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끝난 비핵화 협상

쉽지 않은 되돌리기

by Jason Lee
캡처 (1).png 선언적 의미의 한계

(개인적으로는) 북미 간의 비핵화 협상이 사실상 끝났거나 더는 개선 여지가 없는 것으로 이해된다. 적어도 2019년에는 더 특별한 상황이 다져질 이유는 전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에 워낙에 잦은 만남이 있어 2019년에는 마치 아무 일이 없었던 것 같지만, 지난 2019년에 한반도에서 북미정상회담과 남북미 정상회동이 열린 것을 감안하면, 금년에도 극적인 상황이 연출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정상회담 이후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작년과 금년에 걸쳐 북미 정상이 조우할 수 있었던 것은 실무진의 협상을 일정부분 배제한 결과다. 여느 정상회담에서는 실무진이 먼저 협상을 통해 안건을 마무리하고 양 정상이 서명을 하거나 합의하는 형식이다. 그러나 북미정상회담은 시간이 상대적으로 촉박한데다 양 측의 이견이 적지 않은 점을, 반대 수순을 통해 채워가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정상 간의 관계가 양호한 것과는 별개로 실무진에서 협상이 좀처럼 진행되지 않고 있다.


판문점 회동 이후 북미 실무진이 마주하긴 했으나 이견 차는 여전했다. 이후 접촉한 것은 공식적으로 알려진 바 없다(물밑에서 협상하고 있을 수는 있으나 현재로서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오히려 북한에서 다소 쫓기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간이 없으니 어떤 포럼에 나와서 "기회의 장이 닫히고 있다"고 말하면서 미사일을 쏘아 올리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약한데서 오는 무력시위에 불과하다. 즉, 시간은 북한의 편이 아니라는 것이 거듭 확정되어 가고 있다.


미국이 협상의 태도를 바꾼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북한이 미국과 협상하지 않고서는 비핵화에 다가설 수 없다. 결국 비핵화 실패는 경제 파탄을 뜻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북한이 무너질 경우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 역내 국가들의 긴장과 부담이 커질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미국도 무조건적인 김씨 체제의 종말을 바랄 확률은 그리 높다고 점치기 어렵다. 그러니 미국으로서도 현상유지를 바라거나 협상에 나설 필요가 있다. 그러나 미국이 지금의 입장을 고수할 경우 비핵화가 진척을 거둬들이긴 더욱 어려워 보인다.


문제는 북한의 태도다. 대한민국을 향해 마치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듯한 행동을 하고 있다. 여태껏 한국이 중재하지 않았다면, 북한은 김정일 때의 고통스러운 시간만 보냈을 것이 유력하다. 그러나 지금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야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국을 비난한다면, 북한의 목적은 명확하다. 시간이 급박하며 경제적으로 여건이 만만치 않다는 뜻이다. 그러면서도 자존심을 내세우면서 한국의 쌀을 수용하지 않는 등의 태도를 보면, 궁극적으로 존심만 강한 척하는 개선의 여지가 없는 이 밖에 되지 않는 다는 것이다.


결국 한국이 개입이 되어 있던 없던 간에 북미 간 협상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상황은 악화일로의 길로 거듭나는 수밖에 없다. 한국 정부도 이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 여태껏 문재인 대통령의 개인기와 평창 올림픽을 발판으로 지금의 상황까지 야기했다. 그러나 북한이 다시금 이전과 같은 태도를 고집만 한다면, 한국으로서도 선택을 해야 한다. 전쟁을 벌이자는 것이 아니라 북한에게 할 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기회가 어렵게 만들어진 부분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나) 북한에게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국민으로서 납득하기 쉽지 않다.


현 시국을 보면 연내 다시 북미정상이 조우하긴 어려우며 실무진이 1차적인 가벼운 문턱조차 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지난 2차 북미정상회담 때 영변핵시설에 대한 해석을 두고 아직도 양 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북한이 안보적으로 미국과 척을 지고 있어 핵을 만든 것이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무리한 선택의 결과가 더욱 북한 주민들을 힘들에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지도 체제의 무능과 노동당과 군부의 협상력 부재가 지금의 북한경제를 야기시켰다는 것이다.

(2019. 11. 10 작성)

keyword
작가의 이전글코로나와 브렉시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