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기록하기 - 평범한 날들에 감사하는 마음
기사를 보자마자 탄식처럼, 어쩌면 간절한 기도처럼 이 말이 터져 나왔다.
“잃어버린 일상을 돌려주세요!”
1, 2주면 끝날 줄 알았던 이 시간이, 이번 주 지나면 괜찮겠지 하는 사이 벌써 두 달째다. 그 사이 일상인 줄도 모르고 누렸던, 누리고 있는 줄도 몰랐던 소중한 일상에 균열이 일고, 허무하게 사라지거나 중단됐다.
지하철에서 마스크를 끼지 않은 사람을 보면 화들짝 놀란다. (요즘은 거의 없음) 출근길 약국 앞에 길게 늘어선 줄에 유독 내가 사는 동네에서 평소에는 거의 본 적이 없는 할머니, 할아버지들 뿐인 것을 보면 많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마음이 아프다.
너무너무 가고 싶어 어렵게 예매한 가수의 콘서트는 기약 없이 취소되었고, 친구의 프로젝트 끝나는 시기에 맞춰 가려고 했던 부산 여행도 취소. 고모와 아빠 생신에 맞춰 계획했던 가족 모임도 친척들이 살고 있는 전국 곳곳에 빠짐없이 확진자가 늘어가며 취소했다.
기약 없이 취소되는 것은 이런 이벤트뿐만이 아니다. 필라테스 수업과 헬스장에 못 간지도 한 달이 넘었고, 야심 차게 시작한 주말 독서 모임도 연기. 회사에서도 모든 대면 미팅과 행사가 연기되어 본의 아니게 여유로운 그러나 마음은 불편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1년 동안 할 일을 하반기에 다 몰아서 해야 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
이 시간이 얼른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찰나 저 기사를 본 것이다. 아, 봄이 오는구나. 꽃을 보며 산책하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 조차 허락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새삼 믿어지지 않았다. 마스크를 끼고 감염의 공포 속에서 '벚꽃 엔딩'을 듣는 상상을 잠시 했다.
요즘처럼 "~날이 오다니" 라는 말을 많이 하는 때가 있었을까. 마스크를 줄 서서 사는 날이 오다니. 내 인생에 재택근무하는 날이 오다니. 지하철에 이렇게 사람이 없는 날이 오다니. 회사에서 휴가를 장려하는데 갈 수 있는 나라가 없다니, 같은. 이런 날들이 와버렸으니 어서 지나가길 바라며 일상을 살아내는 방법밖에는 묘안이 없으나, 나는 이 놀라움과 탄식의 일상을 잘 기록해 두기로 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지만 신종플루나 메스르 때가 잘 기억이 안 나기 때문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분명 그때도 일상의 균열이나 잃어버린 무언가가 있었을 텐데. 그 시간도 그렇게 흘러버렸다. 그 당시 느꼈던 일상의 소중함을 잘 기록해 두었더라면 이후 되찾은 평범한 일상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런 의미에서 조금씩 잃어버린대로의 일상을 그대로 기록해 나가기로 했다. 일상을 되찾았을 때, 그 기록을 꺼내어보며 평범한 날들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벚꽃 축제는 취소되었지만 일상이 축제인 건강한 봄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