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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구 Sep 26. 2021

오피스텔 가격이 안 오르는 이유

앞으로도 오피스텔 구입은 서울 강남권이라도 피해야 할까?

오피스텔 가격과 아파트 가격을 비교해 보았다. 최근 20년간을 비교해 보면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20년간 3-5배 올랐는데 비해 오피스텔 가격은 평균 1.5배 정도 오른 데 불과하다. 어떤 경우에는 하락한 곳도 있을 정도이다. 지역마다 편차가 있어서 모든 곳에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대략 모든 사람들의 원하는 강남구, 서초구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그렇다. 아파트의 경우 3-5배라는 것도 대단위 아파트는 5배이고 나홀로 아파트는 3배 정도로 보면된다. 그런데 현재의 오피스텔 가격은 같은 전용면적이라도 아파트 가격에 비해 1/2 수준에 불과하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최근 10년간 서울지역 오피스텔 가격은 50% 정도 오른 것으로 추정되지만 노후 오피스텔은 가격이 하락한 경우도 많다.

첫째 이유는 아파트나 오피스텔 가격이 오르는 것은 건물의 가격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 토지의 가격이 오르는 것이고 건물의 가치는 오히려 하락한다. 그러니 상업지역에 있는 오피스텔들은 아파트와 비교해 분양 당시부터 건물 가격의 비중이 토지가격의 비중에 비해 컷기 때문에 오를 요인보다는 건물의 감가상각 요인이 많았고 그렇기 때문에 가격이 하락한 오피스텔도 존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년 전에 공급면적 20평의 분양가격이 2억이라면 건물 가격이 1억이고 토지 지분 가격이 1억 정도인데 이제 건물 가격은 트렌드에 안맞아 제로 내지 마이너스로 토지 가격만 있는 셈인데 토지 가격이 2배로 되어도 전체 오피스텔 값은 경우 제자리 걸음인 것이 당연하다. 지금 건축한지 20년 이상 된 오피스텔은 대부분 전체 건물이 무너지면 땅 지분만으로도 값을 더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점은 앞으로는 오를 수도 있다는 추측을 가능케 하지만...

   

둘째 이유는 아파트의 건축에 비해 오피스텔의 건축은 인허가 등에서 훨씬 쉬운 편이다. 그야말로 땅 100평만 있어도 맘만 먹으면 지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수요가 있으면 즉시 공급이 되어 가격이 오르기 어렵다. 물론 요즘은 오피스텔에 대하여도 주차장 규제가 강화되어 작은 면적에 건축하기가 힘들게 되었지만, 전에는 1실당 면적이 작은 오피스텔은 4실 당 1대 정도만 확보해도 가능했다. 요즘 새로 건축된 오피스텔 가격이 비싼 이유는 그런 건축규제 때문이기도 하다. 아파트의 경우도 대단지는 학교나 각종 시설에 대한 규제가 많은 반면, 작은 단지는 규제가 적어 비교적 건축이 쉽다. 이런 점이 그동안 대단위 아파트가 나홀로 아파트보다 많이 올랐고 더 비싼 이유도 설명하게 된다. 

     

셋째 이유는 아파트는 대체로 한 단지 내에 있는 경우 면적당 가격이 차이가 나도 20%를 넘지 않는다. 즉 30평짜리 어느 아파트가 10억이라면 로얄층에 전망이 좋아도 12억을 넘기 어렵다. 그런데 오피스텔은 보통 1~3층에 상가가 있고 지하층도 있는데 위치에 따라 심하게는 가격 차이가 10배 이상 나기도 한다. 게다가 오피스텔은 소유자들이 직접 사용하지 않고 임대하는 경우가 많아 소유자들 간에 소통이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소유자간 합의가 어려워 재건축이 매우 어렵다. 즉 아파트는 과거 지은 것이 요즘 트렌드에 뒤떨어진 경우 부수도 재건축을 할 수 있어 토지 가격은 현 시세를 반영하게 되지만 오피스텔은 재건축을 거의 상상하기 어려워 그저 현재 오피스텔의 임대수익을 고려한 가격(대체로 월 임대료의 250~300배 수준)이 형성될 뿐인데 최근 20년간 임대료는 거의 오르지 않았다. 그나마 50% 내외 오른 것은 이자율의 하락으로 투자처를 찾기 어렵다 보니 조금 오른 것이다.(신축 건물이나 상권의 형성으로 임대료가 오른 것이지 기존 오피스텔의 임대료는 오르지 않았다) 

