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다시 출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재택근무가 일상이었던 시절은 이제 조금씩 과거가 되어가고 있죠.
몇 년 전만 해도 “앞으로는 모두 재택이 기본이 될 거야”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넘쳤는데, 지금은 많은 회사들이 다시 대면을 중심으로 근무 방식을 바꾸고 있습니다.
물론 재택을 줄이는 이유가 전부 효율 때문만은 아닙니다.
재택이 오히려 더 몰입도 높은 환경이라는 사람도 많고, 실제로 그런 성과를 내는 팀도 많으니까요. 저 역시 혼자 글을 쓰고 정리하는 일이 많다 보니 재택이 훨씬 효율적인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도 조직 입장에서 재택을 계속 유지하기 어렵게 만든 건 재택의 효율이 아니라, 재택을 둘러싼 인식입니다.
회의 중에 빨래를 널고, 카메라는 꺼두고 누워 있고, 일하다가 고양이랑 놀다가 하루가 다 간다는 이야기들.
우리가 가볍게 던졌던 농담, 짤방, 밈들이 재택에 대한 신뢰를 조금씩 흔들었던 건 아닐까요?
물론 대부분은 웃자고 한 말이고, 실제로는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농담이 반복되다 보면 ‘그럴 수도 있겠네’라는 인식이 점점 현실처럼 굳어집니다.
재택은 보이지 않는 노동에 대한 신뢰가 핵심입니다. 그 신뢰를 지켜내는 건 생각보다 어렵고, 시간이 갈수록 더 힘든 일입니다.
특히 성과가 아무리 좋아도 일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신뢰를 유지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조직 입장에서는 한두 번 농담처럼 넘어갔던 장면들이 쌓일수록 '차라리 출근하게 하자'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셈입니다.
성과보다 눈앞의 움직임이 더 명확하니까요.
이런 상황을 보면, 재택근무가 줄어드는 건 단순히 시대의 변화나 관리자들의 보수적인 사고 때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낸 이미지와 분위기가 재택의 가능성을 조금씩 갉아먹고 있었던 건 아닐까요?
개인적으로 재택 근무는 ‘일을 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주어진 게 아니라 ‘더 잘 일할 수 있는 방식’을 찾아가는 실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실험이 끝나가는 지금,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스스로 불러온 재택의 종말.
그게 지금 우리가 마주한 현실일 수도 있습니다.