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진 유럽, 국경 폐쇄 적극 검토
유럽이 코로나바이러스 공포에 휩싸였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국경을 폐쇄하기로 했다. 유럽이 유럽연합을 통한 국경개방조약을 체결한 이후 국경 단속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코로나바이러스 전유럽에 퍼져 있다는 뜻이며, 더는 이동을 통해 야기되는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현 유럽의 조치는 늦어도 너무 늦었다. 이미 중국발 발원이 시작됐고, 세계적 확산 여지가 있었을 때 대비에 나섰어야 했다. 그러나 유럽인들은 동양인들을 혐오했을 뿐 이후 조처는 없었다. 그 사이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을 대표하는 국가들에 코로나바이러스가 만연해 있으며, 확진자들이 늘어나는 속도 또한 단연 현저하게 눈에 띈다.
이탈리아에서 이미 3,000명을 넘어섰을 때도 유럽의 대응은 형편없었다. 영국, 프랑스, 독일까지 유럽 최선진국들도 대응에 다소 미온적이었다. 이후 이탈리아발 증폭이 보다 본격화된 이후에야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담화에 나섰다. 독일도 사회적 대응에 늦은 것은 분명하다. 유럽에 있지 않은 관계로 정확한 전후본말을 파악하진 못하고 있지만, 현재 상황과 추이를 봐서는 유럽의 대응이 있었다 하더라도 지나치게 미온적이었으며, 확진자 파악 및 동선 확인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마스크 착용 등 시민들이 지켰어야 하는 기본적인 규정들은 고려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유럽은 현재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세가 가장 도드라지는 곳이 됐다.
그나마 영국은 유럽 국가들 중 상대적으로 (이마저도 한참 늦었지만) 빠르게 대처했다. 사실상 전시를 선언했으며, 각 학교의 휴교령을 내렸다. 그러나 이미 확진이 대대적으로 진행됐고, 영 정부가 확진자 수색이 어렵다는 점을 인정한 것을 고려하면, 종국적으로 초동대처가 지나치게 늦었고, 코로나바이러스 창궐 이후 유럽까지 본격적으로 퍼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유럽의 대응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영국은 그나마 섬나라로 대륙과 이격되어 있어 부담이 적다고 볼 수 있지만, 확진자가 늘어나는 속도는 결코 느리지 않다. 이탈리아가 독보적이어서 영국이 느린 것처럼 보이지만, 잠재적 확진자와 정부의 추적이 이미 손을 떠난 것을 고려하면 영국의 확진자 또한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프랑스와 독일도 여의치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최근 사태에 대해 언급하면서 주의를 요했다. 그러나 프랑스는 이탈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또한, 코로나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야기된 이탈리아 북부와 가까웠던 것을 보면, 프랑스의 대처 또한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좀 더 주도적으로 나서면서 확산 방지에 나섰어야 했지만, 오히려 태평하게 개별 활동에 나섰는가 하면 이동을 통한 전염이 도드라졌던 것으로 해석된다. 세계적인 시대에 국경과 마주하고 있는 것이 절대적인 요인이라 판단하긴 어렵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관리에 나섰어야 했으나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부분은 여러모로 뼈아프다.
이에 유럽연합도 국경폐쇄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다층적 통합체로 경제사회분야의 초국가적 국가체로 자리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통합의 상징이 국경개방조약을 통해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통칭 쉥겐협약으로 불리며 쉥겐협약국들은 쉥겐지역으로 불린다. 쉥겐지역에는 꼭 EU 회원국이 아니더라도 포함되어 있는 국가들이 있으며, 특히 소규모 국가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 사람, 상품, 자본, 서비스가 자유롭게 오가는 것이다. 즉, 여권없이 쉥겐지역 내에서 오갈 수 있으며, 사람 외에도 사람과 관련된 물자와 자본 더 나아가 서비스가 하나의 단일 국가처럼 오갈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이며 유럽통합의 상징이다.
그러나 모든 면에 장단점이 있듯, 경제통합이 발족된 이후 그리스 위기로 유럽연합이 큰 몸살에 시달렸듯, 이번 이탈리아발 코로나바이러스 증폭으로 인해 전유럽이 긴장에 놓이게 됐다. 현재 유럽에만 공식적인 확진자가 무려 9만 명을 넘어섰다. 단순 숫자가 많은 것도 문제지만 확산 속도가 그 어느 대륙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확진자 수 대비 사망률 또한 만만치 않게 높다는 점이다. 최고 수준의 사회보장제도를 구축하고 있는 국가들이 즐비한 곳이지만, 정작 전염병에서 취약한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자유로운 이동이 확산의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기 보다는 각 국의 대처 미흡이 궁극적으로 이번 사태를 막지 못한 결정적인 요인이다. 더 큰 문제는 현 상황이 유럽에게 결코 녹록치 않다는 점이며, 경제시국까지 더해 큰 불안과 불확실성이 야기도리 것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