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겨울, 처음으로 ‘나그네별 주의보’가 내려왔다.
눈 대신 확률이 휴대폰 화면 위로 떨어졌다.
“또 광고인가.”
사람들은 늘 하던 대로 알림을 옆으로 밀어버렸다.
12월 요금안내서, 회원가입 혜택 그리고 그 사이에 ‘별의 방문’이라는 제목의 웹 발신문자가 끼어들었다.
“이게 뭐야, 별이 온대?”
“요즘은 재난도 감성적이네.”
아무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나는 그때 천문대 자료 처리실에 있었다.
영하 수십 도. 사람은 살기 힘들지만 수많은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기기들은 편안하게 여기는 이곳에서는 숨도 천천히 쉬어야 했다.
그날, 처음으로 그 소리를 들었다.
'딩'
금속이 아주 멀리서 누군가를 부르는 것 같은 소리였다.
“들었어요?” 내가 물었다.
소장님은 고개를 들지도 않고 말했다.
“응. 왔네.”
“뭐가요?”
“손님.”
모니터 위의 궤도가 아주 조금 흔들리고 있었다. 심장박동처럼.
“이거 위험한 거 아니에요?”
“위험이라는 말은 사람을 겁먹게 하잖아.”
소장님이 웃었다.
“사람들은 이런 걸 날씨로 이해하길 원해.”
“날씨요?”
“그래야 덜 무섭거든.”
그날 우리는 결국 ‘예보’를 냈다.
조심스럽지만 너무 무섭지 않게. 마치 비 올 확률처럼.
하지만 나는 알았다. 이건 날씨가 아니라 조금 더 길고 복잡한 이야기라는 걸.
그날 밤, 아버지에게 전화가 왔다.
“별이 온다던데.”
“지나가는 별이에요.”
“얼마나 가까이?”
나는 잠깐 고민했다.
모니터에 있는 수치들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기란 쉬운 게 아니었다.
그래서 이렇게 말했다.
“문 열면 바람 들어오잖아요. 신문지가 살짝 들릴 정도?”
“그럼..”
아버지가 물었다.
“테니스공 하나는 굴러 떨어질 수도 있겠네?”
“.. 네.”
“그게 지구냐?”
바람은 아마도 다가오는 별을 이야기하고 싶었고, 살짝 들린 신문지가 지구였는지, 아버지의 말처럼 그 신문지 위에 놓여있던 테니스공이 지구인지 나조차 헷갈렸다.
“그럴지도요.”
전화를 끊고 창문을 열었다.
겨울 공기가 제법 날카롭게 들어왔다.
그때 처음으로 생각했다.
'우리는 생각보다 가벼운 존재일지도 모른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