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베네수엘라 공격한 이유

지극히 미국적인 결정으로 이전에도 있었던 과정

by Jason Lee
화면 캡처 2026-01-11 135713.png 놀랍지 않은 결정과 지극히 미국적인 양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공습을 명령했다. 미국은 작전을 개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베네수엘라 수도인 카라카스를 곧바로 흔들었으며,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붙잡았다. 단순 체포라고 하기에는 군이 상대 정상을 데려가는 만큼, 작전의 신속성과 정확성이 얼마나 대단했는 지 알 수 있다.


그간 베네수엘라는 미국에게 앓던 이였다. 특히 우고 차베스 정권 이후 실권자가 된 마두로 대통령은 석유 회사를 국유화하면서 국가의 부를 자신의 정권으로 결집했다. 정부라고 표현하기 힘든 이유는 실질적인 권력의 집중화를 대대적으로 택했기 때문. 차베스 정권이 넘어갈 때만 하더라도 베네수엘라가 다시금 자리를 잡을 지 관심을 모았으나, 마두로 대통령은 정권을 잡은 이후 철저하게 본인 중심으로 정치 권력은 물론 경제 정책도 만들어갔다.


공습 결정한 이유

미국이 베네수엘라 공습을 결정한 것을 두고 석유에 매몰된 결정이라고 논평하는 곳이 많다. 그도 그럴 것이 베네수엘라는 현재까지 확정된 바로 미주 최대 산유국이면서도 왠만한 매장량이 여느 산유국에 필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2020년 이전에 쉐일 유전을 발견하긴 했으나, 추후 시추와 상용화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는 만큼, 다른 국가도 아닌 미주 국가인 베네수엘라에서 석유를 제값에 공급받는다면 상당한 이익을 가져가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다 맞는 말이 아니다. 단순 석유 외에도 역내를 관리해야 하는 측면과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것이 모두 얼켜 있기 때문이다. 크게 트럼프 대통령이 이와 같은 결정을 한 이유는 석유 공급, 미측 기업 이익, 난민 문제까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석유 공급 문제다. 마두로 대통령이 정권을 잡은 직후, 석유를 국유화하기 시작했다. 정부가 관리하며 기업이 수출입에 나선다면, 여느 국가처럼 부를 창출하는 게 가능하다. 그러나 국유화하면서 마두로 대통령은 물론 본인과 관련된 이들이 부를 과점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석유 수출이 진행되면서 부를 시민들이 어느 정도 분배할 수 있는 이익이 사라졌다. 이에 미국은 제재로 베네수엘라의 수출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이와 더불어 두 번째로, 베네수엘라는 국유화한 석유를 미측 기업이 아닌 중국 기업에 러시아 기업에게 시추를 맡겼다. 미국은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미국이 제재를 건 이유도 해당 대목이 결정적이었다고 봐야 한다. 즉, 공정한(?) 경쟁이 아닌 마두로 정권이 중국과 러시아에 이익을 공유하는 면모를 보였기 때문. 이에 트럼프는 결단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던 측면이 있다.


결정적으로 트럼프 정부가 발간한 국가안보보전략에 따르면, 미주 관리를 최우선시할 의사를 내비쳤다. 물론, 먼로주의의 재림이라고 볼 수 있으나, 미국이 1862년 이후 미주 관리를 우선시한 것은 정부 성향과 별개로 꾸준히 지속되어 왔다. 그러나 트럼프는 해당 이익에 좀 더 적극적인 만큼, 공습을 결정해 베네수엘라의 정권을 몰아내는 것을 우선시한 것으로 이해된다. 그간 미국은 조지 부시, 버락 오바마, 트럼프 정부까지 타국에 공습을 자행한 바 있다. 이를 고려하면, 이번 미국의 결정이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단, 미주 국가를 공습한 것은 파나마운하와 관련해 파나마를 공격한 이후 처음으로 그간 미주 국가들이 미국의 통솔과 함께한 것이기도 한 것이다. 그러나 베네수엘라는 그간 이를 거부한 셈이니 미국 입장에서는 자국의 이익에 부합되는 만큼, 공습 감행과 함께 정권 퇴진에 나서는 내정간섭을 단행한 것이다.


셋째, 난민 문제다. 베네수엘라의 부가 정권에 철저하게 독식되면서 난민 발생이 지속적으로 야기되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베네수엘라의 무분별한 난민은 이웃인 콜롬비아에 큰 부담이 됐다. 마주하고 있는 같은 언어권 국가이기 때문. 브라질로 향하기에는 지리적으로 아마존인 데다 언어가 다르기 때문. 가뜩이나 콜롬비아도 경제적인 여건이 안온하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중남미의 부담이 점증한 셈이다. 멕시코 이남에서 가뜩이나 많은 난민이 발생해 미국 진입을 노리고 있음을 고려하면, 베네수엘라의 현재 상태가 미국에 철저하게 부담이 되는 측면이 있다. 단순 이민자를 철저하게 배격하는 정책과는 별개로 역내 안정성이 떨어지면 미 국경으로 진입하려는 이가 늘어난다. 자연스레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이를 관리한 측면도 있다. 물론, 그간 미측의 간섭 이후 국가가 제대로 자리한 곳은 한국과 일본까지 두 국가가 유일하다.


