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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상수 Apr 23. 2017

개발자인 듯 개발자 아닌 개발자 같은

Zapier를 사용하여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마법을 부려보자

나는 개발자가 아니다. 

현재 IT팀 소속이고 주로 시스템 운영을 하고 있지만 직접 개발을 할 일은 많지 않다. 하지만 일을 할 때 효율적으로 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며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은 가급적 자동화하려고 노력한다. 이 글을 통해 그동안 내가 해왔던 자동화에 대한 시행착오에 대해서 나누고 Zapier라는 마법 같은 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Zapier를 사용하면 개발자가 아니어도 업무를 자동화하여 마치 개발자인 것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클라우드 시대

2000년대 중반 '클라우드'라는 IT 용어가 등장했다. 지금도 클라우드의 개념이 생소한 분들도 있겠지만 IT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클라우드라는 단어는 익숙할 것이다. 클라우드에 대해서 설명을 할 때 이런저런 복잡한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는 네이버 N드라이브와 같은 것이라고 하면 대부분 '아~'하고 이해를 한다. 하지만 네이버 N드라이브는 SaaS 형태의 스토리지 클라우드 서비스의 작은 일부분일 뿐이다. 클라우드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줄여서 부르기 시작한 말이며 정확한 의미는 다음과 같다.


클라우드(Cloud)의 의미는 컴퓨터 통신망이 구름과 같은 것에 싸여 안이 보이지 않고, 일반 사용자는 이 복잡한 내부를 굳이 알 필요도 없이 어디에서나 구름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자기가 원하는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동일한 체험을, 인터넷이 연결된 어디에서나 보장해주는 것. 출처:나무위키


클라우드는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인터넷 구름 저편 어딘가에 존재하여 내가 원할 때 원하는 만큼만 사용할 수 있는 IT 서비스를 의미한다. 그래서, 클라우드를 XXX as a Service(서비스로의 XXX)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렇게 서비스로의 클라우드를 몇 가지로 구분을 하는데 크게 서버/네트워크와 같이 IT 인프라를 사용하는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 데이터베이스/인증 등과 같이 플랫폼을 제공하는 PaaS(Platform as a Service), 메일/커뮤니케이션/협업 등의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SaaS(Software as a Service)로 나뉜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종류(출처:나무위키)


이렇게 여러 형태의 클라우드 서비스 중에서 개인에게 가장 유용한 서비스는 단연 SaaS 클라우드 서비스이다. 온라인으로 접속해서 빠르게 가입하고 사용해볼 수 있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몇 년 전 클라우드 서비스를 접하고 사용해보면서 앞으로 개인/기업에서 기존의 설치형 소프트웨어를 SaaS 클라우드가 상당 부분 대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당시에 한국에 소개된 클라우드 서비스가 거의 없었는데 미국에서는 아주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들이 등장해서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생산성/협업을 위한 클라우드

SaaS 형태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대부분 생산성과 협업을 위한 업무용 서비스들이다. 물론 다른 용도의 서비스들도 있지만 이 글에서는 개인적으로 잘 사용하고 있는 업무용 서비스들에 대해서 소개한다.


가장 대표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들은 구글 제품들이다. Gmail, Calendar, Google Drive 등 구글 서비스들은 개인의 생산성을 크게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그중에서도 Google Sheet는 MS Office를 설치하지 않고도 엑셀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수 있는 기능을 무료로 제공하기 때문에 나는 업무용으로 엑셀보다 Google Sheet를 사용하는 빈도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또한 온라인 양식의 대중화를 이끈 Google 설문지는 이제는 직장인들의 업무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 도구가 되었다. 

구글 제품들은 단순히 개인용도 뿐 아니라 기업을 위해서도 G Suite라는 제품을 제공하기도 하는데 G Suite을 도입하면 기업용 도메인을 적용하여 대부분의 구글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

G Suite : 기업용 구글 서비스


물론 Microsoft도 클라우드에 올인하고 있고, Office365를 비롯한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개인의 생산성을 향상을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라는 기준으로는 구글이 좀 더 낫지 싶다.


구글 서비스 외에 내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로는 에버노트가 있다. 자료 수집, 업무 기록 등을 위해서 7년째 사용하고 있고 이제는 내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될 제품이 되었다. 에버노트에 매료되어 주변에 전파도 하고 사내/외에서 몇 차례 교육을 하기도 할 만큼 애정 하는 서비스이다. 작년에 무료 사용자의 기기 제한 숫자로 인해 불만이 쏟아지기도 했지만 최근 구글 계정 및 Drive 연동 등 트렌드에 맞게 기능이 개선되고 있어 여전히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애정하는 서비스 : 에버노트


언젠가 연간 프로젝트 일정을 엑셀로 그리기가 귀찮아서 찾아본 스마트시트(Smartsheet)도 아주 많이 사용한다. Gantt Chart를 제공하여 프로젝트 일정을 관리하기 편리하여 사용하기 시작했고, 간단한 데이터 처리나 온라인 양식 기능이 너무 좋아서 사내 동료들에게 추천해주고 사용을 도와주다 보니 이제는 거의 대부분의 직원들이 사용하게 된 생산성 도구이다. 더불어 이 브런치에 매거진으로 연재도 한다.

