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UAE-바레인 국교 수립

종언을 앞둔 이슬람교와 유대교의 정치적 반목

by Jason Lee
캡처.PNG 역사적인 순간

서아시아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 아랍에미레이트, 바레인과의 협정을 중재하면서 서아시아에 평화를 몰고 왔다. 서아시아를 구성하고 있는 두 종교인 이슬람교와 유대교와의 장벽이 일정 부분 허물어졌다. 이미 미국은 이스라엘과 아렙에미레이트의 조약을 중재한 바 있다. 여기에 바레인까지 가세해 국교를 수립하기로 했으며, 이로 인해 아라비아반도와 이스라엘의 장벽이 본격적으로 허물어졌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협약 체결을 통해 서아시아에 새로운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의 벤자민 네타나휴 총리는 아랍어로 인사를 알리면서 이슬람교(그 중에서 수니파) 국가와도 정상 외교 관계를 구축했음을 공표했다.


아라비아반도에 위치한 아랍에미레이트와 바레인은 큰 국가는 아니다. 하지만, 산유국으로 많은 유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서아시아 질서를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국교를 맺은 것은 아니지만, 사우디와 궤를 같이 하는 국가들과 외교 관계를 수립하면서 부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간 이스라엘은 서방과의 교역에만 주로 나섰으며, 유류 확보도 다른 루트를 거쳐야 했다. 그러나 사우디와 바레인과의 외교를 통해 경제력을 넓힐 기회를 얻었다. 무엇보다, 이번 협정으로 인해 이스라엘은 그간 유대교와 이스라엘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일정 부분 덜어냈다. 물론, 이스라엘의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이번 협정에 긍정적일지는 의문이지만, 대외적 이미지 개선과 서아시아와 외교, 통상에 나서는 것만으로도 지구촌에 시사하는 바는 많다.


아랍에미레이트와 바레인은 상징적 이권을 누렸다. 굳이, 이스라엘과 국교를 수립함에 따라 얻는 실익은 그리 많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다. 그간 종교적 대립의 종식을 알린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반대로, 유대계 자본의 투자를 받고, 이를 통해 석유 사업의 다양화를 추진할 수 있는 부분도 간과하긴 어렵다. 정치적으로는 추후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수교까지 이어질지는 의문이지만, UAE와 바레인이 유대교와 이슬람교의 외교적 중간지대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사우디를 필두로 수니파 집단이 외교적 리스크를 일정 부분 줄인 부분은 긍정적이다. 이는 곧, 시아파와의 대결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미국은 이번 수교 중재를 통해 보다 많은 실익을 얻었다. 일단 그간, 미국이 서아시아의 이권에만 개입한다는 것을 넘어서 정치적으로 수권 국가다운 면모를 뽐냈다. 실익으로는 수니파와 유대교가 미국 편으로 규합하면서 이란으로 향하는 정치경제적 대립을 극대화시켰다. 이는 중국과의 관계를 설정하는데도 큰 반사이익을 얻을 전망이다. 수니와 시아의 대결을 통해, 이권을 극대화할 전망이다. 이미 동아시아에서 중국, 서아시아에서 이란을 주적으로 두면서 주변국들 확보에 나선 셈이다. 동시에 이란핵협정(JCPOA)에서 탈퇴하면서 얻은 리스크를 유대교와 수니파의 부분적인 외교 결집을 통해 서아시아의 판도를 보다 미국에 유리한 국면으로 설정했다.


이번 외교 관계 구축을 통해 서아시아 질서가 수니파와 유대교가 힘을 합친 꼴로 미국이 설정한 주적에 대한 압박이 보다 명확해졌다. 이번 외교 수립으로 이란은 큰 손해를 입은 셈이다. 가뜩이나 미국이 주도하는 제재로 인해 무역이 쉽지 않고,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사회가 사실상 붕괴지경에 이르렀다. 여기에 수니파와 유대교가 머리를 맞댄 꼴이니 외교적 부담까지 증폭됐다. 팔레스타인도 더 고립을 피하지 못했다. 이스라엘의 윤리적이지 못한 핍박에서 자유롭지 못한 팔레스타인은 이번 협정의 또 다른 피해자가 됐다. 서아시아 정세가 혼돈 속에서 이제 피아를 확실하게 식별하는 곳으로 느리지만, 더디게 변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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