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추위에 몸을 움츠리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출근할 때 입고 나온 재킷을 의자 뒤에 걸어두어요. 제가 있는 건물에는 작은 정원이 있어요. 잠깐만 나가도 큰 나무들이 서 있는 곳이에요. 가끔은 일부러 거길 한 바퀴 돌아요. 이상하게 큰 나무 옆에 서 있으면 마음이 좀 놓이거든요. 기댈 수 없는 존재인데도 괜히 기대고 싶은 기분이 들어요. 요즘은 그 정원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어요. 흰 목련이 피기 시작했고, 산수유는 노랗게 올라왔고, 길가에는 개나리도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어요. 나무 위쪽부터는 연한 초록이 번지고 있고요. 계절은 이렇게 바뀌고 있는데 나는 매일 바쁘고 여전히 같은 자리인 것만 같기도 해요.
당신은 지금도 많이 바쁜가요. 이런 말이 조금 한가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번 봄에 할 수 있는 건 이번 봄에 해요. 봄은 생각보다 금방 지나가거든요. 정신없이 지내다가 어느 날 고개를 들었을 땐 이미 다 지나가버린 후 일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