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드러난 선진국의 민낯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미 온 지구촌이 자가격리에 들어간 셈으로 이만하면 이미 경제 위기는 고사하고 기존 구성원들의 생존을 우선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미국은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간) 확진자 수가 중국을 추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여느 국가 못지 않게 빠르게 확진자를 찾아내고 있으며, 이로 인해 확진자가 대폭 늘어나고 있다. 이미 유럽에서 확진자가 증폭됐을 때, 기저에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들이 많았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좀 더 안일했던 태도와 시민들의 의식 결여가 이와 같은 결과를 나았다.
단순 중국의 통계에 의문을 품을 여지는 충분하다. 그러나 공식적으로라도 미국이 중국의 확진자 수를 넘어섰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미 코로나바이러스가 유럽을 거쳐 미국으로 대대적인 확산이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전혀 대응책을 내놓지 못했다는 점이다. 감염병은 고대 시절 신의 영역으로 인간이 해석했다면, 근대 국가가 도래한 이후에는 가급적 국가적 역량과 사회의 대응에 따라 감염병 관리의 성패가 귀결되곤 한다. 그러나 미국은 유럽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쑥대밭이 되는 와중에도 다소 안일하게 대처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즉, 앞서 언급한 국가의 관리가 다소 허술했던 셈이다.
중국이 권위주의 체제 국가로 확산 이후 봉쇄를 통하 관리에 잘 나선 것은 고무적인다 최초 발원지로서의 책임을 피하긴 어렵다. 반면, 미국은 세계 최대 경제대국으로 시장 유지를 위해 그간 코로나 확산에 대해 알고 있으면서도 대수롭지 않은 듯 대했다. 주식시장을 필두로 시장에 영향을 받을 경우, 오롯하게 미국 경제가 이를 받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유럽에서 확산이 도드라질 때 "미국은 큰 이상이 없고, 잘 지나가고 있다"면서 오히려 기업들의 전수 조사 결정에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미국은 안전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탈리아보다 빠른 속도로 확진자들이 늘어났다. 미 사회 곳곳에 전염된 이들이 많았으며, 이로 인해 미 사회가 일거에 중단된 결과를 야기했다. 최초 50인 이상 운집을 금했으며, 이후 국가비상상태를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국외여행 금지령을 내렸으나 이미 다소 늦은 조처였다. 미국은 유럽 내 각 국들과 달리 큰 국가로 인구나 규모 대비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유럽식 기준으로 본다면, 오히려 주별로 확진자 추이를 파악하는 것이 좀 더 확실하게 바라볼 수 있다. 그러나 어느 시민이 미국을 50개의 개별 국가로 보겠는가. 결국, 미 연방정부가 이번 사태를 얼마나 안일하게 대처했는지, 또, 초동대처가 얼마나 늦었는지 잘 알 수 있다.
서양 사회는 대한민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증폭됐을 때만 하더라도 우려 섞인 시선을 보냈다. 그러나 정작 현실은 달랐다. 한국이 민주 국가들 가운데 가장 확실하게 바이러스 확산을 제어하고 있는 반면, 그토록 자부심이 넘치다 못해 오만한 서양사회는 이번 사안을 대처할 모든 기회를 놓쳤다. 중국발 발원과 한국발 증폭이 있는 동안 충분히 대처할 수 있었으며, 상황을 관망할 여지를 갖고 있었다. 이미 세계화된 사회에서 큰 의미가 없다고 할 수도 있었겠지만, 한국이 대처해 나간 것을 보면, 적어도 자신감 넘쳐하던 서양이라면 오히려 확실하게 바이러스를 붙잡을 수 있는 여력은 충분했다.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 것은 불분명했겠지만, 적어도 유럽 각 국 기준으로 4~5,000명 내외로 막았어야 했다.
그러나 결과는 처참했다. 유럽발 확산 이후,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으며, 독일의 안젤라 메르켈 총리는 더 나아가 "2차 대전 이후 가장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면서 경종을 울렸다. 이는 약과에 불과했다. 메르켈 총리에 이어 최근 존슨 총리마저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부인의 확진으로 인해 자가 격리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이 밖에도 네덜란드 총리는 이미 코로나바이러스에 항복을 선언했으며, 많은 서방 국가들이 이번 바이러스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유럽이 쑥대밭이 되는 동안에도 미국은 일정한 시간을 유지할 수 있었으나, 이마저도 제대로 잡아내지 못했다. 급기야 유럽, 호주, 미국까지 큰 사회적 혼란이 야기되고 말았다.
이번 코로나 확산을 통해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서양의 오만'이 만천하에 명명백백하게 드러났다는 점이다. 감염 전염병이 확산되는 동안 인종차별로 일괄하기 바빴으며, 사회적 대응과 시민의식 결여는 오히려 동방보다 훨씬 더 미비했으며, 저조했다. 중국과 한국이 나름의 방식으로 확산 방지에 초국가적 능력을 발휘한 것에 비하면 서양은 그저 지나가는 감기즈음으로 생각한 것이나 다르지 않았다. 그 결과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수라는 성적표(?)를 통해 보면, 한국의 위기대응 관리와 서방의 능력이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드러났으며, 이는 곧 정부의 역량과 함께 시민사회의 정돈된 의식이라고 해도 무방하다(물론, 어느 나라에도 특정 번호와 그 번호가 속한 집단, 그 와중에도 행사에 나선 특정 종교 집단 등, 해악을 끼친 이들도 많다).
뒤늦게 서방사회를 비롯한 많은 각 국 정상들이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유선 정상회담을 통해 코로나바이러스의 사회적 대응방안과 정부의 역량발휘에 대해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G-20 정상회담도 화상으로 진행된 가운데 (특정 국가의 언론을 제외한) 많은 굴지의 언론들이 문 대통령이 화상회담에 나서는 장면을 기사의 사진으로 내세웠다. 특정 집단에서 야기된 대증폭으로 인해 한국도 2020년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이 확정된 가운데 국가 외적으로 받는 관심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만은, 반대로 서방사회를 비롯한 타국이 받은 충격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약하다 할 수 있어 일어난 위기를 최대한 빨리 극복해 나가는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다른 집단의 불행을 보고 마냥 기뻐하자는 뜻이 아니다. 동시에 다른 이의 불행을 보고 나의 안위에 대한 감사조차 할 줄 모르는 이는 배움과 개선의 여지가 없다는 말은 익히 알려진 나름 유명한 말이다. 이번 코로나 확산으로 통해 우리가 배울 점은 무엇이고, 또 우리가 지니고 있는 강점이 무엇인지 확실하 알아 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적으로나 초국가적으로 대책 마련은 여전히 어려우며, 바이러스가 최종 퇴치된 이후에야 경제 상황을 좀 더 의미 있게 진단할 수 있는 만큼, 섣부른 방심은 당연히 금물이다.
뿐만 아니라 아직도 최소 2주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에 나서자는 정부의 권고를 가벼운 지저귐즈음으로 해석하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거리두기를 통해 확산세가 누그러진다면, 이후 일상생활로 서서히 복귀해다 되겠다는 뜻일 테다. 그러니 이번 거리두기 기간 동안 최대한 확진 사례를 막아내기 위해서는 일단 권고사항을 최대한 따를 필요가 있다. 이 시국에도 '나 하나즈음은 괜찮겠지'부터 '이제 끝났다'는 판단의 결과를 우리는 이미, 우리를 괄시하고 멸시했던 집단들을 보며 확실하게 배울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