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겨진 나

by 또바기

시간은 나에게 흔적을 남겼다. 상처, 기억, 깨달음, 성장. 그 모든 것이 나를 새겼다. 나는 이제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하지만 동시에, 여전히 나다.
과거의 나를 보면, 낯설다. 저렇게 순진했나, 저렇게 약했나, 저렇게 몰랐나. 하지만 그 나도 나였다.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그 모든 나가 필요했다. 과거의 나가 없었다면, 지금의 내가 없다.
스물다섯 살의 나는 세상을 몰랐다. 순진했고, 이상적이었고, 쉽게 상처받았다. 그 나를 보면 안쓰럽다. 하지만 그 나의 순수함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순진함 속에서 배웠고, 상처 속에서 성장했다.
스물여덟 살의 나는 방황했다. 길을 잃었고, 방향을 몰랐고, 나 자신을 찾지 못했다. 그 나를 보면 답답하다. 하지만 그 방황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헤매는 과정에서 길을 발견했고, 길을 잃은 경험이 지금의 확신을 만들었다.
서른 살의 나는 결단했다. 변화를 선택했고, 새로운 시작을 했고, 과거와 작별했다. 그 나를 보면 대견하다. 그 용기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결단의 순간들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시간이 새긴 나는 완벽하지 않다. 상처도 있고, 부족함도 있고, 여전히 배워가는 중이다. 하지만 그게 나다. 완벽하지 않기에 인간이고, 부족하기에 성장한다. 완성되지 않았기에, 아직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도 시간은 나를 계속 새길 것이다. 새로운 경험, 새로운 관계, 새로운 도전. 그 모든 것이 나를 조금씩 바꿀 것이다. 하지만 변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변화가 나를 만들기 때문에. 변화가 삶이기 때문에.
시간이 남긴 흔적을 나는 지우지 않는다. 상처도, 실패도, 후회도. 그것들이 모두 나를 만들었다. 아픈 기억도 나의 일부고, 힘들었던 시간도 나의 이야기다. 흔적을 지우면, 나를 지우는 것이다.
새겨진 나를 나는 사랑한다. 완벽하지 않지만, 진실하다. 아름답지 않지만, 의미 있다.

특별하지 않지만, 유일하다. 이 세상에 나 같은 사람은 없다. 시간이 새긴 흔적은 나만의 것이다.
서른한 살인 지금, 나는 거울을 본다. 그 안에 새겨진 나를 본다. 웃음 주름, 고민의 흔적, 시간이 남긴 자국들. 예전에는 감추고 싶었지만, 이제는 자랑스럽다. 이것이 내가 살아온 증거니까.
살아낸 시간, 새겨진 나. 이게 내 이야기다. 완벽하지 않지만 진실하고, 아름답지 않지만 의미 있고, 특별하지 않지만 유일한 이야기. 나는 오늘도 살아가고, 시간은 오늘도 나를 새긴다. 그렇게 나는 계속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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