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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회담 가진 미국의 의도

인도-태평양 전략의 본격적인 시작

by Jason Lee
캡처.PNG 시작된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미국의 외교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미국은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어스틴 국방부 장관이 동아시아를 찾으면서 시작됐다. 미국은 이미 국무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을 먼저 동아시아 동맹에 파견했다. 서울과 도쿄를 순차적으로 찾은 뒤 각 장관과 장관 회담을 가진 후 외교안보를 책임지는 주무 부처 장관답게 각 국 장관과 확대 회담을 통해 동맹 강화와 함께 대북, 대중 발언을 공식적으로 쏟아냈다. 이어 블링컨 장관은 알래스카주 앵커리지로 이동해 중국과 외교 고위급 회담을 가졌다. 블링컨 장관은 일본 일정을 마친 후 앵커리지로 이동했고, 어스틴 장관은 인도로 움직였다. 블링컨 장관은 앵커리지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좌관과 함께 중국 외교진 고위급과 회담을 가졌다. 중국에서는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원인 양제츠 국무위원과 왕이 외교부장이 참석해 회담을 치렀다. 그 사이 어스틴 장관은 인도 뉴델리에서 인도 국방부 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미 외교 안보 수장들이 잇달아 회담을 가지면서 대중 강격 노선을 아주 확실하게 표현했다.


우선, 블링컨 장관과 어스틴 장관은 서울을 찾았다. 블링컨 장관은 대한민국의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어스틴 장관은 대한민국의 서욱 국방부 장관과 회담을 가진 후, 이튿날 2+2 회담을 가졌다. 한미 외교안보 수장들이 확대 회담을 가졌고,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 문제에 관한 메시지를 적극 언급했다. 중국에 관련된 언급은 없었다. 블링컨 장관은 북한이 국제사회 기준을 전혀 충족할 수 없는 인권 문제를 거론해 북한을 언급했으며, 이를 통해 중국도 인권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언급해 대중 노선에 대한 의도를 드러냈다. 그러나 한미 장관 회담을 통해서는 중국보다는 북한이 초점이 맞춰진 회담 결과가 나왔고, 무엇보다,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한미 동맹이 전격적으로 역내 문제를 해결하는 중심 축이 될 것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앞서 어스틴 장관은 서 장관과의 국방장관 회담에서 주한민군 방위비 협정에 가서명을 통해 비로소 방위비 협정이 만료됐다. 2019년 임시 계약(1년) 이후, 미 측은 줄곧 한국의 제안에 수긍하지 않았다. 이에 2020년에 한해 1조 1,800억원을 지불하기로 합의했으며, 2021년부터 종전처럼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입각해 5년 계약을 맺었다. 단, 한국의 경제성장에 따른 국방비 증액에 따라 당연히 방위도 늘어나는 조항이 들어가 있다. 주한미군 주둔 계약이 완성되면서 이제 다시금 역내 안보가 미 주도로 이뤄질 수 있음이 결정된 것이다.


이날 회담의 핵심은 한미일 다자체제의 강조였다. 블링컨 장관과 정 장관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미일로 이어지는 연대가 이어질 것을 강조했다. 특히, 미 장관단은 한미일 외교안보 협력을 적극 강조하면서 중국과 북한 맞서 적극 연대할 뜻을 펼쳤다. 특히, 북한 문제와는 별개로 대중 견제를 위해 한미일 공조를 거듭 언급하면서 그간 트럼프 행정부 들어 이어졌던 남북미 트랙이 확실하게 깨진 것이 확인이 됐다. 그러나 한국은 회담을 통해 중국과 관련된 내용은 빼면서 미중 사이에서 중심점을 얻어냈음이 확인이 됐다. 어차피 남북미 기조가 더는 이어질 수 없는 점을 고려하면 한미일 구조에 순응하되 중국과의 관계를 위한 기준을 얻어내야 했다. 이에 대한민국 외교부는 이에 대한 기준을 일정 부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미일이 주도하는 4자 안보기구(이하 쿼드) 가입 여부에 대한 논의도 공식적으로는 거론되지 않았으며, 설사 있었다고 하더라도 한국은 논의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정확하게 미국이 요청했을 수 있으나 한국의 입장이 잘 반영된 회견이 나왔으며, 이를 통해 한국은 더는 북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욕을 잃었지만, 이전처럼 중국과의 관계를 헤치지 않는 최상의 결과를 얻어냈다.


