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스데이 2019 참여 후기
카카오임팩트에서 주관한 ‘크리에이터스데이 2019’ 의 마지막 날인 '카카오브런치' 프로그램에 다녀왔다. 의식의 흐름대로 참여 후기를 쓸 것 같은 느낌이지만, 기억을 꼭 브런치에 남겨보고 싶다.
실제 서류 심사처럼 신청서를 내고 참여자로 선정되었다는 전화까지 받았었는데 - 마치 그 옛날 대학 입시 합격 발표와 같은 유선 전화 확인이었다!
알고 보니 내가 간 날은 신청자들의 경쟁률이 5:1 정도였고, 다른 날짜의 후기들을 찾아보니 경쟁률이 무려 100:1이었던 프로그램도 있었다. 선정 기준이 무엇이건 참여하고 싶었던 사람이 많았던 프로그램인 만큼, 이 후기가 누군가에게는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집에서 현관문을 열고 나오는 것으로 시작되는 유튜브 Vlog적인 느낌으로 글을 시작해 본다면, 최근 개인적인 이유로 내 집이 아닌 경기도의 다른 곳에 머물고 있어(이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써보려고 한다.)
행사장인 '노들섬'까지 가는 것부터가 난항이었다. 대중교통을 4번쯤 갈아타고 칼바람이 부는 한강 철교를 건너 노늘섬에 간신히 진입했다. 노들섬에 진입하고 나서부터는 행사 시작까지 모든 것이 매끄럽고 원만했다. (카카오 임팩트 관계자분들 진정 리스펙트!)
나 역시 회사에서 행사를 진행할 일이 많아서 참여자보다는 운영 스텝이 더 익숙한데, 특히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직업병처럼 운영진 입장에서 행사를 관찰하게 된다. 신청자를 받은 행사이긴 했지만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프로그램은 예상치 못한 불편이나 불만이 나오게 마련이고, 잘해도 본전 '원만한 행사 진행'이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든 것이 매끄럽고 원만했던 프로그램 가운데 몇 가지 인상적이었던 점은,
1. 행사장인 1층과 케이터링이 준비된 2층을 분리하고, 다과는 2층에서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점
- 이 부분은 자칫 참여자의 불만이 발생할 수 있는 지점인데 과감히 분리하고 1층에서는 프로그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한 점이 좋았다. (사실 나 역시 커피도 가지고 내려가면 안되나요? 라고 묻긴 했지만 결과적으론 좋은 운영 방식이었다고 생각한다.)
2. 행사 시작 전 영상을 통해 참여자들을 소개한 점
- 가장 먼저 신청한 사람, 행사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사람 소개 같은 소소한 이유였지만 경쾌한 음악과 함께 다 같이 박수를 보내는 사이 뭔가 이 자리에 모인 예비 창작자들에 대한 운영진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져서 좋았다.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카카오도, 강단에 오르는 연사도 아닌 바로 여러분! 이라는 메시지.
3. 2년째 같은 MC - 퇴사한 직원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라니!
- 이 날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전년도 동일한 분이었는데, 작년에는 카카오 직원으로 사회를 봤고, 이 날은 무려 퇴사를 했음에도 진행을 위해 이 자리에 왔다고 하셨다. 퇴사한 회사에 다시 온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퇴사한 회사 행사에 사회자라니! 어떤 종류의 애정인 걸까? 문득 '카카오'라는 회사의 문화가 궁금해졌다.
+ 카카오 굿즈들로 구성된 이벤트 선물과 기념품, 예쁘고 맛있었던 케이터링도 센스 넘쳤다. (사진 좀 더 잘 찍어둘 걸)
이제 행사 운영진 모드 말고, 다시 참여자 모드로 돌아와서,
이 날의 연사 정문정 작가님, 강이슬 작가님, 서메리 작가님, 브런치 Talk까지 모든 프로그램이 다 좋았지만,
역시나 기억에 남는 순간들을 적어본다면,
# 평범한 직장인이 45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이 탄생하기까지의 비하인드를 들려주신 정문정 작가님. 10년간 에디터로 일하며 스스로 '독자를 덕질'했다는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마케팅이나 상술이 아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어떻게 사람들의 지금 관심사에 맞춰 말할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
이런 노력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정문정 작가님의 책을 처음 읽으며 가장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나의 이야기를 자기 검열 없이 솔직하게 털어놓는 부분이었다. 나의 경험이기 때문에 전해질 수 있는 솔직함과 진심이 느껴졌는데, 요즘 글을 쓸 때마다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절감하게 된다.
# 가장 기대했던 강이슬 작가님과의 만남도 너무 좋았다. (너무 반가워 같이 사진도 찍음) '나의 글감'을 찾는 방법과, 글감에 대한 자신감이 없을 때마다 '같은 주제의 글은 많지만 나는 유일하며 무이하다!'는 생각으로 이겨낸다는 조언까지.
작가님의 첫 에세이 '안 느끼한 산문집'의 프롤로그에 등장한 느끼한 시 '귀뚜라미' 낭송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 브런치 Talk로는 카카오브런치의 마케터, 기획자, 매거진B 에디터 세 분의 대담으로 진행되었다. 사회를 맡은 마케터분께서는 시종일관 노잼이라며 분위기를 걱정하셨지만, 개인적으로 무언가 좋아하는 일을 진실하게 고민하며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건강한 에너지가 좋았다. '에디터'라는 직업에 대한 애정 어린 고찰도.
창작의 경로를 찾기 위한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던 크리에이터스데이 2019. 프로그램이 끝나고 노들섬을 나오며, '왜 쓰는가'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빨리 더 열심히 써야겠다는 생각에 한강철교를 걸어 나오는 발걸음이 빨라졌다.
여전히 글쓰기는 어렵지만, 계속 쓰는 내가 좋다. 오랫동안 쓰고 싶다.
#카카오임팩트 #크리에이터스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