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son Lee Oct 18. 2021

중국 전력난에 대한 단상

자국 문제에서 세계 문제로의 심화

어쩔 수 없는, 예견된 상황

중국이 자국 전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은 현재 수주 째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며, 이에 따른 민간 및 산업 구조에서 오는 피해가 만만치 않다. 당연히, 중국발 충격은 지구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미지가 너무 좋지 않은 관계로 중국의 전력 수급 문제를 단순히 중국의 한계라고 볼 수도 있으나 이는 정책 집행의 연장선상이라 보는 편이 맞다. 크게 두 가지로 바라 봐야 한다. 우선, 중국 정부의 탄소 중립 정책 이행에 따른 공산당 위계가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각 성의 성장과 서기장이 모두 중앙정부인 당의 명령을 집행해야 하기 때문. 여기에 당내 위계가 적극 작용하고 있으며, 충성 경쟁에 앞서 있는 성들이 모두 전력 수급에 제동을 걸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이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함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나 국가보다 당이 먼저인 중국의 정치 체제와 사회 구조상 어쩔 수 없는 조처이기도 하다. 


둘째, 실질적인 공급 부족도 있다. 중국은 호주와의 관계를 자체적으로 악화시켰다. 호주가 코로나바이러스 발원 조사를 요구했고, 중국발 수입에 검열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중국은 되돌아 보기는 커녕 곧바로 무역 제재로 일관했다. 이로 인해 중국과 호주의 관계는 지난 2020년부터 현재까지 악화되어 있다. 지난 해까지만 하더라도 호주는 민생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수산업계 종사자들이 판로를 찾지 못하면서 대거 일자리를 잃었고, 그외 농산품 생산자들도 사실상 실직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또한, 값싼 중국산이 들어오지 않게 되면서 호주의 대내경제에 엄청난 치명상이 됐다. 그러나 중국도 호주산 석탄을 비롯한 원자재를 수입하지 못하게 되면서 서서히 그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이에 중국은 석탄을 생산할 수 있는 국가이긴 하나 호주산 수입을 선호했다. 질이 좋을 뿐만 아니라 개발비보다 저렴하기 때문. 이에 석탄 생산을 볼 때 1/3을 호주에서 수입했다. 그러나 호주산 수입에 제동을 알아서 걸면서 그 여파가 현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중국은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자국 생산 물량과 다른 나라에서 들여오는 수입을 통해 충분히 메워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간 환경정책과 동떨어져 있던 중국이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비로소 발을 들이면서 중국이 자국 생산을 비롯한 공장 가동에 대내적인 제약을 두기 시작하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다. 여기에 실질적인 전력 공급 부족이 더해지면서 자국에서 석탄을 직접 채굴해 소비처로 이동하기까지 많은 과정이 필요하게 됐고, 전기까지 부족하면서 악순환에 시달리고 있다. 초반만 하더라도 거듭된 충성 경쟁의 일환이었으나 현재 상황을 보면, 석탄 생산이 쉽지 않으며 호주산을 매입하지 못하면서 다른 석탄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또한, 대내적인 수해로 인해 물자 이동에 제약이 걸린 부분도 간과할 수 없다. 


셋째, 중국이 확보할 수 있는 석탄 물량에 제동이 본격적으로 걸리면서 중국이 복합적인 이유로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큰 수해에 시달렸다. 공교롭게도 이번에는 석탄 주요 생산지라 할 수 있는 내륙 지방에 잇따른 수해로 인해 생산 차질은 고사하고 도로까지 유실되면서 물류에 큰 지장을 받게 됐다. 제 아무리 엄청난 매장량을 갖추고 있는 중국이고, 이를 생산할 수 있지만, 자연재해로 인한 도로 손상과 물자 이동이 쉽지 않아 지면서 석탄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당연히 석탄이 필요한 중국 내 업체들도 비상이 걸린 상황으로 석탄 물량 확보가 쉽지 않다. 여기에 전력 수급 제한과 호주산 수입 불허로 인한 상황이 모두 뒤엉키면서 석탄과 관련된 모든 물품의 1차 가공에 심대한 타격을 입게 됐다. 


중국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게도 충격이 전가되고 있다. 이번 중국발 석탄 수급이 향후 공급망관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여러 전자제품을 비롯한 1차 가공품이 다른 나라로 향해야 한다. 그러나 중국에서 물자 이동 제한으로 당장 수출입은 물론 향후 연료 확보가 쉽지 않아졌다. 최대 소비처인 중국이 호주산 석탄을 수입할 수 없는 상황에다 다른 나라의 석탄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 자연스레 호주산 석탄의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다. 중국 외의 다른 국가가 호주산 석탄을 매입할 수 있긴 하나 양이 제한적이다. 게다가 중국은 화력 발전에 의존하고 있고, 에너지가 필요한 다른 국가는 화력에 대한 의존이 적기 때문. 이로 인해 중국과 호주는 물론 다른 국가들도 완제품 수입 가격을 웃돈을 주고 살 수밖에 없다. 결정적으로, 브라질과 인도를 비롯한 다른 석탄 가격이 오르면서 전반적인 원료 및 물자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이는 세계적인 물가 상승으로 동반될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를 통해서도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며, 대대적인 단절로 이이지긴 어려움을 알 수 있다. 이미 서방이 추진한 세계화로 인해 각국이 장점으로 갖고 있는 산업군으로 실질적인 분업화가 이뤄진 가운데 1차 공정을 담당하고 있는 중국이 불필요한 외교적인 공세로 인해 석탄 수급을 스스로 제어하면서 생긴 결과라고 봐야 한다. 이로 인해 중국과 교역이 많은 국가는 일정 부분 손실을 볼 여지가 커졌다. 반대로, 중국과 교역을 하지 않고는 세계 경제가 유지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만약 국제사회가 중국을 이른 바 사회 악으로 평가하기도 쉽지 않다. 서로의 입장과 견해가 맞물려 있으며, 여기에 이익이 모두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어느 편에 확실하게 선다는 것은 반대로 아주 위험한 결정임을 이번 중국의 전력 공급 문제에서도 여실히 알 수 있다. 

작가의 이전글 호주의 공격적인 외교 행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