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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연관된 국경분쟁

중국이 제시하는 포용성의 민낯

by Jason Lee
캡처.PNG 중국이 연관된 국경분쟁

중국은 지구촌에서 세 번째로 넓은 영토를 자랑하고 있으며, 아시아에서 가장 큰 영토를 지닌 국가다. 지리상의 이점으로 중심지가 동북아시아에 치중되어 있어 동북아시아에서는 단연 독보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고대부터 모든 문화와 제도의 중심지였으며, 중국과 가까운 국가는 상대적으로 발전에 유리했다. 그러나, 반대로, 중국과 가까웠기에 때문에 제대로 복종하지 안으면 곧바로 굴종할 수밖에 없었으며, 중국 근처에서 오롯하게 생존하는 것은 선진성을 갖는 것과는 또 다른 문제다. 그런 중국이 청나라 때 대거 영토를 넓혔고, 이후 공산당이 국민당을 밀어내고 대륙의 패권을 쟁취하면서 중국은 인접 국가와 흡사 필연적인 마찰을 자행했다. 현존하는 국가들 중 가장 많은 국가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은 동북아시아,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아시아에서 서아시아를 제외한 모든 하위 지역의 국가와 마주하고 있는 셈이다. 그만큼 방대한 영토를 자랑하고 있으며, 대륙의 국경은 러시아를 제외하고 가장 길 정도로 엄청난 길이를 자랑한다.


국가별 단위로 보면 17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놀랍게도, 이들 모두와 국경 분쟁내지는 마찰을 빚었으며, 아직도 해당 사안들은 전혀 매듭지어지지 않았다. 역내외를 통틀어 가장 큰 영토를 자랑하는 국가로 손에 꼽힘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분쟁지역 영유를 주장해 인접한 국가가 해당 지역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거나 준분쟁화되길 바라고 있다. 즉, 내가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면 타인의 손에 주고 싶지 않다고 봐야 한다. 대표적으로 몽골, 인도, 미얀마, 라오스와 육상 국경을 두고 다투고 있으며, 해상으로는 동중국해부터 남중국해까지 폭넓게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잠재적 해상 영토로 필리핀 이동지역과 뉴기니섬까지 이어지는 선(중국에서는 제 2도련선으로 명명)까지 잠재적 중국 영토임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나, 시진핑 총서기가 국가주석으로 부임한 이후에는 영토분쟁이 보다 더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이웃국가와의 관계는 상당히 양호하지 못했다.


한국도 현재 중국과 황해의 어업권, 이어도의 영유권을 두고 중국과 잠재적 마찰을 빚고 있다고 봐야 한다. 냉정하게 기존 영해를 고려하면 중국의 황해의 어업권 주장(혹은 어부들의 무단침입)은 국제법에 어긋나 있는 경우다. 반대로 북한이라는 불필요한 변수가 한중 양국 사이의 완충지대로 남아 있어 실상 한국이 받는 압박은 여느 접경지역에 비하면 유한 편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은 이미 백두산 국경문제를 친중적으로 해결했다. 사실, 백두산을 중국을 지나 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분쟁이 종식됐음을 의미한다. TV에서 감동을 어설프게 조장하는 척 하는 예능이 걸핏하면 백두산을 민족의 명산이라고 표현하며 중국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것을 불편하게 본 바 있는 데, 이를 고려하면 훗날 백두산이 다시 우리의 품으로 돌아올 일은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넘어 파라셀군도와 스프래틀리군도를 인공섬으로 둔갑시킨 점과 국제법의 적용이 온전치 않음을 활용해 끝까지 영유권을 강조하고 있으며, 인공화로 인해 이제는 실질적으로 중국의 영토로 복속됐다고 봐야 한다. 이 점을 고려하면 한국도 종국적으로는 중국의 이와 같은 태도를 인지하고 추후 대처할 여지를 마련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황해와 동중국해에 인공화를 시도하긴 어려우나, 일본과 사실상 분쟁휴전 중인 센가쿠/다오위섬까지 고려하면 중국의 이른 바 영토분쟁지역을 자국화하는 팽창을 언제 다시 재개할 지에 촉각이 곤두서 있다. 현재 센가쿠는 대만과 일본이 충돌하고 있다. 그러나 대만은 이 부분에 일본에 적대적이면서도 이를 제외한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포용적이다. 역으로, 분쟁이 없는 한국에 여전히 국교 취소에 따란 악감정이 사회 여기저기 남아 있는, 이중적 잣대가 없지 않다.