국제질서 붕괴와 미국의 이중성

결정적으로 미 정부의 행태다. 굳이 멀리까지 가지 않더라도 조지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공습,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리비아 공격, 이번 베네수엘라 진입까지 더해 미국은 그간 숱하게 다른 국가를 짓밟은 짓을 여러 차례 자행했다. 그러나 큰 차이는 질서 수립자인 미국이 적어도 질서에 맞춰 움직인 것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지키는 시늉조차 이행하지 않았다. 형식적인 절차가 무엇이 중요하냐고 따진다면 할 말이 없지만, 이라크 공격 때만 하더라도 미국이 안전보장이사회에 안건을 상정했으며, 리비아 때는 급하게라도 상임위를 열어 영국, 프랑스와 함께 표결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와 같은 일절의 행위에 나서지 않았다. 곧바로 공격을 명령했고, 개입을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질서를 수립한 미국은 역시 질서 외의 존재임을 입증함과 동시에 이제 질서를 유지하고 관리하는데 적어도 현 미 정부는 관심이 없다는 게 드러난 셈이다.


이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미국이 저지할 도의적인 명분은 사라졌다(궁극적으로 미국은 사안과 늘 별개로 접근했기에 큰 의미가 없기도 하다.). 문제는 중국이다. 러시아의 침공은 이번 공습 이전에 자행된 것이기에 전혀 다른 사안이라고 (늘 초월적인 존재였던) 미국이 강변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그럴 일은 없겠지만)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명분을 베이징에 넘겨준 것이라는 측면에서는 자유롭기 어렵다. 중국이 미국처럼 국익을 이유로 대만에 공세적인 면모를 지속한다면, 미국이 무슨 수로 대응할 수 있겠는가? 아시아 문제에 전과 같이 적극적이지 않은 면모를 보이고 있어 대만이야 말로 미국만 믿은 결과,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힐 수도 있는 여건에 봉착하게 된 셈이다. 이는 우리에게도 마찬가지다. 문화, 사상, 체제, 관계에서 특정 국가에 의존만 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 지 알 수 있다. 가뜩이나 국제사회는 냉혹한 곳이라 위협을 줄이되 최대한 우방을 두루 만드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미국은 그간 예외성을 그간 꾸준히 유지한 만큼, 아시아 문제에 대해서는 결코 머뭇하지 않을 것이다. 대만은 미국에게도 중요하기 때문. 적어도 중국의 해상 진출을 막을 전초기지라 미국 입장에서도 포기할 이유가 없다.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에 '미주 관리를 강조'하는 내용이 있다고 해서 아시아를 등한시 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역내 관리와는 별개로 이제 초강대국 역할이나 질서 유지에 최선을 다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기는 하나 이번에 베네수엘라 공습을 보면, 자원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반도체 공급을 위해서도 대만을 방조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중국이 대만을 무리하게 칠 이유가 없다. 공습론은 미국에서 공식적으로 불이 지펴진 내용이 아니다. 이를 지니차게 신봉할 필요가 없다. (아, 또 미국에서 나온 것이만 무조건 맞다고만 할 어느 집단이 있긴 한데 중국이 대만을 침공해 얻을 사안보다 당장 잃을 사안도 적잖아 결코 쉬운 사안이 아니다.) 다시 말해, 미국의 이중성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것과 저것은 늘 별개였고, 그때와 지금은 늘 달랐고, 미국의 결정을 막을 국가는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즉,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질서에 흠집에 심하게 간 것이기는 하나 질서가 봉괴될 위기에 처했다고 볼 이유는 없다.


분명한 것은 미국이 트럼프 이후 마주하게 될 청구서는 많아질 전망이다. 단기적인 이익에 골몰해 국제기구에서 탈퇴하기로 한 미국의 빈자리를 중국이 메울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 추후 들어설 미 정부가 이를 다시 복원하고자 한다고 하더라도 미국에 대한 존중은 이전과 같을 수 없다. 일전에도 언급했지만, 트럼프의 정책은 겉만 보는 누군가에게는 속시원해 보일 수는 있으나, 결국 대내 물가 상승을 종용할 수밖에 없으며, 대외적으로는 강해 보이나 장기적으로는 다른 국가에게 상당한 기회를 제공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그간 유불리에 따라 국제질서와 자유무역을 관할한 미국이 없어진 것은 분명하다. 이는 트럼프 1기를 시작으로 바이든이 좀 더 종용했다. 트럼프 2기는 불을 더 크게 붙였을 뿐이다. 마치 이번 일을 계기로 질서 변동이 야기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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