은 개의 유전적, 선천적 질환이 생길 수 있음을 인지하고 반려견을 데려오기. 그리고 반려견의 습성을 잘 파악해서 건강한 생활환경을 만들어주기. 가장 흔한 질병들을 공부해서 최대한 예방하고 치료하기. 나이 들어 아파도 끝까지 책임지기.


이 글의 목차들이 우리가 반려견을 키울 때 꼭 알고 실천해야할 내용들이다. 여기 내용들만 알아도 반려견을 이해할 수 있다. 바꿀 수 없는 것들을 바꾸려다가 신경질 나는 상황이 현저히 줄어든다.


 반려동물을 평생 책임지는 가정이 12퍼센트라고 한다. 충격적인 이 숫자가 늘어날 수 있도록 책을 추천하고 또 다른 책을 펼쳐들고 배우고 공부할 뿐이다. 버려지는 동물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모두가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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