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담대했던 방어 속 상대적으로 빛났던 대미 외교
한미 정상이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간) 경상북도 경주에서 만났다. 양국 정상은 연중에 백악관에서 회담을 가진 데 이어 이번에 한국에서 다시 만나면서 정상 간 교류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 추가로 관세협상과 대미투자 문제를 비로소 확정하면서 양 측의 걸림돌을 어느 정도 덜어냈다.
이번 회담의 핵심은 관세와 연결된 투자 그리고 방위 관련 내용이 관건이었다. 핵심은 한국이 대미투자 3,500억 달러에 합의했다는 내용이었다. 미국의 지나친 요구에 한국은 끝까지 이를 방어해냈다. 협상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괜히 산업통상자원부 김정관 장관을 호명한 게 아니었다. 김 장관은 수 차례 방미를 토대로 미국의 통상 압박을 정면으로 받아냈다. 당연히 대통령을 비롯한 현재 정부의 방어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터. 끝내 3,500억을 가져다 줘야 하는 현실은 거듭 마주해도 뼈아프지만, 일본(5,500억 달러 현금 지급; 일시불)과 달리 최대한 방어했다는 측면에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측면도 있다.
대한민국은 이재명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향할 때, 이미 미국 조선업 지원을 기치로 내세웠다. 이를 계기로 대미 투자 금액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약 1,500억 달러)를 미 조선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수용 가능한 측면이 다분하다. 우리 기업이 왜 미 조선업 발전에 도움을 줘야 하는지 의문인 것은 여전하나, 우리 기업이 미 국내법 적용을 받아 함선과 선박을 건조한다는 측면에서 궁극적으로 우리 기업이 갖는 이익도 존재한다. 물론, 제조업이 미국에서 궁극적으로 망한 이유는 세계 최대 경제로서 엄청난 임금과 함께 완전하게 서구적인 관점에서 근로를 대하는 태도에서 다르고 인지하고 있따. 즉, 어느 기업이 미 국내법 적용을 받아 미 노동자를 활용해 생산단가를 맞출 수 있을 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그러나 우리도 그 옛날에 미군의 지원을 받은 점을 고려하면, 역관계를 만들만 하다. 적어도 조선업에 대해서는 한미 간 격차가 현격한 것을 고려하면, 우리가 가져올 수 있는 이익도 존재한다. 한화오션을 비롯한 대형 조선사가 궁극적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측면도 빼놓을 수 없다. 이를 테면 필라델피아에 자리한 조선소는 유럽으로 수주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생산단가는 높으나 거리를 줄일 수 있는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우리에게 많은 이문이 남는 장사는 아니지만, 투자액 대비 우리 기업이 이익을 공유 및 소유할 수 있는 측면을 고려하면, 나쁜 투자라고만 판단하긴 어렵다. 쉽게 이야기하면, 지난 정부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서울을 찾았을 때, 우리 기업의 대미 투자를 모든 언론이 거의 전사적으로 나서서 잘 했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에 비하면, 이만하면 합리적인 선에서 부분적인 이익 공유가 가능한 가운데 조선업 관련 투자가 단행된 것이니 이해가 가능한 면이 아주 많을 만하다.
이어서 남은 2,000억 달러의 현금 투자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일본처럼 3,500억 달러를 현금으로 보내야 하는 입장이었다면, 경제위기를 겪고도 남았다고 봐야 한다. 우리 나라 몇 년 치 예산이 졸지에 증발하는 것이기 때문. 그렇기에 이점을 거듭 활용해 미측에 강요할 필요가 있었다. 우리가 경제위기가 온다면 세계경제에도 좋지 않을 뿐더러 미국의 동맹관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다 못해 트럼프 행정부가 그토록 염원하는 방위비 증액도 불가능하다. 해당 측면을 고려하 조선업 투자의 형태로 이익공유를 상당 부분 단행했으며, 남은 2,000억은 연간 투자 상한액 200억 달러를 시작으로 최대 10년에 걸쳐 분할해서 이행하기로 합의했다. 이점이 단연 눈에 띈다. 시쳇말로 돈을 강탈당해야 하는 입장이긴 하나, 이를 최대한 유예했고, 상한액을 뒀기 때문이다. 즉,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면 굳이 무시해도 무방하다고 여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미투자를 이행하면서 관세 완화도 끝내 받아냈다. 현대자동차를 위시로 미국 수출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조건이 비로소 마련했다. 우리 기업이 미국 시장에서 일측 기업과 경쟁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일본, 유럽연합 내 소재한 기업과 동일한 관세 적용을 받아내면서(약 10% 내외) 우리 측 생산품이 미국 시장에서 상대적인 비교 우위에 설 수 있게 됐다. 자동차 업계가 다시 대미 수출의 기치를 드높인다면, 동반되는 하청업체의 활기까지 고려하면 현재 우리나라에 생산기지를 둔 우리 기업의 생태가 다시금 활황을 띌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도 어느 덧 자국산 자동차를 거듭 상용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는 선진국에서 가격 경쟁을 통한 우위를 점하는 게 나을 수 있다. 이에 이번 관세 완화를 받아낸 측면은 여러모로 눈에 띄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물론, 한미 간 자유무역협정이 무위에 그친 시대를 목도하고 있으나, 그런데도 불구하고 완충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든 거은 반길 만하다.