써보지 않은 직원은 있어도 한번만 써본 직원은 없다 : Smartsheet


개인의 자료 관리와 협업을 위한 서비스 외에 최근에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는 기업용 메신저 서비스이다. 대표적으로 슬랙(Slack)과 잔디가 있다. 역사상 가장 빠르게 사용자가 늘어난 제품 중에 하나인 슬랙은 팀/기업용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미국의 아주 많은 스타트업에서 사용하고 있다.(사실 대부분 스타트업이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나도 사내에 도입해서 사용해보니 불필요한 이메일 커뮤니케이션이 많이 줄어들고 빠르게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되는 효과가 있었다. 그에 비해 잔디 메신저는 슬랙과 유사한 제품으로 한국과 아시아 국가들을 타겟으로 기업용 사용자를 늘려가고 있다. 슬랙에 비해 한국어 지원이 가능한 장점이 있으며 우리 정서에 익숙한 이모티콘을 제공한다. 이 두 제품은 점차 많은 팀/기업에서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또한 단순히 커뮤니케이션을 넘어서 다양한 정보가 모이고 쌓이는 허브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슬랙은 'Killing email'을 꿈꾼다


한국인의 정서에 맞는 이모티콘을 제공하는 잔디 메신저


이 외에도 어마 무시한 숫자의 생산성을 높여주는 클라우드 제품들이 있지만 필요하면 나중에 추가로 더 소개하기로 하겠다. 아래와 같은 글들을 기회가 되는대로 써볼 예정이니 궁금하신 분들은 브런치 구독해주시길~


자동화를 꿈꾸다

사실 이런 클라우드 서비스들은 개별 서비스들만 잘 사용해도 업무 생산성이 향상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각 서비스들의 데이터가 서로 연동된다면 더 큰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고, 예전에는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개발자뿐이었다. 그래서, 언젠가 코딩을 배워서 이런 서비스들을 서로 연동시키고 자동화하여 효율적으로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데이터 연동이 가능한 자동화 서비스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상상하는 것들은 이미 누군가는 만들어내고 있는 무서운 세상.


가장 먼저 접하게 된 연동 서비스는 IFTTT. 'If this, then that'의 약자인 IFTTT 서비스는 내가 이것(This)을 하면 자동으로 저것(That)이 되는 서비스였다. 예를 들면 내가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한 장 올리면 내 페이스북에도 그 사진이 포스팅된다던지, 내가 트위터 프로필 사진을 바꾸면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도 같은 사진으로 변경되는 등 수동으로 해야 할 일을 자동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처음에 IFTTT를 접하고 너무 획기적이어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게다가 무료라니!


하지만 IFTTT는 가끔 오류가 발생했을 때 오류에 대한 원인을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이 없었고, 무료 서비스이다 보니 support를 받을 수도 없었다. 그래서, 업무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에 개인적인 용도로만 사용을 했다. 여전히 IFTTT는 개인이 자동화를 시도하기 좋은 도구임에는 틀림없다.


그 이후 비슷한 자동화 서비스를 더 찾다가 발견한 것이 오늘의 주인공인 Zapier. 두둥..

Zapier는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Public API라는 녀석을 이용하여 각 서비스들이 서로 연동 가능하게 한다. 현재 Zapier를 통해 서로 연동할 수 있는 서비스는 무려 750개가 넘는다. (그렇게 많은 클라우드 서비스가 있다는 게 더 놀랍긴 하다..)

750개가 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연동할 수 있다 : Zapier


Zapier의 기본 원리는 이렇다. 대부분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라는 걸 제공하는데, Zapier는 이 API를 사용하여 Zap이라는 일종의 워크플로를 만들어 서로 연동할 수 있게 한다. 한국 사람과 이집트 사람이 만났을 때 서로 대화를 하기 위해 영어라는 공통의 언어를 사용하여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과 같달까.


하나의 Zap은 크게 Trigger와 Action이라는 두 부분으로 구성이 되어있다. 특정 서비스에서 어떤 조건이 충족되면 Zap이 실행되게 하는 것이 Trigger 부분이고, 이어서 원하는 동작을 하게 하는 것이 Action 부분이다. 이때, Trigger를 발생시킨 서비스의 데이터를 Action에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구글 설문지로 구글 시트에 결과가 쌓이는 이벤트 신청 양식을 만들었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신청 양식을 통해 누군가 신청을 하면(Trigger) 신청자에게 Gmail을 사용하여 신청 완료 메일을 보낼 수 있다(Action). 물론 신청 양식에서 신청자의 이메일 주소를 받아야 한다.

구글 시트에 새 데이터가 들어오면(Trigger) 지메일로 메일을 보낸다(Action)


하나의 간단한 예시지만 사실 예전에는 개발자들만 가능했던 능력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Zapier를 사용하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이런 능력을 가질 수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 간단히 자동화를 경험해보고 싶으신 분은 아래 구글 양식에 응답을 남겨주시면 5분~15분 이내에 자동으로 작성된 이메일을 받아볼 수 있으니 한번 해보시길.


또한 위 자동 응답 양식을 위해 만든 Zapier Zap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매뉴얼도 만들어봤다. Zapier 가입부터 구글 시트-Gmail 연동을 하나씩 따라서 해볼 수 있도록 실습을 위해 만들어본 예시를 따라서 해보면 마법 같은 Zapier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다.


또한, 위에 소개한 예시 외에도 Zapier를 활용하면 앞서 소개한 구글 서비스, 에버노트, 스마트시트 및 슬랙/잔디 등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들을 연동하여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자동화는 결과적으로 개인과 조직의 생산성을 높여줄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공지능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시대. 두려워하기보다는 새로운 것들을 조금씩 배우고 실험하면서 적응해나가야 하는 시대. IFTTT나 Zapier 같은 도구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직장인이라면 꼭 필요한 비밀병기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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