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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Lee May 29. 2022

2022 한미정상회담

미국의 이익 극대화와 얻지 못한 한국의 불필요한 자화자찬

1년 전과 현격하게 달랐던, 미국의 이익만 극대화된 회담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2박 3일 간 일정으로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대한민국을 방문했다. 이번 방한은 지난 2월에 계획이 된 것으로, 1년 전인 지난 2021년 5월 21일(이하 한국시간)에 대한민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추인한 정상회담의 결과로 열린 것이다. 이에 한국의 정부가 바뀌었고,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한 후 선방미가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한 것이다. 이를 두고 어느 나라 언론에서는 마치 지금의 대통령으로 대변되는 집권 세력이 미국과 외교를 잘한 결과내지는 문 전 대통령과의 차이를 불필요하게 강조만 해왔다. 전후사정을 따지고 보면, 당색을 떠나, 지금 정부가 훌륭하다거나 그런 것과 전혀 상관이 없이 미측의 의사로 정상회담이 성사된 것이다. 미측은 지난 2월에 문재인 정부가 이임을 앞두고 있을 당시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일정 조율을 시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부임 이후 G7 정상회담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담 차 유럽을 찾은 것을 제외하고는 국외로 움직이지 않았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시기이기도 했거니와 고령인 탓에 외부 일정에 적극 나서기 쉽지 않았던 부분이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 한다. 실제로,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며 대외 활동 및 외과 설정에 나서기도 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를 전격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엄청난 금액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미 지난 해에도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SK하이닉스까지 많은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짓기로 결정을 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열린 정상회담에서 직접 한국의 기업을 호명하면서 당시 관계자를 자리에서 일으켜 세워 소개한 것은 물론 고맙다는 인사까지 아끼지 않았다. 이번에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첫 일정으로 평택에 위치한 삼성전자 공장을 찾았으며, 마지막으로 현대자동차 본사를 찾아 각각 기업의 총수를 만나기도 했다. 특히, 평택에서는 연설에서 "투표하라"는 독려를 대내적으로 보내기도 했다. 대내적 지지율이 상당히 좋지 않은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는 2년 연속 세계적인 기업의 일자리 유치에 적극적이었던 만큼, 이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바이든 대통령은 삼성전자 방문을 통해 중국 견제의 기술 분야에 시동을 걸었다고 봐야 한다. 실질적으로 반도체를 비롯한 기술 집약 산업군에서 공급망관리에서 중국을 제외하고자 하는 뜻이나, 얼마나 유효할 지 의문이다. 중국이라는 세계최대시장을 제외하기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미 중국에 자리하고 있는 여러 기업들의 공장이 결코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른 바 '기술 동맹'이라는 것을 내세워 중국 견제 및 제외에 돌입한 것을 알렸지만, 효과적일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미국은 이번 회담을 통해 세계적인 기업의 자본을 적극 유치했다. 대신 한국이 얻은 것은 냉정하게 없었다. 미국의 한반도 확장억지를 강화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이 됐다. 그러나 한미동맹에서 원래 북핵에 대한 확장억지를 제공해주기로 되어 있다. 북핵 위기기 지난 1993년에 시작됐고, 그 이전에 한국이 핵개발을 시도하다 미국의 족쇄로 인해 미사일지침과 핵개발불가 방침이 정해진 이후 한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들어가 있을 뿐만 아니라 무기 개발에서 미국이 제공해준다는 미명 아래 강매에 나서면서 확장억지와 핵우산을 제공받아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확장억지를 연장하기로 했다고 하며 동맹 강화를 내세웠다. 엄밀히 한미동맹이 확장억지가 설정되어 있는 관계이자 군사동맹인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얻어낸 것은 없다고 봐야 한다. 뿐만 아니라, 미 전략 자산 제공과 핵우산도 언급이 되어 있으니 이는 유사시를 비롯해 전시에 당연히 제공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있는 내용을 한 번 더 확약한 것을 대대적인 성과라고 공표하고 어느 나라의 모든 언론이 엄청나게 성공한 회담이라고 치켜 세우기에는 부족한 것을 넘어 모자란 부분이 차고 넘친다. 제 아무리 비대칭이지만, 한미동맹의 이해관계를 전혀 알고 있지 않는 것으로 이해할 만한 여지가 차고 넘친다. 결정적으로, 한미일 군사협력이 언급이 됐다. 이전 정부에서는 한미일 협력이 필요한 부분에 응하되 군사 분야 협력은 적극 거절했다. 그러나 이번 협력이 채택되면서 일본의 역내 입장이 강화되는 것은 물론 일측 자위대가 동해상에 드러나는 것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이게 다가 아니다. 지난해에 문 대통령이 회담을 통해 백신 공유와 파트너십 체결이 포함된 보건 협력, 대북 외교의시작점을 설정하나 대북 외교, 그리고 미사일지침 해제하는 안보 성과까지 달성했다. 그럼에도 어느 나라 언론에서는 대기업의 투자를 통해 얻어낸 것이 백신에 불과하다고 혀를 찬 것을 넘어 조롱을 아끼지 않았다. 하물며, 이를 등가 교환시 하면서 방송에서 이번 회담이 성공적이지 않은 점을 에둘러 강조했다. 그래. 이 말이 맞다고 하면,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하다 못해 백신과 비슷한 무엇인가를 얻었는 지 묻고 싶다. 그저 미국 비위 맞추기에 급급하지 않았는지, 국내에 본사를 두고 있는 대기업이 자국에는 투자하지 않고 미국에 투자한 것이 왜 자랑스러운 지 묻고 싶다. 뿐만 아니라 대북 문제도 마찬가지. 완전한 비핵화에 나선다고 할 때 보건 지원에 나설 용의 정도가 있다고 말했다. 즉, 비핵화에 관심이 없거나, 김준형 교수(한동대학교 국제지역학과)의 말을 빌리자면, 비핵화를 포기했다고 논평했을 정도로 얻어낸 것이 없다. 문 전 대통령은 미사일지침 해제를 통한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할 토대를 확실하게 마련했으며, 미국의 지원과 양국의 협력을 통해 한국이 백신 생산의 허브가 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의미는 없었지만) 싱가포르 선언(북미정상회담)을 외교 기점으로 만들기로 양 정상이 합의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전략자산 제공과 핵우산 확정이 전부였다고 봐야 한다.