   

넷째 오피스텔이 아파트에 비해 관리비가 비싸기 때문이다. 보통 오피스텔 관리비는 분양면적 기준으로 평당 1만원 정도하는데 실 사용면적 당 관리비를 비교해 보면 아파트에 비해 2배나 되는 수준이다. 그 이유는 앞서 말한 것처럼 오피스텔은 소유자들간에 소통이 없다보니 관리비의 감시가 안되는 점과 상가를 포함하다 보니 공용부분에 대한 관리비용이 아파트에 비해 많이 소용되기 때문이다. 임차인이 관리비를 부담하는 경우에도 그만큼 소유자들은 임대료를 많이 받기 어려워져 수익성이 떨어지게 된다. 

    

다섯째 이유는 실제는 가격 차이가 아닌데도 서로 다른 기준의 분양, 전용 면적당 계산에서 오는 착시 현상이다. 주차장 같은 부분이 오피스텔에는 분양(혹은 계약)면적에 포함되지만 아파트에서는 제외된다. 그리고 오피스텔은 로비나 공용복도 등의 면적 비중이 커 아파트는 전용율이 80% 내외인 반면 오피스텔은 50% 내외이다. 따라서 분양면적 기준으로 비교하면 아파트 가격이 50% 정도 비싼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같은 전용면적이라도 아파트는 발코니 서비스 면적이 있지만 오피스텔에는 건축법상 규제로 발코니를 설치할 수 없다. 그러다 보니 같은 전용면적이라도 실제 사용 가능면적은 오피스텔이 아파트에 비해 20% 내외 좁게 된다.     

이런 이유로 보통 같은 전용면적이라 하더라도 아파트 가격이 오피스텔보다 20% 정도 높은 것은 합리적이고 같은 분양면적이라면 아파트 가격이 오피스텔의 2배 정도 되는 것은 합리적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좀 오래된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비교하는 경우 같은 전용면적에서도 아파트 가격이 오피스텔 가격의 2~3배가 된다. 그 이유는 바로 앞에서 설명한 첫째 내지 넷째 이유들 때문이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오피스텔 구매는 피해야 할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첫째 이유와 관련해 지은 지 오래된 강남권 오피스텔은 건물값이 마이너스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즉 건물이 무너지면 오피스텔의 토지 지분값이 오피스텔 가격보다 비싼 경우가 많다. 토지는 감가상각이 될 것이 없으므로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둘째 이유는 현재도 규제는 달라지지 않았지만 이제 서울 강남권의 경우 오피스텔도 지을 만큼 지어져 짜투리 땅도 많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오피스텔 추가공급도 쉽지 않게 되었다.

 셋째, 넷째 이유는 앞으로도 계속 존재한다. 부분적으로는 더욱 심각해질 수도 있다. 즉 오피스텔은 점점 노후화되는데 소유자들간 합의가 어려워 리모델링도 쉽지 않고 거기에 관리비를 뻥튀기해 기생하는 부류들이 더욱 득세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보통 아파트 관리비의 2배 수준인 오피스텔 관리비는 오피스텔 가격을 20% 정도 낮추는 원인이다. 또 발코니 확장이 안되므로 같은 전용면적이라도 아파트보다 20% 정도 좁으니 아파트 가격보다 40% 정도 낮은 것은 당연하다.    

 결론적으로 장기 이자율 하락과 1가구 다주택 규제(오피스텔을 업무용으로 임대하는 경우 주택 수에서 제외), 1인 가구 증가와 아파트 가격 급등에 따라 이미 추가적 공급이 쉽지 않은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오피스텔 가격도 현 수준에서 20% 내외 상승 요인은 있지만, 최근(2021년)의 언론 보도처럼 아파트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오피스텔 가격이 크게 오를 가능성은 없다. 앞서 지적한 셋째, 넷째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싼 오피스텔을 사서 소유자 협의회를 합리적으로 구성하고 리모델링이나 관리비를 절감하는 솔루션을 낼 수 있다면 상당한 수익을 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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