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브랜드 콘텐츠는 매출로 연결되지 않아도 괜찮을까?

by 고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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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콘텐츠를 만들었습니다. 반응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조회수도 나왔고, 공유도 됐고, 검색 노출도 잘됐습니다.


하지만 매출은 기대보다 조금밖에 늘지 않았네요.


이럴 땐 꼭 누군가가 묻습니다.


“그래서 이 콘텐츠, 성과가 있긴 한 거예요?”


이 질문은 얼핏 보면 당연해 보이지만, 브랜드 마케팅을 해보신 분들이라면 쉽게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일지도 모릅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콘텐츠를 만들고 퍼뜨리는 일은 분명 의미 있는 활동이지만, 그 결과가 숫자로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제 자랑을 조금 해보자면, 제가 입사한 이후 회사 블로그 월간 방문자 수는 거의 10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제가 쓴 콘텐츠 상당수가 구글 검색 첫 페이지에 노출되기도 했고요.


특정 콘텐츠는 리드가 수십 건 들어올 만큼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스스로 생각해도 꽤 잘 만든 콘텐츠들이었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그 모든 성과가 회사의 매출로 직접 이어졌느냐고 묻는다면, 쉽게 ‘그렇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일부는 영향을 줬을 수 있지만, 그 흐름이 완전히 연결되었다고 보기엔 아직 부족합니다.


왜일까요?


브랜드 콘텐츠는 대부분 직접적인 구매를 유도하기보다는 브랜드에 대한 ‘기억’이나 ‘호감’을 쌓는 역할을 합니다. 문제는 그 사람이 나중에 우리 제품을 선택했을 때 그 결정에 콘텐츠가 어느 정도 영향을 줬는지를 추적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특히 제품 구매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콘텐츠 하나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지 아닌지를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콘텐츠를 본 사람이 당장 구매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게 무의미한 건 아닙니다.


물론 전혀 손에 잡히는 근거 없이 무작정 브랜드를 위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아닙니다.


저 역시 콘텐츠 조회수, 클릭률, 검색 노출 순위 같은 지표를 꾸준히 살피고, 데이터를 통해 방향을 점검합니다. 다만 그런 숫자들만으로 브랜드가 사람들에게 남긴 인상이나 신뢰, 호감 같은 감정적 자산을 온전히 설명하긴 어렵습니다.


브랜드 마케팅이 어렵게 느껴지는 건 아마도 이 때문일 겁니다. 성과를 만들면서도 그 성과를 단순한 숫자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으니까요.


물론 숫자는 중요합니다. 브랜드 마케팅도 마케팅인 이상, 어느 정도의 수치와 반응을 만들어내야 하죠. 다만 브랜드라는 건 숫자와 감정 사이 어딘가에 있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은 어떤 브랜드를 ‘좋아졌다’고 말하지만, 그게 언제부터였는지, 무엇 때문이었는지 명확히 설명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좋은 글, 매력적인 표현, 인상적인 메시지 하나가 마음속에 스며들었을 수 있고, 그게 반복되면서 신뢰가 쌓였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흐름은 지표에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매출과 직접 이어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분명히 무언가는 쌓이고 있다는 걸 브랜드 마케터는 믿어야 합니다. 브랜드 콘텐츠는 매출을 당기기보다 매출이 다가올 수 있는 길을 미리 닦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브랜드 콘텐츠를 만듭니다. 당장은 보이지 않아도 언젠가는 반드시 그 의미가 닿을 거라 믿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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