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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구 Oct 19. 2021

경기도국감 이지사의 뻔뻔함에 무력했던 국민의 힘 의원들

10월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감은 차라리 그만 안하는게 나을 듯했다. 물론 이재명 지사의 뻔뻔함은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었지만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 국민의 힘 의원들은 국민들을 분노케 하는 대장동 사건에 대한 진실 규명 의지조차 없어 보였다. 대장동 사건에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보여준 행태들은 최소한 무능하거나 사악 또는 부패한 것인데 그 어느 쪽도 제대로 입증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실망을 감추기 어렵다. 4.15 총선 패배도 저런 분들을 대표로 선거를 치뤘으니 그랬던 것인가?     


 대장동 사건에 대해 뭔가 엄청난 비리를 파헤쳐 한방을 터뜨릴 수 있다면 물론 그만한 것이 없을 것이다. 범죄의 스모킹건 최순실의 태블릿 PC 같은 것... 하지만 아무리 이 지사가 무능하다 해도 그렇게 허술하게 범죄를 할 리는 없다. 최순실은 당시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 측근으로 범죄란 의식도 없었고 필자는 최순실이 대통령 연설문을 손 봐준 것이라든가 정책 조언을 했다는 것이 범죄라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라고 생각하고 있다. 만일 그 내용에 정말 국가 기밀이 있어 누출되면 심각한 피해를 줄 만한 것이 있었다면 직무상 기밀 누출이 될지 몰라도 그 것은 해당 직무에 있는 사람이 최순실에게 자료를 준 것이 잘못이지 최순실의 죄가 아니며 연설문 내용은 대부분 기밀에 속하는 것이 아니다.     


 대장동 사건에서 이재명 지사에게 추궁할 것들은 간단하다. 이미 다 나온 내용일 수 있지만 이 지사의 거짓말에 대한 확인이다. ①단군 이래 최대 공익환수라는 자랑에 대해 비슷한 시기 삼성동 한전 부지는 대장동 개발에 비해 10배 이상 공익환수를 했고, 그냥 민간개발로 하고 기부채납을 받았으면 더 공익환수 잘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것 ②(문재인 정부의 실책으로)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이익이 발생할 것을 어찌 알았겠냐는 변명에 대해 그 이익의 대부분이 부동산 가격 폭등 전의 토지 매각에서 발생한 것이라는 것 ③민간업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투자해 번 돈이라는 주장에는 수용한 땅을 담보로 해 대출을 받은 것이라 위험도 없었다는 것, 정말로 김만배나 남욱이 개인 돈을 투자한 것이 있는지를 반문하고 “민간업자들이 땅집고 헤엄치기로 돈 벌 것”을 막아 냈다는 본인 주장과도 어긋나며, 공영개발로 땅도 싸게 수용해주고 기부채납도 안받고 신속하게 인허가도 내주었는데 무슨 위험이 있었는지 반문하는 것 ④ 민간업자들이 만든 화천대유나 천하동인 간의 수익배분은 알바 아니고 민간업자들에 대하여는 모른다는 주장에 대해 공모지침에서 민간업자들의 사업능력을 평가하도록 되어 있는데 그렇게 깜깜이면서 어떻게 평가했느냐고 면박을 주는 것.... 이런 것들은 이미 필자가 앞서의 글에서 언급한 부분이고 일부는 언론에서 보도되기도 한 내용인데 이런 부분들에 대한 확인조차 미흡했다.     


 사실 필자는 이번 국감을 통해서 화천대유 – 하나은행 컨소시움의 선정과정에 대해 제대로 밝히고 공정거래위원회에는 담합에 대한 조사를 검찰에는 업무방해 또는 입찰 방해죄 수사를 요구할 증거를 제시하기를 바랬다. ①우선 심사위원들이 누구였는지 그리고 어떤 과정을 거쳐 위촉되었는지 밝힐 것을 요구하고? 언론보도에 따르면 일천억원 이상 배당받은 남욱 변호사의 지인(또는 그가 추천한 인사)들이 심사위원을 맡았다는 것인데, 이 지사는 그 사실을 몰랐는지 혹은 심사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심사위원 위촉에 어떤 조치를 했는지 추궁했어야 한다. ②다음으로 경쟁자였던 메리츠 증권이나 산업은행 컨소시엄은 이자율 조건이 하나은행-화천대유 컨소시엄보다 좋았는데 왜 탈락했는지? 이 지사가 공익환수를 위해 공영개발을 했다고 하니 공모 시 공익환수에 대한 평가 기준을 명확히 했는지? 그리고 메리츠 증권이나 산업은행 컨소시엄은 공익환수 부분에 대해 어떤 제안을 했는지를 추궁했어야 한다. ③아울러 인허가의 조건이나 사업자 부담 등에 대한 정확한 내용이 누구나 알 수 있는 내용으로 제시되었고 개발 시행과정에서 사업자의 편의를 위해 변경된 것은 없는지? ④불과 몇시간만에 방대한 심사자료를 검토해 우선 협상 사업자를 선정했다는 것인데 어떤 부분에서 하나은행-화천대유 컨소시업이 다른 컨소시엄보다 좋은 점수를 받은 것인지 등


 아마 심사위원 명단 공개 요청에 이 지사는 성남시장이나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불응하도록 했을 것이고, 설혹 심사위원을 알아낸다 하더라도 여당이 반대할 것이니 증인으로 부르는 것도 불가능했겠지만,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일에 대해 강하게 거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자체도 큰 성과이고 이 지사 스스로 약점을 폭로하는 것과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또 탈락한 메리츠 증권이나 산업은행 컨소시엄 관계자들의 의견이라도 확인할 수 있었다면 이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수확을 건질 수도 있었을 텐데...


 어쨌든 이런 추궁이 제대로 이루어져 만에 하나 심사위원의 위촉 과정이나, 평가 기준.절차, 방법, 내용 등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불공정 내지 비리의 의혹이 나왔다면 단지 배임 정도가 아니라 담합, 업무방해, 입찰방해 등 여러 가지 범죄를 구성하고 위법성의 입증도 훨씬 쉬워졌을 것이다. 국민의 힘 의원들은 오히려 이 지사에게 큰 소리를 치고 비웃을 기회만을 준 셈이다. 다행히 국민들은 비록 국민의 힘 의원들의 감사 능력에는 실망했지만 더 크게 이 지사의 사악함과 뻔뻔함을 확인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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