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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Lee Sep 14. 2022

영어에 대한 이중잣대 (2)

모국어보다 소중한 영어

모국어보다 훨씬 중요한 것

한국은 어김없이 영어에 필요 이상으로 엄격하고 국어에 필요 이하로 관대하다.


얼마 전에 류현진(토론토)이 이적했다. 류현진은 입단식에서 영어로 짤막한 인사를 남겼고, 이후 국어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후 류현진의 영어실력에 대한 갑론을박이 거듭됐다. 류현진이 미국에서 생활한지 7년이나 지났음에도 그의 영어 실력에 대한 평론(?)이 이어졌다.


한국에 사는 많은 서양인들의 경우 대개는 국어를 잘 구사하지 못한다. 그러나 정작 미국에 사는 한국인이 영어를 잘 하지 못할 경우 쓸 때 없이 비난을 아끼지 않는다. 개인의 성향일 수도 있고, 야구만 잘하면 되는 운동선수인 점을 감안할 수 있고, 기자회견이라면 일반인들에게 발표와 버금가는 긴장이 지속될 수도 있다. 그러나 역시 비난은 쉽다.


물론 7년 정도 살았으면 잘 하지 못하는 게 이상할 수 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는 라틴아메리카에서 온 선수들도 스페인어로 기자회견에 나서는 이들도 많다. 당연히 통역이 필요하다. 그러나 한국 선수가 영어를 못한다는 것은 한국인으로 사뭇 부끄러운지 영어 실력에 거듭 의문을 품고 있다. 영어는 도구이지 필수가 아니다. 잘 한다고 해서 있어 보인다고 생각하는 것도 사실상 사대성을 내품고 있는 셈이다.


개인적으로 류현진팬이 아니다. LA 다저스의 야구가 재밌어서 본 것이고, 류현진이 빅리그에 진출하기 전부터 메이저리그를 접했던 이로써 류현진의 투구는 스스로에게 크게 의미가 없다. 그러나 류현진의 영어를 어이 없어 하는 사람들을 보면 사뭇 이해가 쉽지 않다.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겠으나, 되묻고 싶다. 한국에 사는 백인들에게는 얼마나 많이 한국어를 요구했는지.


역시, 한국에서는 영어를 잘 해야 한다. 자기 나라 말즈음은 대충해도 된다.


(2020. 1. 7.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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