반면, 블링컨 장관은 도쿄에서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 이후 확대 회담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신장, 티벳, 대만 문제를 적극 거론했다. 미일이 가진 장관 회담엥서 대중 발언이 보다 확실해졌다. 적어도 중국 문제만 보면 서울과 도쿄에서 거론된 내용은 확실하게 달랐다. 즉, 일본은 이미 쿼드를 주최한 국가이자 안보 분야에서 철저하게 미국에 종속된 입장을 내놓는 국가인 만큼, 미국의 뜻에 전격적으로 동조했다. 미일 장관 회담 이후 나온 공식 발언을 보면 일본은 당연히 미국과 함께 동북아 외교에서 함께할 뜻을 밝혔으며, 당연히 반중 노선을 확실하게 걸을 뜻을 밝혔다. 이후 중 외교부는 일본을 두구 강하게 비판했으며, 이에 일본도 받아칠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일본의 아베 신조 당시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질 여지도 크게 거론이 됐으나 코로나19 창궐 이후 일본은 보다 본격적인 반중 노선을 걷기로 했으며, 당연히 미국과 궤를 같이 하기로 했다. 이제 일본은 더 이상 중국과 정상적인 관계를 유지하긴 어려워 보이며, 중국도 더는 일본과 관계 개선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한중일 정상회담도 다시금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해졌으며, 지난 2020 회담 의장국이 한국이었으나 코로나로 인해 열리지 않았고 연기됐으며, 당분간 해당 회담은 개최가 어렵게 됐다고 봐야 한다.


도쿄에서 회담 이후 블링컨 장관은 앵커리지, 어스틴 장관은 뉴델리로 이동했다. 블링컨 장관은 설리번 안보보좌관과 조우해 중국과 고위급 회담, 어스틴 장관은 인도 국방부 장관과 회담에 나섰다. 블링컨 장관은 최초 공개된 모두 발언에서 중국을 아주 당혹스럽게 하는 발언을 거듭 쏟아냈다. 이어 설리번 보좌관도 사이버안보를 적극 거론하는 등 중국 입장에서 심기를 건드릴 수밖에 없는 말을 이어갔다. 중 대표단인 양 국무위원과 왕 부장은 준비된 원고를 읽기 보다는 미 발언에 맞서기 급급했다. 중국도 사뭇 강경한 어조를 이어갔다. 양 국무위원은 미국의 흑인 인권과 관련된 사회적 문제를 꼬집으며 상호 간의 내정 문제는 간섭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말했으며, 왕 부장도 서로의 내부적인 문제는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직 위력 차이에서 오는 미중의 서열이 확실한 만큼, 중국이 좀 더 공세적으로 미 고위급을 상대하긴 쉽지 않았다.


회담장이 싸늘했을 정도로 강한 어조가 이어진 가운데 이후 양 고위진은 따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후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블링컨 장관의 발언과 능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는 중국도 마찬가지. 중국에서는 양 국무위원이 미국에 크게 밀리지 않았음을 적극 부각하면서 중국이 더는 미국에게 마냥 밀리는 국가가 아님을 애써 강조했다. 미중이 얼어붙은 가운데 중국은 곧바로 후속 조치에 나섰다. 미국이 중국과 회담에 앞서 한일 양국을 찾아 북핵 문제와 대중 강경을 위한 주춧돌을 다진 것처럼 중국은 곧바로 러시아 외교부 장관과 베이징에서 회담을 가졌다. 왕 부장은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부 장관과 만났다. 이어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곧바로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다. 미국이 한일과 함께 기동하는 것처럼 중국도 베이징을 중심으로 러시아, 북한과 함께 하겠다는 의도다. 비록 북한과는 장관급 회담을 가지지 않았으나, 북한에게도 빠르게 서면 외교에 나선 것으로 봐서는 미국처럼 중 주도의 외교안보 캠프를 꾸려 적극 대항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셈이다.


어스틴 장관은 인도를 찾아 군사안보분야에서 양국이 힘을 합칠 뜻을 드러냈다. 블링컨 장관이 중국과 격돌한 사이 어스틴 장관은 지난해 중국과 국경 충돌이 있었던 인도를 우군으로 포섭했다. 이미 인도도 반중 노선에 함께하고 있으며, 쿼드에 들어가 있다. 바이든 대통령 주재로 이미 쿼드 정상회담을 가졌으며, 여기에 미인 국방장관 회담을 통해 미국이 안보 전력에서 인도와 같이 움직일 뜻을 드러냈다. 이로써, 미국은 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태평양 전략(이하 인태전략)을 통해 중국 압박에 본격적으로 나설 뜻을 보였다. 알래스카를 시작으로 일본, 반중 노선을 강경하게 피력하고 있는 대만과 인도까지 더해 미국이 중국의 해양 진출을 막고 더 나아가 중국이 이른 바 미국의 지위를 위협하지 못하게끔 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이미, 중국이 미국의 국내총생산에 약 65%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미국도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 당연하다. 특히, 미국도 코로나로 인해 사회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입은 만큼, 단독 행동에 나서기 보다는 이전에 미국이 구축해 놓은 동맹관계와 다자체제를 통해 정돈된 인태전략으로 중국을 보다 적극 적으로 둘러싸겠다는 의도를 확실하게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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