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부는 부자를 괴롭히는 것이 가난한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예컨대 부자를 벌주고 빼앗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 주면 모두가 평등하게 잘살게 될 걸로 착각한다. 물론 아주 단기적으로 부자의 탐욕에 죄(?)를 물어 가진 것들을 빼앗아 가난한 사람들을 위로하고 나눠 주면 잠시 가난한 사람을 기쁘고 편안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일이 계속된다면 누구도 부자가 되려고 일하거나 저축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모두가 그저 취미활동 수준으로나 일하고 저축하지 않는다면 모두 가난하고 하루살이 같은 삶이 될 것이다. 집을 지어도 언제 완공될지 알 수 없고, 의사들도 환자를 조금만 진료하고, 식당 주인은 자기가 요리하고 싶을 때만 문을 열고, 택시 기사도 조금 피곤하면 운행하지 않을 테니 소비자들은 마냥 줄서고 기다려야 할 것이다. 누구도 열심히 저축하지 않아서 정부가 세금을 거두어 집을 마련해 주고 노후 대비도 해 줘야 하기 때문에 세율은 엄청 높아지게 된다. 괜히 엉뚱한 취미로 열심히 일하고 저축했다간 부자로 단죄되고 징벌적 세율에 시달릴테니 조심해야 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이야기지만 실제로 우리 조선시대 말기가 그러했다.
극단적인 경우라고 비판하겠지만 지금 정부의 이상이 대략 이런 것이다. 입시도 공정한 경쟁보다 사회통합전형이라는 명분으로 출신 성분에 따라 특정 계층에 입학 우선권을 주고, 학습 능력보다는 다양한 사회활동 경험을 평가해 선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근검 절약으로 모은 재산도 어떻게든 벌금 수준의 세금을 부과해 한 세대 지나면 세금으로 완전히 빼앗을 계획을 만들어 공정과 정의로 포장한다.
물론 북한 수준으로 인권을 탄압하고 공산주의를 하기 전에는 다수당으로 정권을 장악하고 있다 해도 목표 달성이 쉬운 일은 아니니 이런 비판을 비현실적이고 극단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그리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 정부 핵심의 이념이 그런 것은 확실하다.
민주주의 국가는 사상의 자유가 있으니 그런 생각 자체를 나무랄 수도 없지만 적어도 그런 생각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거짓이요 사기다. 이미 말한 것처럼 만일 사회가 일하고 저축하는 것에 대해 보상하기보다 오로지 운과 선동으로 출세하는 능력에 대하여만 보상하면 인간들의 DNA는 일을 열심히하고 저축하기보다 운에 기대고 선동하는 일에만 전념하는 사회를 만들 것이다.
불로소득을 없애야 하고 땀의 대가를 받도록 하겠다고 외치지만 노동으로 소비한 에너지를 초과하여 얻은 부분을 불로소득이라고 한다면 불로소득의 주인공은 시민들의 촛불 시위로 집권한 문대통령을 비롯한 현 정부의 측근들이다. 김부겸 총리가 불로소득을 비판했는데 본인도 이 정권의 잘못에 대해 침묵한 것에 대한 보답으로 총리가 된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
부자들이 비즈니스,퍼스트 클래스에 탄다고 해서 가난한 사람들의 이코노미 좌석이 좁아지는 것이 아니다. 만일 부자들도 모두 이코노미에 탄다면 항공기 편수가 줄어들고 오히려 이코노미 티켓값은 올라 갈수 있다. 계층적 위화감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지만 비즈니스가 이코노미보다 면적당 수익이 높기 때문에 항공사는 비즈니스 운용으로 더 많은 항공편과 싼 이코노미 좌석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립형사립고(자사고)를 없앤다고 일반고가 좋아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제까지 등록금과 재단지원만으로 운영되던 자사고에도 정부 지원을 해야 하니 예산을 대폭 증액하지 않으면 일반고 1개교당 정부 지원액은 줄어들게 된다. 비싼 1인 병실로 인해 다인실 입원이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1인실 고가 요금 책정으로 다인실 요금을 내릴 수 있고 더 많은 의료혜택이 가능해진다.
양도소득세, 1가구 다주택이나 고가주택에 대한 종부세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올리면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2% 부자에만 집중하겠다는 편가르기식 핀셋정책으로는 집값을 잡겠다는 단기 효과도 의문시된다. 종국에는 집을 팔지도 않고 부자도 똘똘한 집 1채만 가지려 하니 세수는 줄고, 오히려 정부에 기대는 공공주택이 아니면 임대주택 공급도 어렵게 되어 임대료는 오르게 된다. 부자잡겠다며 가난한 사람을 잡고 공영 임대주택으로 완장차는 일만 키우는 것이다.
부자들을 자유롭게 해서, 자식들을 비싼 등록금을 내고 원하는 학교에 보낼 수 있게 하되 그런 경우 특별 교육부담금(다른 아동 1인 교육비 수준)을 내게 한다거나, 합리적 수준의(예컨대 부동산 가격의 1%) 재산세만 부담하면 넓은 집에 살고 여러 채 가져도 좋다고 하는 것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피해주는 것이 아님은 물론, 고용도 창출하고 예산절감에 세수도 늘어 공교육의 수준도 높아지고 임대주택도 원활하게 공급되니 가난한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그것은 마치 부자들이 고급 식당에 가고, 좋은 옷 입는다고 해서 가난한 사람이 헐벗고 굶주리게 되는 것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국민 모두가 인민복만 입고, 싸구려 음식만 먹어야 한다고 강요하면 그 사회는 모두 잘살게 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 못살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