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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Lee Aug 22. 2021

홍범도 장군, 대한민국에 잠들다

너무 늦은 대한독립군 총사령관의 고국 안장

부디 편히 영면하십시오

민족 독립 운동의 상징이자 국혼을 대변하신 홍범도 장군께서 비로소 대한민국에 몸을 누이셨다.


지난 15일(일) 송환된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18일(수) 국립대전현충원 제3묘역에 안장됐다. 16일 반환된 홍 장군 유해는 이후 이틀 동안 이동 및 조문 기간을 거쳤고, 최종적으로 안장식을 통해 현충원에 공식 이장됐다.


이번 안장식에는 대한민국의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당연히 참석한 가운데 유해송환특사에 함께한 우원식 의원(더불어민주당),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각군 참모총장이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유해송환을 위해 우 의원, 황 처장과 함께 시민 대표로 특별기에 몸을 실은 배우 조진웅의 사회로 본 행사가 공식 진행됐다.


조 배우의 장엄한 목소리를 통해 시작된 행사는 문 대통령의 추념사와 국군의 최고 영접을 통해 최종 진행됐다. 개인적으로 문 대통령이 연설 중에 이토록 울먹이는 모습을 처음 봤으며, 독립 전쟁을 진두지휘하면서도 시원찮은 대접조차 받지 못하고 끝내 눈을 감은 그의 생애를 열거하며 끝내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그 중에서도 문 대통령이 꺼낸 이동순 시인의 시 '홍범도'를 들으며 모자란 후손이자 일개 시민으로 흐르는 눈물을 멈출 길이 없었다.


이 시인의 시는 다음과 같다.



나 홍범도, 고국강토에 돌아왔네. 
저 멀리 바람 찬 중앙아시아 빈들에 잠든 지 78년 만일세. 
내 고국 땅에 두 무릎 꿇고 구부려 흙냄새 맡아보네. 
가만히 입술도 대어보네. 고향 흙에 뜨거운 눈물 뚝뚝 떨어지네.  

"홍범도" 이동순 시인


이번 홍 장군 유해 송환과 안장을 바라보며, 민족반역을 구분짓는 단 하나의 확실하고도 유일한 방법이 떠올랐다. 현실적으로 반역자 후손의 재산을 돌려받고, 독립운동가 후손의 삶을 당장 뒤바꾸진 못하겠지만, 시민 한 명 한 명이 모두 노력해 독립운동가를 사회적으로 치켜세우는 것이 가장 확고하다고 여긴다. 국가적으로 하지 못한다면, 사회적으로 우리가 알아야 한다. 누가 자랑스러운 독립운동가이며 누구 그의 후손임을.


우리가 알아야 한다. 시민이 알아야 한다. 그깟 독립운동사를 알아 가는 것 조차도 돈이 되지 않는다고 외면한다면, 훗날 이 강토가 힘들 때 어느 누가 지키려 들겠는가. 그러니 우리 모두가 깨치고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자세하게는 아니라도 확실한 역사인식을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혼과 얼이 마침내 바로 설 수 있으며, 선열들이 제 몸 불살라 되찾은 나라를 얄팍하게나마 비로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홍범도 장군님 잘 돌아오셨습니다. 편히 영면하십시오.


(21. 8. 18.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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