2021 한미정상회담 결과


종합하면, 미국이 국제적으로 말발이나 위상이 확연하게 떨어진 가운데 지금의 한국정부는 철저한 종미를 택했다. 미중관계가 거듭 악회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대외정책 실패로 인해 반미 집단의 강세가 결코 만만치 않은 가운데 30년 이상 지속되거나 더욱 심화될 수 있는 현 구도에서 전략적 명확성이라는 그럴싸한 단어로 정책을 표기하고 있으나 이는 상당히 위험하다고 봐야 한다. 내려가는 집안에 모든 것을 투자하는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또 이 말을 꼬집어 친중이라느니 되도 안한 흑백논리는 무익함을 알아야 한다). 그럼에도, 사회와 언론에서는 미국의 편을 전적으로 서지 않는 것이 마치 잘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도하고 인지하게 한 적이 지난 정부 내내 자행이 됐다. 최선진지 중 하나인 유럽연합과 군사대국인 인도도 미중사이 균형외교를 택하고 있는 마당에 중국과 가장 인접한 미 동맹인 한국이 중국을 등한시 하는 것을 넘어 경시하는 외교를 펼치는 것은 경제적 위험성을 자행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이미 세계화의 종언이 고해졌고, 자본의 국적이 다시금 중요해지고 있는 시기에 지금 한국 정부는 적어도 친미 이상의 선택을 했다고 봐야 하며, 이를 넘어 중국 배척에 선봉에 설 의사를 일정 부분 피력한 것으로 이해가 된다. 지난 2016년에 무능한 외교에 한국 경제와 통상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쳤는 지 우리는 똑똑히 목도했다. 그리고 똑같은 행동을 만 7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한 번 더 마주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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