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산불

주 역사상 역대 최고 규모의 화마

by Jason Lee
캡처.PNG from Golden State to Fire State

미 최대 주인 캘리포니아에서 또 산불이 발발했다. 어느 덧 2주 이상 진화에 나서지 못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발화된 산불로도 캘리포니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산불로 확정됐다. 이로 인해 캘리포니아는 물론 인접 주의 기후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연운의 영향으로 온 세상이 붉게 물들었다. 시야에 보일 정도로 주홍 빛이 역력하며, 그만큼 얼마나 많은 지역이 불에 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물론 북쪽에 인접한 오리건주는 이에 따른 비상대책을 강구하고 있으며, 오리건 위에 자리한 워싱턴주까지 산불의 반사이익으로 인해 붉은 색이 보일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해마다 산불에서 자유롭지 못한 캘리포니아였지만, 이번 산불은 규모 면에서 이전과 달리 압도적인 만큼, 인접 주의 지원을 받더라도 제대로 진화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규모가 워낙에 크다보니 각종 장비로 진화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나마 산불 확산 방지를 위해 맞불을 놓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으나 이미 워낙에 많은 곳이 화마에 휩싸여 있어 맞불 작전을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며, 엄청난 산지와 임야를 넘어 이미 민가에도 피해가 막대한 만큼, 실질적으로 맞불을 통한 더 이상의 확산 방지도 어렵다고 봐야한다. 이미 만 3주 전에 산불이 시작됐을 때도 엄청났던 만큼, 캘리포니아주정부는 다른 국가인 캐나다와 호주에 지원 요청을 하기도 했다. 엄밀히 미 연방정부에 지원을 요청해야 하나, 보고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이며, 한편으로는 캘리포니아주와 미 연방정부가 사이가 좋지 않은 것도 암묵적으로는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유추된다(캘리포니아는 대표적인 민주당주로,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이후 행보에 끝까지 반대한 주이기도 하다.). 또한, 인접 주의 경제력이 여의치 않은 부분도 간과할 수 없다. 캘리포니아는 웬만한 선진국보다 탁월한 경제력을 자랑하고 있어 오히려 국가 단위로 요청해 보다 빨리 산불 진화에 나서길 바랐던 것으로 짐작된다.


사실상 화마가 발생한 이후 3주 째 온주가 들불에 휩싸여 있으며, 불이 옮겨 다닌 탓인지 북쪽 지역 외에도 중부 지방에서도 산불이 발견되는 등 민간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이미 많은 시민들이 주거시설을 잃었으며, 농작물 피해와 여타 피해까지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추정이 어려우며, 아직 산불이 제대로 진압은 고사하고 꺼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8년에도 수 개월 간 산불 진화에 애를 먹었던 캘리포니아는 이번 산불로 인해 최근 들어 해마다 산불로 인한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캘리포니아는 이전에도 산불이 많은 주로 손꼽혔다. 벼락이나 급작스런 건조현상으로 인해 산불이 야기되기도 하는 등 원인 불명의 산불이 야기되곤 했다. 그러나 이번 산불은 현재 파악된 바에 따르면, 민간에서 야기된 것으로 보인다. 축제 활동으로 인해 불이 옮겨 붙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캘리포니아는 미 50개 주 가운데 가장 큰 경제력을 자랑하고 있다. 당장 독립하더라도 지구촌에서 최선진국가로 군림할 수 있을 정도로 탄탄한 경제력을 자랑하고 있다. 물론 국방과 외교를 연방정부에서 전담하고 있는 탓에, 독립한다면 상당한 국력 손실이 예상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될 당시 미 연방 탈퇴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주내에 있었을 정도로 상당히 진보적인 정치 성향을 띄고 있다. 미 서부 개척시대에 금광이 발견되면서 골든스테이트라는 별칭을 얻은 캘리포니아는 따뜻한 기후와 태평양을 끼고 있는 해안가에 자리하고 있어 미국 국민들 상당수가 기거하고 싶어 하는 주로 떠올라 있다. 여기에 주정부의 탄탄한 경제력과 잘 다져진 체계로 인해 미국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고 있다. 미 하원 의원 수만 보더라도 해당 주의 위치와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으며, 캘리포니아는 텍사스와 함께 가자아 많은 하원 의원 수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산불로 기후변화도 당연히 피할 수 없게 됐다. 일예로 호주 산불로 인해 동아프리카에 홍수가 야기됐으며, 금년 여름에 발발한 시베리아 산불로 인해 한반도에 집중호우가 무려 40일 동안 이어졌다. 연운으로 인해 기단 이동이 여의치 않음은 물론, 오히려 비 구름이 이동하지 못하게 되면서 산불이 야기된 주변 지대에 엄청난 호우가 집중될 수 있다. 즉, 캘리포니아 화마로 인해 야기된 연기 구름으로 인해 오리건, 애리조나, 아이다호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짐작된다. 아직 다른 주에 집중 호우가 이어지진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산불로 인한 피해 외에도 다른 호우 문제까지 야기될 수 있는 부분은 큰 우려다. 반대로 호주 산불과 시베리아 산불로 인한 피해는 정작 다른 국가가 받았지만, 이번 산불로 인한 피해는 어김없이 미국에 이어질 수 있어, 미국의 피해는 더 커질 전망이다. 하물며, 미국은 아직 코로나바이러스 관리도 원활하지 않은 가운데 산불까지 더해지면서 이중, 삼중고의 피해가 더해진 셈이다.


게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를 필두로 주정부가 심혈을 기울이고있지만, 커지고 있는 산불과 늘어나고 있는 피해 탓에 주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더군다나, 놀랍게도, 캘리포니아주에는 전미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봄에서 여름을 지날 때만 하더라도 뉴욕주와 뉴저지주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왔으나, 정작 여름을 지나면서 미 북동부가 안정화된 사이 정작 캘리포니아에서는 꾸준히 확진 사례가 늘었다. 전미에서 현재 약 650만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가운데 캘리포니아주에서만 754,00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이중 14,143명이 유명을 달리했다. 그나마 8월 중순부터 확진자 증가 폭이 크게 줄어들고 있어 코로나바이러스에서는 일정 부분 안정기를 회복했으나, 산불로 인한 피해가 누적되면서 크게 곤궁한 상황이다. 캘리포니아가 이번 사태를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되는 가운데 하루 속히 산불이 진화되길 거듭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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