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가스와 함박스테이크 사이에서 고민하던 시절이 있었다.
둘 다 먹고 싶어서 하나를 선택할 때마다 늘 한쪽이 아쉬워 투정을 부렸다.
그때의 나는 그렇게 욕심 많고 솔직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 걸 골라도 기쁘지 않다.
입맛이 없다는 말이 아니고,
그저 마음이 예전 같지 않을 뿐이다.
돈가스가 나오면 나는 꼭 일정한 간격으로 미리 썰어두곤 했다.
먹을 때마다 큰 덩어리를 잘라내는 수고로움이 싫었다.
예쁘게 자르고 나면, 가장 가운데에 있는 바삭하고 두툼한 조각을 골라
맞은편에 앉은 사람의 접시 가장자리에 조심스레 옮겨주었다.
“먹어봐.”
내 접시엔 이빨 빠진 돈가스 한 덩이만 남아 있었지만 그게 이상하게도 싫지 않았다.
내가 아끼는 조각을 건넸고, 그건 분명 진심이었다.
그는 내가 덜어낸 만큼 남겼다.
무엇을 나눠줬는지보다 무엇을 남겼는지가 마음에 오래 남았다.
'그도 나처럼 가장 맛있는 부위를 내어주었을까?'
한 번도 묻지 않았고, 굳이 궁금하지도 않았다.
그저 문득,
그렇게 아끼던 걸 아무렇지 않게 내어주던 마음은 왜 충분했는지 그게 궁금해졌다.
가장 맛있는 조각은 건네면서 왜 가장 하고 싶은 말은 끝내 삼켰을까.
말이 만약 따뜻한 덩어리였다면,
버터에 눌리고 사과잼을 얇게 바른 뒤 그의 접시에 살며시 올려두었을까.
“네가 마음에 들어(왔어).”
그런 말 한마디 대신 작고 바삭한 조각 하나만 건네던 시절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