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옆자리에 앉은 누군가가 울면 차분히 휴지를 건넬 수 있는 사람이었을까,
아니면 들키지 않게 내 눈가부터 젖어오는 사람이었을까.
가끔은 나도 모르게 손이 움직여 깨끗한 휴지를 내밀었고,
어떤 날은 내 마음이 먼저 무너져 흘러내리는 눈물을 숨겨야 했다.
휴지를 건네던 순간엔 내가 조금 더 많이 말했고,
그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내가 울어버리던 순간엔 그가 대신 단어들을 꺼내 내 빈자리들을 채워주곤 했다.
그런데 이번엔
휴지를 건네지도,
함께 울지도 못했다.
우리 사이에, 설명할 수 없는 거리가 아주 천천히 자라고 있었다.
별일 아니라며 마음 한쪽을 다 털어놓는 너를 나는 읽기만 했으니까.
강의실의 공기가 평소와는 다르게 무거웠다.
맨 앞자리에 앉아있던 그는 안경을 벗은 채 엎드려 흐느끼고 있었다.
조급해진 나는 지난 시간에 했던 설명을 재차 반복하며 그의 울음을 감추어 주고 싶었다.
나는 이유를 알지 못했다. 아마도 실의 대부분은 이유를 모르거나 관심이 없어 보였지만,
나와 그의 얼굴을 번갈아보며 안절부절못하지 못하는 몇몇의 모습도 보였다.
한참을 울고 난 그가 화장실을 다녀오겠다고 했다.
잠시 뒤 복도로 나가 그를 기다렸다.
멀리서 오는 그를 바라봤다. 점점 그와의 거리가 가까워지자 조용하게 물었다.
안의 사람들에게는 들리지 않을 정도로.
"혹시 무슨 일 있었나요?"
"누군가 속상하게 했나요? 아님 친구들과 힘든 일이 있었나요?"
조금 더 어른이라는 이유로, 태연한 척 물었지만 그 말투가 오히려 나 자신을 낯설게 했다.
그는 조용히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괜찮아졌다는 말일까 아니면 나에게는 차마 말하기 싫다는 표현이었을까.
나에게 속내를 꺼낼 정도로 친밀한 감정은 없었겠지만.
그래도 좋았다. 물어봤지만 대답하거나 하지 않을 자유는 그에게 있으니까.
나도 다르지 않았다. 대부분의 물음에 나도 말이 아닌 제스처로 대답을 대신할 때가 많았다.
그건 물어봐줘서 고맙다는 마음도 있었지만 더 이상 말하기 싫다는 뜻이었으니까.
그의 마음이 내 마음 같아서 슬쩍 옆으로 비켜섰다.
그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누군가를 떠올렸다.
별일 아니라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별일처럼 이야기하던 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