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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Lee Apr 06. 2021

한미일 안보 고위급 회담

예상됐던 미일 중심의 질서 주도

시작된 진영 꾸리기

한미일 안보 고위급 관료가 접촉했다. 대한민국의 서훈 안보실장은 방미에 나섰다. 미국의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나기 위함이었다. 이미 설리번 안보보좌관은 서 실장과 함께 일본의 기타무라 시게루 안보국장과 만났다. 각자 양자 대화를 나눈 가운데 최종적으로 3자 회동을 통해 동북아 안보 현안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의견 공유라기 보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의도와 미국이 전임 정부와 다른 외교에 나설 것을 밝힌 것이라 봐야 한다. 한국과 일본은 동북아 및 동아시아 외교에서 항상 미국과 궤를 같이 했던 만큼, 이에 따른 설명과 수긍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 한미일 고위급이 접촉한 것은 지난 2019년 아세안+3 외교장관회담을 틈 타 당시 미국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장관이 찾아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에 나섰다. 틀어진 한일관계를 중재하기 위함이었으나 효과는 없었다. 이후 만 2년 만에 다시금 한미일 고위급이 한 자리에 마주한 것이다.


해당 회동에서 삼국의 안보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협력과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의 지속성이 언급됐으며, 당연히 북핵 문제와 대중 관계가 거론이 됐다. 가장 큰 현안이라고 봐야 하며, 해당 안건을 두고 미국을 중심으로 삼국이 지속적으로 안보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확약했다. 국제사회에 여러 외교 문제와 사안에 의견을 공유하고 공동 대응하기로 약속한 만큼, 이제 한미일 구조 속에서 외교 안보 문제가 논의될 확률은 더 커졌으며, 이는 곧 (예상했던데로) 미국의 의도와 일본의 내응을 우선으로 외교 전략이 구성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미얀마 사태,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등도 협력할 뜻을 보였으나, 순전하게 미일의 의도라고 봐야 하며 한국은 냉정하게 형식적인 보조를 맞췄다고 보는 것이 맞다. 범지구적인 가치에 공조하는 것은 당연하나 현재 한일관계와 역내 안보 상황을 보면 한일이 냉정하게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하고 어려운 사안이다. 그러나 미국이 여태까지 중간자이면서도 독보적인 힘을 발휘했기에 한국이 늘 일본에 머리를 숙어야 하는 구조 속에서 한미일 구조가 지속됐던 것이다.


설리번 안보보좌관은 오바마 행정부 당시 조 바이든 부통령의 안보보좌관이기도 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될 당시부터 차기 국가안보보좌관으로 확실시 됐던 인물이다. 이후 국내 여러 방송사에서 그의 성향을 두고 일정 부분 분석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전형적인 미국 관료라고 보면 된다. 굳이 합리적이니, 치밀하다는 말은 하지 않아도 된다. 미 관료 중 어느 누가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았던가. 이를 보면 다소 불필요한 논평이 많았다. 또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해 지나칠 정도로 치밀하다는 그의 말을 가져와 설명한 장면을 본 바 있다. 당연하다. 해당 정부에서 같이 일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알고 있기 때문임을 모르지 않고 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 인물이다. 굳이 성향을 떠나 국가의 운영직책인 고위급 관료인 만큼 개인적인 성향보다 미국의 관료라고 인식하는 것이 우선이다. 개인적인 관계에서야 성격이 어떻고, 무엇을 좋아하고, 나에 대한 호감이 얼마나 많은 지가 중요하겠지만, 백악관 안보보좌관이라는 자리는 이미 미국 안보를 대변하는 인물이자 대통령의 안보 분야 최측근이다. 즉,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전술을 우선 예측하고 파악해야 하는 것이 맞으나 이상할 정도로 그가 어떤 사람인지, 얼마나 똑똑한 사람인지, 어느 나라 언론이 지나치게 부각한 부분도 없지 않다. 핵심인 오바마 행정부 당시 관료로 고위급에 몸담았던 만큼, 당연히 한미일 구도를 통해 동북아를 조망할 것이 정해져 있었으며, 중국이 부상을 넘어 영향력을 적극 떨치려 하고 있는 이 때 미일 주도 4자 안보기구(이하 쿼드)를 통한 전방위적 대중 압박에 나서려는 것이다. 핵심은 당연히 미일동맹이며, 한국은 대중 관계의 일정 부분 지렛대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음이 지난 한미외교장관회담과 2+2 외교안보 확대회담을 통해 잘 드러났다.


서 실장은 일본의 고위급 안보 관료를 만났다. 이는 지난 2019년 말에 대한민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일본의 아베 신조 당시 총리가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만나 의견을 나눈 이후 첫 양자간 고위급 접촉이다. 이를 두고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것으로 추정이 되나 서로가 강하게 의견을 주장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양국 간 해결은 어려워 보이며, 미국의 조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당연하게 적극적인 관여를 통해 해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미국도 한이관계 개선을 위한 시점을 검토하고 있을 것으로 보이며, 조만간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이나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조율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분명한 것은 이번 안보 분야 고위급 회담을 통해 한미일 관계의 공고화가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 설리번 보좌관의 소집을 통해 이뤄진 것을 보면, 순차적으로 회담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다한 한국은 한미일 관계에서 수긍하되 양자 관계에서는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특히 한일관계에서 현 기조인 보수성을 유지해야 한다. 종국적으로 일정 굴종하더라도 더는 가만히 있지 않는 존재임을 알린 부분은 아주 긍정적이다.


외교 사안에서 북핵 문제와 중국 사안에 있어 편승은 하되 다른 말을 할 줄 알아야 한다. 한미 관계에서는 주로 북한에 대해 언급해야 하며, 미일 관계에서 중국에 관한 의견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한국 외교력 증진과 일본 외교의 한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미일 관계에서는 대북, 대중 관계에 대한 포괄적인 발언이나 공동성명이 나올 여지가 많은 만큼, 한국의 목소리가 반영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이를 대비해 특히 미국과 양자적으로 조울된 의제와 중국과 회담 및 관계 유지를 위한 의중을 두루 꺼내들 수 있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한미일 구조에 순응하되 지나친 편승과 경도된 외교에 나서지 않아야 한다. 역설적으로 참여정부 이후에 출범한 정부가 종미에 나서면서도 한중자유무역협정의 협상 시작을 알렸고, 현 정부 이전의 정부는 대중관계에서 장점을 보이다가 사드 배치라는 초악수로 모든 관계를 그르치기도 했다. 더는 외교 참사를 막아야 하는 시기인 만큼, 정부의 외교 역량과 현 고위 관료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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