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남상수 Mar 31. 2017

우버 체험기

이제야 우버를 조금 경험해보다

우버가 한국에 들어왔을 때 나중에 천천히 이용해보려고 했었다. 평소 택시를 탈 일이 많지 않아서 무료 이용 기간에도 타본 적이 없었다. 우버가 한국에서 그렇게 빨리 철수할 줄 몰랐다. 철수하고 나니 우버가 궁금해졌다. 어떻게 서비스를 하는지. 미국에 사는 분들이야 일상이겠지만 나는 사용해본 적이 없어서 관련 기사를 읽을 때마다 궁금했다. 우버에서 카풀서비스인 우버풀을 론칭하고, 자율주행차 서비스를 파일럿으로 시도해보는 등의 소식을 들으며 언젠가 미국에 가면.. 아니 우버가 서비스하는 나라에 가면 꼭 이용해봐야지 싶었다. 요즘에 나오는 서비스들은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잘 모른다. 경험을 통해서 체험적으로 배우는 것이 있고, 그 경험들을 통해서 직관이 생기는 시대이다.


얼마 전 미국에 갈 기회가 생겼다. 워싱턴 DC에서 있는 컨퍼런스를 참석하게 되어서 7년 만에 미국을 갔다. 워싱턴 DC에 간다고 하니 주변에서 자연사박물관이나 항공우주박물관 등을 가보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마음속으로는 미국에 가면 한국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하는 스타트업 서비스를 경험해보면 좋겠다 싶었다. 대표적인 게 우버..


워싱턴 DCA 공항에 도착해서 지하철을 타고 에어비앤비로 예약해둔 숙소로 가려고 했었다. 그런데 가는 방법을 찾으려고 구글맵을 켜서 숙소 주소를 넣고 길찾기를 누르니 아래에 떡하니 우버를 이용해보라고 알려줬다.


떡하니..

미국에 오는 내내 비행기 좌석이 불편해서 잠을 제대로 못 잔 탓에 몸이 피곤하기도 했고, 지하철을 찾아가기도 귀찮아서 우버를 호출해봤다. 마침 첫 승차 무료 프로모션도 남아있었다.


첫 이용이다 보니 나도 익숙하지가 않아서 지도상에 내 위치가 잘못 표시된 것을 몰랐다. 그래서, 우버 기사가 나를 찾느라 전화로 연락이 와서 내 위치를 알려줬다. 공항에 다른 차들이 많았지만 구글맵 우버 호출 화면에 기사 얼굴과 차번호가 나와있어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카풀서비스인 우버풀을 선택했는데 내가 이동하는 경로까지 다른 사람이 추가로 호출하지 않아서 혼자서 타고 갔다.


이후 며칠간 우버를 자주 이용하게 되었고 짧은 시간이지만 다앙한 경험을 했다. 이 경험들을 내 맘대로 정리해보면..


1. 우버풀을 이용할 때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야 한다.

좌석이 허용하는 한 비슷한 경로에 있는 승객을 계속 태우기 때문에 조금 돌아서 가기도 하고, 타기로 한 승객이 늦게 나오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예상보다 일정이 훨씬 지연된다. 초반에 멋모르고 여유 있게 나간다고 나갔는데 여럿 태우느라 빙빙 돌아가느라 컨퍼런스에 늦을 뻔했다. 만약 이렇게 늦게 가는 것을 원하지 않으면 혼자서 타고 갈 수 있는 우버X를 타면 된다.


중간에 Katherine을 태우고 갈 예정


2. 중간에 취소하면 수수료를 내야 하는데 바로 돌려받을 수 있다.

한 번은 우버풀을 기다렸는데 차가 왔다가 나를 못 봤는지 그냥 지나가버렸다. 그래서, 취소를 눌렀더니 취소 수수료 2불을 내라고 메일이 왔다.(호출을 하고 5분이 지나서 취소를 하면 취소 수수료가 발생하는 시스템) 어이가 없어서 앱에 들어가 보니 취소 수수료에 대해 문의할 수 있게 되어있었다. 사유를 선택할 수 있어서 적절한 사유를 클릭했더니 접수가 되었고 환불 차원에서 바로 2달러 크레딧을 받았다. 그 크레딧은 다음 우버를 탈 때 바로 적용되었다. 처음이라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취소 수수료를 돌려받는 건 그리 어려운 건 아닌 것 같다.



3. 운전자가 다양하고 대체로 친절한 편이다.

우버에 대해서 우버 드라이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서 우버 드라이버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봤다. 저녁에 마트에 다녀오며 만난 우버 드라이버는 주 중에는 다른 일을 하고 주로 주말 저녁에 투잡을 하러 나온다고 했다. 저녁 5-6시쯤 나와서 새벽 3-4시까지 한다고. 그때가 사람들이 제일 많단다. 왠지 삶의 팍팍함이 느껴졌다. 

돌아오는 날 공항 가는 길에 만난 우버 드라이버는 우버풀과 우버X 중에 주로 우버X를 하고 풀타임으로 우버 드라이버만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택시 운전사들의 서비스가 좋지 않다고 불평을 했다. 그 덕분에 우버 서비스가 잘 되는 것 같다고. 우버는 고객들이 평가하는 기사들의 평점이 4.5 이하로 낮아지면 퇴출당한다고 들었는데, 그 때문인지 내가 만난 우버 드라이버들은 대체로 친절한 편이었다. 


4. 여행객들에게는 편리한 서비스인 것 같다.

외국인들이 여행할 때 택시를 탈 경우 혹시 바가지를 씌우지는 않을지 걱정을 하게 되는데 우버를 타면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갈 목적지를 지정하면 우버 요금은 자동으로 계산이 된다. 또한 내 우버 앱에 목적지까지 어떤 경로로 이동하는지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미리 등록되어있는 신용카드로 결제가 되기 때문에 인사만 하고 내리면 된다. 말이 잘 안 통하는 국가를 방문한다면 우버를 호출해서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 우버가 알아서 다 해주기 때문에 별 어려움 없이 이동할 수 있을 듯.


5. 기타 여러 가지 생각들

사실 외국에 나가면 구글맵으로 길을 찾아다니는데 구글맵에서 우버가 바로 호출이 되니 습관적으로 우버를 호출하게 되는 나쁜 버릇(?)이 금방 생기게 되는 것 같다. 그만큼 편리하게 잘 만든 서비스라는 반증.

우버에 익숙한 외국인들이 한국에 왔을 때 우버를 이용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이 있지 않을까? 내국인들이야 카카오택시를 이용하면 되지만 외국인들은 모를 테니. 물론 현재 국내에서 우버 택시는 이용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만.

우버를 예약해서 호출할 수 있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이용해 보지를 못했다. 다음엔 꼭.

말이 안 통하는 나라에 가서도 우버를 이용해 보고 싶다.




며칠간 우버를 이용해본 것은 유익한 경험이었다. 왜 우버가 그렇게 투자를 많이 받는지도 알 것 같다. 현재의 가치도 높지만 향후 자율주행차의 시대가 도래했을 때는 더 높은 가치를 얻게 되지 않을까?


작가의 이전글 내맘대로 고른 IT뉴스 #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