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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증폭된 미중관계

한국에게 도래한 엄중한 상황

by Jason Lee
file-20200511-49584-15m1yvr.jpg 시작에 불과한 악수

2020년 초에 미국과 중국은 잠정적 양국 간 무역의 관세 합의에 성공했다. 중국의 류허 부총리가 백악관을 찾아 미중 양국 간 관세 정리에 잠정 합의했다. 영구적인 합의는 아니지만, 미국이 원한 것을 얻어냈고 중국도 더는 한 수 물리는 선에서 더 이상의 양보는 없기로 하면서 합의에 나섰다.


그러나 이내 2월 한국, 3월 유럽, 4월 미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대유행에 접어들었다. 한국발 확산이 진행될 때만 하더라도 미중 관계가 이토록 얼어붙을 것이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유럽발 대확산을 지나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오면서 미국이 화살을 본격적으로 중국에게 쏘아붙였다. 게다가 미국에서만 100만 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것을 넘어 현재 약 140만 명까지 늘어나 있어 미 사회가 중국에 대한 강한 반발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렘데시에르 발언과 체내 투약을 언급하면서 여론으로부터 대대적인 물매를 받았다. 그러나 중국발 창궐을 제시하면서 프레임을 바꾸는데 성공했다. 미국인들 모두가 세계화된 관점을 갖고 있지 않으며, 대부분은 자유무역은 고사하고 오히려 꽉 막힌 사람들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과 최근 안건이 확실하게 바뀐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어느 나라에서는 미국인이라면 마치 많이 안다고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대로 정국은 일정 부분 바뀌었다.


꼭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지 않았더라도 코로나바이러스가 야기됐기 때문에 중국은 서방사회를 비롯한 많은 국가들의 지탄을 받기 쉬웠다. 더군다나 사과는 커녕 여전히 강경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다수의 국가들이 중국과의 무역을 통해 경제가 유지되는 부분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중국에 선뜻 비난을 일삼기 쉽지 않다. 무엇보다 국제화된 지금 전염병에 대해 천편일률적으로 대하는 것은 실질적으로도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 이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이 잘 막앗으면 무사할 수 있었다. 시간도 많았다. 그러나 초동 대처가 미흡했고, 미 사회 전역에서 안일하게 대하면서 유행을 피하지 못했다.


그러나 중국과 시진핑 주석의 태도에 유일하게 세게 말할 수 있는 이가 바로 미국이다. 그 중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은 여러 차례 중국에서 전염병이 야기됐음을 강조했다. 정국 돌파를 위해 이만한 먹잇감이 없었을 터. 게다가 중국이 고자세를 유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기 좋은 상홍이 만들어졌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보다 공세적인 어조로 이번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왔음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심지어 이번 코로나 정국이 최종 종결된 이후 미국이 중국에 어떤 보복(?)을 가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이를 두고 국제사회에 대한 조예가 깊은 뇌과학자인 김대식 교수(한국과학기술원)는 코로나로 인해 미중관계의 이른바 신냉전 구도가 보다 압축되어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로나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미중이 관세 부분을 합의하면서 서열을 확실하게 했다. 그러나 중국이 어쨌거나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책임지지 못하는 말들을 쏟아내고 있는 데다 미국의 국내정치적 특성을 고려하면, 이에 상응하는 조치가 뒤따를 가능성이 많다. 이럴 경우 미소 냉전처럼 편가르기에 보다 확실하게 나서게 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 김 교수의 의견이다.


즉, 한국에 다가오는 상황은 엄중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김 교수의 말에 대부분 동감하면서 한국에 오는 상황에 대해서는 완전 동의가 어렵다. 미국이 막상 한국이 중국과 교역에 나서는 것을 대대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 오히려 동맹국인 것을 고려하면 한국이 잘 되는 것이 미국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를 고려하면, 오히려 미국이 한국을 가만히 둘 수도 있다. 물론 공개적으로는 한국의 역할에 의구심을 제시할 수는 있으나, 미국도 동맹국으로서 한국을 버릴 수 없는 것을 고려하면, 한국이 지금처럼 여전히 중간에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김 교수는 세계대전 이후 냉전이 심해졌듯이, 코로나 이후 미중 냉전기가 보다 본격적으로 도래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를 보면, 남북관계를 비롯해 오히려 20세기 이전과 같은 국제질서가 도래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실제로 코로나 종식 이후 미국이 중국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이른 바 줄서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중국은 코로나 정국에서 실질적인 타격이 서양에 비해 적은 것을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예고(?)처럼 얼마나 공격적으로 임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잠정 합의를 뒤로 하고 다른 부분의 관세 부과를 비롯하여 중국 압박이 더 거세질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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