그나마, 미중무역분쟁으로 인해 국제관계가 불안해 진 중국은 역내 국가들과 일정 부분 타협에 나섰다. 한국에 사드배치로 야기된 무역제재를 서서히 해제했으며, 몽골과 동남아 국가들과의 관계도 소원해진 부분을 푸는데 주력했다. 몽골과 동남아는 중국이 일대일로 구상을 펼치는데 중요한 지역인 만큼, 중국이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나 동남아와는 아세안+3를 통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을 체결해야 하는 등 역내 통상환경 주도를 위한 산적된 과제를 위해 영토 분쟁을 적극 거론하지 않은 측면을 간과할 수 없다. 반대로 중국이 훗날 특정 시기에 영토분쟁을 다시 꺼내들 수도 있으며,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국가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제 자본력까지 갖춘 막강한 경제대국인 만큼, 이전처럼 중국의 적극적인 확장에 대처가 쉽지 않다. 이에 역으로 미국과의 관계를 적극 추진하는 것이 역내 국가들이 처한 현실이다.


중국이 제기하고 있는 영토분쟁 중 가장 큰 곳은 인도, 파키스탄 쪽의 남아시아 부분이다. 우선 방글라데시와 인접한 인도 영토는 중국이 자칫 인도 동북부의 뇌관을 끊을 수 있다. 도클람(Doklam)은 중국과 부탄이 부딪히는 곳이나 인도가 가만히 있을 수 없다. 만약 부탄이 해당 영토를 놓친다면, 인도는 중국의 시야에서 동북부와 본토가 끊어질 수 있는 위협에 놓이게 된다. 부탄과 네팔도 중국의 이른 바 적극적인 확장을 견제해야 하나 뚜렷한 해법이 없다. 아시아에서도 빈곤한 국가로 분류되는 이곳은 이상적으로 포장되어 행복한 국가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국가의 규모가 작고 역량이 부족해 중국의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인도가 전부다. 마침, 인도도 중국과 분쟁을 겪고 있어서 우군이 될 법하다. 하지만, 중국도 이들을 상대적으로 온화하게 대하고 있어 외교노선을 정하기 쉽지 않고, 중립을 통한 이권 유지에 힘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카슈미르와 악사이친은 더 중요하다. 카슈미르는 대개 인도와 파키스탄이 대립하고 있는 곳으로 알고 있으나, 빠지지 않는 중국이 어김없이 중국 몫을 주장하고 있으며, 이미 중국 영토인 악사이친은 인도가 자국의 영토임을 주장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중국과 인도는 늘 대립각을 세우는 가운데 파키스탄이 최근 일대일로에 편승하면서 중국과 손을 잡게 되면서 인도가 역내 외교에서 고립될 상황에 처하게 됐다. 중국과 파키스탄 협력은 곧 파키스탄의 내부 발전과 중국의 인도양 진출 노선 확보라는 측면에서 양국의 이익이 교차되나 인도 입장에서는 중국이 인도양으로 곧장 진출하게 될 경우 안보에서 부담이 점증하게 된다. 이에 인도는 우방인 미국과 보다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파키스탄을 경유하는 중국의 진출을 막고자 하고 있으나 이미 중국-파키스탄 경제통로(China-Pakistan Economic Corridor)는 착공한 지 오래됐으며, 완공될 경우 인도가 안게 되는 지정학적 리스크는 이전보다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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