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소문

by 고양이

오늘쯤이면 인사 발표가 날 법한 날이었다.

공개적으로 올라오지 않으니 공람 문서를 먼저 들여다봤다.

역시나 오전에 인사 발표는 나 있었고 예상대로 그곳으로 발령이 났다.

발령이 나면 으레 미리 가서 관리자와 면담 비슷한 걸 한다.

전화를 걸었다.

“올해 전입 오게 된 ○○입니다. 혹시 언제쯤 가면 될까요?”
“오늘 중으로 오시면 좋을 것 같다고 합니다.”


오전에 인사가 나고 오후까지 오라니.

이곳은 조금 권위적인 분위기 인가, 올드한 성향일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

내 나름의 기준에서는 배려가 없게 느껴지는 건 권위적이고, 올드한 것이라는 공식이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곳은 ‘혁신’을 표방하는 곳이었다.


도착해 인사를 하고 전입신고서 같은 걸 작성했다.

간단한 개인신상과 희망업무 등을 적어 내려가는 데 문득 어떤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곳으로 발령이 났다고 하자, 주변에서 여러 이야기를 부지런히 물어다 주었다.

대부분은 섬뜩한 소문들이었다.


소문이라는 건 언제나 그 자리에 없는 사람의 목소리로 완성되는 것 같다.

아주 바쁘고 유능하게, 자기 일이 많은 척하면서도 타인의 말에 유난히 열중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작용과 반작용처럼 아니면 일대일 대응처럼,

그들에 대한 소문을 들은 만큼 어쩌면 나에 대한 소문도 내가 도착하기 전에 이미 먼저 닿았을지도 모른다.
그게 긍정인지 부정인지 솔직히 크게 궁금하지는 않다.

다만, 그 말들이 ‘나’를 설명하는 말이었으면 좋겠다.

적어도 엉뚱한 이름표는 아니길 바랄 뿐이다.

(물론 누가 뭐라고 붙이든 결국 그게 내 명찰처럼 따라다니겠지만 그러면 그냥 그 이름으로도 그럴듯하게 살아주면 되는 거니까. 웃으면서, 약간 억지로.)


그러고 보니 나는 당신에 대한 어떤 소문도 들은 적이 없네요.

하지만 당신이 어떻게 서 있을지가 어쩐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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