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모르겠어요

by 고양이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면 그를 알아가기 위한 시간은 얼마나 걸릴까요.

이 질문 아니 어쩌면 혼잣말에는 하나의 전제가 있어요.


누군가를 안다고 했을 때 안다는 건 무엇일까.

그의 성격, 재산, 학력, 직장에서의 직급.

대체 무엇을 알아야 그를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게임을 좋아하고 배드민턴을 한대요.

그냥 평범하게 살고 싶대요.

자신이 잘한 일에 대해 칭찬을 들으면 기분이 좋대요.

그리고 예의를 중요하게 여긴대요.


“예의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이에요?”

“상대방을 존중해 주는 거요.”


결국 내가 알게 된 건 이 사람이 나에게 이로운 사람인지, 해로운 사람인지 정도였어요.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인지 아니면 내가 힘들 때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는 사람인지.

겨우 그 정도.


사람을 서둘러 알고 싶을 때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봐요.

그럼 말하는 사람마다 서로 다른 이야기를 꺼내요.

어떤 말이 정말인지 점점 알 수 없어져요.

그래서 듣다가 포기하고 그냥 지켜보기로 해요.


그러다 보면

이제 조금 알 것 같기도 한데 그때쯤이면 헤어질 시간이 와요.

그래서 사람을 알아간다는 일이 꼭 지도 없는 숲을 걷는 일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몇 걸음 걷다 보면 길이 보일 것 같다가도 어느 순간 숲의 끝이 아니라 저녁이 먼저 오는 것 같은.


가끔은 꼭 알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해요.


안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도 없고,

모른다고 해서 서운한 것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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