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son Lee Jul 21. 2021

한일/한미일 외교 차관 회담

한일 대립 속 시작된 미국의 외교 협력

예견된 반목

대한민국의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일본을 찾았다. 도쿄에서 일측 담당자와 회담에 나섰다. 최 차관은 출국에 앞서 소마 히로히사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의 적절치 못한 발언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소마 공사는 일측 외교직 공무원이면서 주재국의 정상에 대해 아주 질 낮은 발언을 쏟아냈다. 이에 대한민국 외교부는 일측에 후속 조치를 요구하는 등 항의했으나, 일 외교부와 내각은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는 등 징계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유감이라는 표현으로 답했다. 이에 최 차관은 일본의 모리 다케오 외무성 사무차관과 회담에 나섰다. 이번 대화는 한일정상회담이 열리지 않기로 한 이후 가진 첫 실무 접촉으로 관심을 모았으나 뚜렷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최 차관은 일측과 회담 전 공개 인사 자리에서 굳은 표정으로 임했다. 일측도 큰 환영의 뜻이 보이지 않았다. 장차관급 회담에서 나오는 인사와 악수는 없었으며,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이후 갖게 된 팔꿈치 인사도 없었다.


한국 외교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최 차관은 일측에 2020 올림픽 개최에 대한 축하 인사를 전했으며,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조치에 나서 줄 것을 촉구한 것으로 확인이 됐다. 그러나 예상했던 대로 일본은 위안부 합의, 강제징용 판결 배상 문제를 되돌린 이후에야 관계 개선에 나설 뜻을 고수했다. 이에 최 차관은 확실한 역사 인식과 피해자의 의사가 중요한 정부의 입장을 잘 표명했으며, 소마 공사의 외교적이지 못한 언사에 대해 강도 높게 언급하며 일측의 응당한 조치를 요구했다. 하지만 일본은 추가적인 행보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짐작된다. 양 차관은 부임 이후 처음으로 대면 회담에 나섰다. 그만큼 양국의 접촉과 교류가 없었다는 뜻이며, 한일 관계 악화와 코로나19로 확산으로 인해 제대로 된 대화에 나서지 쉽지 않았다. 또한, 양 당사자는 추후 이어질 한미일 협력과 코로나19, 한반도 문제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의 웬디 셔먼 부장관도 일본을 찾았다. 셔먼 부장관은 방한에 앞서 일본을 찾아 모리 사무차관과 차관급 회담을 진행했다. 미일 양 당사자는 당연히 인사를 주고 받았다. 셔먼 부장관은 한미일 협력을 위해 일본과 한국 방문이 예고되어 있었으며, 지난 G7 외무장관 회담에서 한미일 장관회담이 진행됐기에 후속조치를 두고 실무 진행을 위해 만난 것으로 예고됐다. 당연히 한미일 차관 회담이 열렸으며, 추후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해당 3자 회담에서는 현제 국제 현안과 3국 협력에 대해 합의하기로 했으며, 기후 위기, 코로나19 대응, 경제 회복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주요 안건은 당연히 북한 문제였으며, 북한의 핵기술과 미사일 위협에 대해 대화를 주고 받았다. 그 외 규정에 기반한 국제질서와 인도태평양전략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또한, 남중국해 문제와 아세안 중심주의와 아세안에 기반한 국제기구와 대만 해협 문제도 두루 거론했다.


이번 외교 차관 회담을 통해 미국은 한일 양국과 동북아 안보를 비롯한 동아시아 외교 협력을 두루 강화했다고 봐야 한다. 이미 3자 간 장관 회담도 열렸던 만큼, 차관 회담을 통해 실무 이행과 관계 확인을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 즉, 아직 실무선에서 제대로 된 안건이 정돈되지 않은 만큼, 지난 G7 정상회담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도 한미일 회담보다는 기존 유럽 선진국을 포섭해 반중 노선을 꾸릴 필요가 있었던 만큼, 이를 염두에 두지 않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빠르면 연중에 한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북핵 위기와 중국의 도전을 둔 협력 구조를 공고히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곧바로 회담이 열리진 않겠으나, 연중에 3자 간 장관 회담이 열린다면 정상회담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작가의 이전글 한일정상회담 개최 불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