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읽었던 글을 또 읽어요.
지난 tv 프로그램을 보지도 않을 거면서 일상 속에 틀어놓는 것처럼.
요즘엔 화면은 꺼놓고 라디오처럼 소리만 듣기도 해요.
당신의 글을 읽으면 그런 느낌이 들어요.
무슨 말을 하는지 다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고,
어떤 문장은 그냥 흘려보내도 괜찮은데.
가끔 한 문장이
아무 예고도 없이 내 하루에 걸려 넘어져요.
커피를 마시다가,
힘든 업무를 끝내고,
또는 주위가 갑자기 너무 조용해졌을 때.
휴대폰을 내려놓은 뒤에는 문득 떠오르는 문장들이 있어요.
그래서 또 읽어요.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조금 덜 혼자인 느낌이 들 때가 있어서.
당신의 글은
누군가 나에게 말을 거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그냥 같은 방에서
각자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의 숨소리 같기도 해요.
그래서 나는 가끔 내용을 읽는다기보다
그 글이 흐르고 있는 시간을
조용히 같이 지나가고 있는 기분으로 읽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