대신 방위비 상승을 받아들였다. 대한민국의 이재명 대통령은 방위비 증액을 시사했다. 관세 문제에서 실질적인 합의점을 찾았고, 우리측의 이익을 최대한으로 방어한 만큼, 방위비 문제를 양보하긴 쉽지 않았을 것으로 사료된다. 우선, 우리의 자체 국방비 지출 상승은 예상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하자마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에 각 국의 국내총생상(GDP)의 5%까지 증액을 아주 강력하게 권고했다. 이를 고려하면, 우리도 이에 상응하는 조건을 맞춰야 할 것으로 예측된다. 방위비 중 방위비 분담금(주한미군 주둔 관련)의 규모가 얼마가 될지가 중요하다. 우리만이 미군에게 토지 임대료와 시설 사용료 모두를 받지 않는 유일한 국가인 만큼, 해당 비용의 규모는 우리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적지 않다. 더 나아가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어느 선에서 해결할 지가 여러모로 중요해 보인다.
모두가 핵추진 잠수함(이하 핵잠) 건조 여부에 이목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핵잠 건설을 미국이 반드시 용인했다고 (개인적으로는) 보기 어렵다. 한미정상회담 이후 미국의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현재는 전쟁부) 장관이 한미 국방장관회담(한미 Security Consultative Meeting)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재가했음을 거듭 확약했으나, 어느 수준인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 미국에서 생산해야 한다면, 까다로운 미 국내법 저촉을 피하기 쉽지 않다고 판단한다. 결국, 여러 제약을 알게 모르게 걸거나, 걸려야 하는 측면이 생길 수 있다. 이 부분에서 미국이 얼마나 우호적일지는 끝까지 두고봐야 한다. 하물며 이를 본 일본이 (그간의 여러 외교 행보를 보면) 가만히 있지 않을 가능성도 완전하게 배제하기 어렵다. 즉, 아직 우리가 핵잠을 건조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단, 우리나라에서 건조가 허락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는 미사일지침을 끝내 해제하는 엄청난 업적을 달성했으며, 더 나아가 자체 기술로 잠수함탄도미사일(SLBM)을 개발하는 실로 안보 및 방산 분야에서 대단한 쾌거를 이룩했다. 그 이전의 어느 행정부도 무기 개발과 사거리 확보에 이토록 열을 올렸던 정부는 단언하건데 없었다고 본다. 물론, 알려지지 않은 측면이 실로 많으나, 우리 무기가 본격적으로 개발한 것이 대내와 달리 대외에 알려지면서 우리나라에서 생산한 무기가 중간급 규모가 되는 국가에서 판매를 급증할 수 있었다. 경제 규모를 키운 인도, 전쟁 위기를 목도한 폴란드, 그 이전에 2021년에 호주가 단연 대표적이다. 이번에 핵잠의 국내 건조가 달성된다면, 1년 내 건조하는 것도 능히 노릴 법하다. 동시에 핵물질 재처리 기술(워자력 발전 관련)의 허락을 미국으로 명확하게 받아낸다면, 핵잠 건조의 속도는 좀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정리하면, 대미투자를 유연하게 받아들이되, 부분적인 이익공유와 연내 투자 상한 제한을 토대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했다. 트럼프 퇴임 이후 지출하지 않길 바란다. 동시에 관세 문제를 여느 선진국과 같은 수준으로 받아내면서 우리 기업의 수출 동력을 얻어냈다. 단, 방위비 증액을 사실상 양보했다고 봐야 한다. 물론, 중국의 국방비 지출이 거듭 점증하고 있어 우리 측에서도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측면이 있다. 단순 대북 억제가 아니라 중국의 국방력 증강에 따른 일본의 반응이 예상되는 만큼, 우리도 예산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중일에 맞서 국토 방위가 가능한 수준으로 맞출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무조건적인 양보라고 보기 어려운 부분이 병존하고 있다. 반대로, 핵잠 건조에 대한 (현재까지는 부분적인) 허락을 얻어내면서 우리 해군의 대잠능력 대처를 키워갈 여지를 마련한 점은 단연 돋보인다. 우리의 잠수함 능력 개발이 곧 미국의 부담을 덜 수 있으며, 우리가 독립적으로 핵잠 건조가 가능하면, 중국 측에 우리의 안보 문제를 부분적으로 독립시킨 부분을 강조하면 그만이다. 앞으로 이점을 거듭 부각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