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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Lee Jul 28. 2021

한미 외교 차관 회담

미국의 명확한 의도 속 찾아야 하는 한국의 실익

한미일 협력과 한미 공조

미국 국무부의 웬디 셔먼 부장관이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방한했다. 셔먼 부장관은 지난주에 일본, 한국, 몽골을 찾는 일정으로 동북아 방문에 나섰다. 


우선 셔먼 부장관은 도쿄에서 일본 외무성 차관과 만났고, 이어 한미일 외교 차관 회담을 가졌다. 지난 봄에 영국 런던에서 한미일 외교부장관 회담이 열린 이후 3자 고위급이 처음 만난 것이며, 이는 당연히 셔먼 부장관의 방일에 맞춰 최 차관이 일본을 찾은 결과다. 즉, 미국의 소극적인 개입을 통해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더라도 외교 실무진 선에서 강하게 한미일 구도를 다시금 만드려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또한, 이번 차관 회담을 통해 향후 장관 회담, 더 나아가 정상 회담까지 순차적으로 가능성도 당연히 배제할 수 없다.


대한민국 외교부의 최종건 1차관은 도쿄를 찾아 한일 외교 차관 회담과 한미일 회담에 나섰다. 한일 회담에서는 도쿄 올림픽 개막 축하 인사를 건넸으나 한일 관계의 실마리는 찾지 못했다. 일본은 여전히 한국의 선결 조치가 있어야 회담에 대화를  수용할 뜻을 밝혔으며, 최 차관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어 한미일 차관 회담을 통해 미국의 한미일 협력 구조 강화가 실무선에서 시작됐다고 보인다. 이어 셔먼 부장관은 서울에서 최 차관과 차관 회담에 나섰고, 이어 대북 문제와 역내 현안 그리고 국제 문제에 대해 두루 의견을 주고받았다.


셔먼 부장관과 최 차관의 기자회견을 보면, 대북 문제 접근을 두고 한미일 협력 강화와 함게 중국의 역할을 언급했다. 현실적으로 미국은 다자접근을 통해 북핵 해결을 바라고 있으며, 이를 통해 최소 한미일 협력과 최대 중국까지 더해 해법 확인을 바라는 것으로 이해된다. 북미 간 협상이면 충분한 해당 사안을 두고 미국이 이처럼 다자적인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봐서는 북핵 문제 해결을 원치 않거나 더 이상 미국이 홀로 부담을 지지 않겠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이미 지난 2008년에 6자 회담이 결렬된 바 있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이 여전히 북한에 대한 사안에 냉소적이면서도 협소한 관점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최 차관은 한국이 여전히 북한의 대답을 인내하며 기다리고 있다고 알렸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 27일에 청와대의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그간 남북 정상이 꾸준히 친서를 주고 받았으며, 고위급 간 연락이 가능한 유선이 연결됐다고 알린 바 있다. 북한이 일단은 한국의 접근법에 일정 부분 동조한 것으로 보이며, 현재 상황을 타개하려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미 국무부는 이전에도 그랬듯이 한미일 구조 속에서 북한을 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일전에도 언급했지만, 북미 간 협상의 걸림돌은 첫째, 인권 문제, 둘째, 다자 접근(한미일), 셋째, 단계적 접근까지 세 가지다. 단계적 문제는 이미 받아들여야 하는 단계다. 그러나 다자 접근과 인권 문제를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우선 고무적인 것은 북한이 제한적일 수는 있으나 내응했다는 점이다. 연중 정상회담이 열리는 극적인 사안은 일어나지 않겠지만(일어 난다고 하더라도 극적이라 해석하기 어렵다), 정상회담보다 중요한 것은 남북 접촉을 통해 긴장 완화와 함께 북미 회담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중요하다. 북미 간도 정상회담보다는 실무진 간 접촉이 훨씬 더 중요하다. 이미 정상 간 회담 중심 외교가 불발됐다는 것이 입증이 됐기 때문이다. 물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 정상답게 아무 것도 내주지 않은 결과이기도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라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은 크지 않다. 이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실무진에서 일정한 성과를 만들고, 이후 장관급 접촉을 통해 발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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